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23 서울오페라페스티벌 - 토스카

푸치니 최고의 스릴러 오페라
글 입력 2023.10.21 09:4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오페라 토스카 (노블아트오페라단 제공) (1).jpg

 

 

선명히 빨간 드레스, 하얀 셔츠에 묻은 피, 신성함과 동시에 추악함. 극단적인 전개와 결말이 오페라 ‘토스카’의 인기 요소가 되어왔을 것이다.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중에서도 비극적이고 사실적이라 알려진 토스카는 하루 사이 벌어진 치정과 격정의 드라마이다. 이는 지난 10월 13일과 14일에, 강동아트센터에서 또다시 펼쳐졌다.


노블아트오페라단과 서울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2023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토스카를 시작으로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 <빨간 모자와 늑대>, <위대한 청춘 70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더구나 오페라 전문가와 작곡가들의 해설 프로그램인 <오페라 100% 즐기기> 진행되니,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푸치니 최고의 스릴러 오페라, <토스카>


 

오페라 토스카 (노블아트오페라단 제공) (5).JPG

 

 

토스카는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고문, 살인, 자살 등이 들어간 요소들은 관람자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그러한 극단적인 스토리 경계 사이에서도 서정적인 목소리와 아리아가 녹아 있어, 감정의 영역의 폭 역시 풍부하다.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등의 아리아가 대표적이다. 음이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관람자의 감정 역시 고조되었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극 중 여자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토스카는 프랑스의 빅토리앙 사르두의 연극 <라 토스카>를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화가 카바라도시는 오페라 가수, 토스카와는 연인 관계이며, 둘의 관계는 스카르피아 남작에 의해 위기를 맞는다. 카바라도시의 친한 친구였던 공화파, 정치범이던 안젤로티가 탈옥했고, 카바라도시는 그를 숨겨주다가, 스카르피아에 의해 고문을 받는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의 연인인 카바라도시를 빌미로, 토스카를 뺏으려는 수작을 벌인다. 그의 압박에 못 이겨, 토스카는 애인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안젤로티의 위치를 말하게 되고, 카바라도시는 고문에서 잠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토스카를 끊임없이 욕망과 정복의 대상으로만 보는 스카르피아는 토스카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뭐든 하겠다는 다짐으로 카바라도시의 위장 총살과 함께 떠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스카르피아의 지속적인 강간 위협에 토스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를 죽이게 된다. 그렇게 토스카는 다시 만난 연인과의 탈출을 꿈꾸며, 사랑을 속삭이지만, 사전에 계획된 사형이 실제로 집행되며 모든 일이 틀어지게 된다.

 

스카르피아의 죽음 이후 경찰이 토스카를 쫓자, 토스카는 안젤로 성의 성벽에서 떨어지는 선택으로, 스스로 마침표를 찍으며 막을 내린다.

 

 

 

비극, 카타르시스, 공감


 

오페라 토스카 (노블아트오페라단 제공) (4).JPG

 

 

이러한 비극적 성격은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의 목적은 연민과 공포의 자극이며, 비극의 사건을 통해,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

 

관객은 극 속 인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며, 감정을 배설하는 효과 또는 잠재된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연민과 공포의 자극이 잘 결합된 형태일수록, 카타르시스 역시 커지게 된다.


과거 극의 동화와 몰입에 대해서는 비판적 관점이 있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비극의 동일시 효과는 현재 공감이 부족한 세태와 관련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린 타인의 감정까지 들여다볼 수 없이 빠른 속도의 시기를, 건조한 공감이 만연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페라 토스카는 천천히, 그리고 감정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풍부한 구성에서 우리는 자신의 지난 감정을 되돌아보거나 정제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타인의 감정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감상할 때 중요한 지점이 된다.


작가, 이언 매큐언은 우리는 어떤 것에 동화될 필요가 있고, 그것이 문학이 할 일이라 밝힌 적이 있다. 오페라 역시 예술의 한 장르로써, '과연 내가 토스카였다면 어땠을까...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잠재되어 있던 감정의 확장까지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김정희,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심은혜.jpg


 

[심은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