[Review] 영감과 관찰이 렌즈에 담기면 - 사울 레이터 100주년 기념 에디션 [도서]

글 입력 2023.10.2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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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100주년 기념 에디션>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회고록으로 그의 사진기 셔터가 눌렸던 시간들의 발자취를 좇고 있다.


그가 사진에 흥미를 느낀 순간부터, 인상주의적 스타일이 그의 사진 기법으로 자리 잡는 순간, 사진이 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순간까지. 우리는 <사울 레이터: 100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그가 남기고 간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회고집의 챕터는 <1. 시작>, <2. 거리에서>, <3. 패션>, <4. 회화>, <5. 사적인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패션 잡지 사진작가로서의 사울 레이터와 회화 작가로서의 사울 레이터의 작품까지, 장르를 막론한 그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회고집을 통해 들여볼 수 있다.

 

덤으로 이번 회고집의 한 장 한 장에서 보이는 사울 레이터에 대한 편집자분들의 애정도 느낄 수 있다.




가까이에서 영감을 찾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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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 전시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를 보러 갔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고 조금이나마 사울 레이터의 시선을 느껴보기 위해 작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사진들은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고자 하지도 않았으며 미학적으로 과도하게 꾸며진 느낌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울 레이터의 작품은 부담이 없고 담백하다. 최고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전 세계의 이곳저곳을 찾고 담아내는 작가들과는 다르다. 그에게는 눈을 뜨고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영감이 되었다.

 

그의 사진에는 익숙함과 현실성이 가득하지만, 과연 우리도 그 속에서 사울레이터 같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쉬이 고개를 끄덕이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는 무한한 것들로 가득해요. 아름다운 것도요. 그런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그것들을 못 보고 지나칩니다."

 

그는 사진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한 방향만 바라보며 살아가는지 깨닫게 해준다. 직선으로 나 있는 길을 걷다가 무심코 한 번 고개를 돌렸을 때 펼쳐지는 아름답고 재미있는 풍경들에 우리가 얼마나 무심하게 대응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최고의 관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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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의 사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입체적인 시각이다.

 

사울 레이터는 올곧은 풍경과 장면들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다. 거울에 비친 희미한 모습을 담은 사진, 렌즈가 빗방울로 얼룩진 사진, 초점이 흐린 사진. 그 어떤 것에도 그는 구애를 받지 않는다.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는 그는 사진을 찍을 때 다채로운 관찰자가 된다.


온전한 사진을 담아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는 최고의 관찰자이다. 사울 레이터는 더 선명하고 뚜렷한 사진을 찍기 위해 몇 번이고 자리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그는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사진사’이기보다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에, 순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에 집중하는 관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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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레이터의 작품을 오마주했다는 영화 <캐롤>을 보면 그의 관찰자적 시선을 동적으로 느낄 수 있다. 겹치는 시선들을 과감하게 찍고, 피사체 앞에 무언가 걸려있어도 그대로 담아내는 연출법은 감독에게 사울레이터가 어떤 영감을 불어넣었는지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서로를 관찰하며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시각이지 않을까.

 

그의 렌즈에는 궁금증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는 제3자라는 선을 넘어 그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더 가까이에 렌즈를 들이밀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느끼는 바만을 담아낸다. 그것이 관찰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다. 그 이후의 작업은 관객들에게 넘기겠다.

 

“그에게 예술이란, 깊은 그리움과 갈망을 자아내는 시각적 순간들을 인식하여 자신의 미감 렌즈를 거쳐 형성화한 뒤에 사람들 앞에 다시 비추어 보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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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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