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프리즈 서울, 그 뜨거웠던 열기 속으로 [미술/전시]

눈이 즐거웠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리뷰
글 입력 2023.09.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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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술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프리즈 서울이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서울을 택했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부터 사람들은 큰 관심을 가졌고, 서울이 홍콩에 이어 새로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가 될 거라는 예측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행사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나흘간 진행된 행사에 약 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장을 방문했으며, 예상 매출액 6000억을 달성하며 한국 미술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더불어 프리즈 서울의 성공은 작년 한국 미술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아트딜러의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올해도 개막 전부터 프리즈 서울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프리즈 서울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프리즈(Frieze)가 뭔데?


 

프리즈 서울처럼 여러 갤러리들이 한 곳에 모여 부스를 만들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를 아트페어라 부른다. 다양한 갤러리가 판매하는 작품을 한 곳에서 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으니 미술품 장터와 같은 셈이다.

 

아트페어의 역사는 중세 유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트 페어는 미술 작품 뿐 아니라 장신구, 보석 등을 한 곳에 모인 상인들이 전시하고 판매하는 장터에 더 가까웠다. 이때부터 미술 작품을 따로 관리해 판매하는 중간 상인들이 등장했다. 작가들은 중간 상인들에게 작품을 위탁하기도 했고, 여전히 직접 자신의 작품을 구매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술품 장터가 아닌 현대적 개념의 아트 페어는 1967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아트 마켓 쾰른(Kunstmarkt Köln '67)’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현재는 ‘아트 쾰른(ART COLOGNE)’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처음엔 18개의 갤러리만이 참가했고 지역 위주로 진행됐으나, 참여한 아트 딜러들이 적극적으로 규모를 확장하길 원하면서 점차 세계적인 아트 페어로 거듭나게 되었다.

 

3년 후에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로 평가받는 ‘아트 바젤(Art Basel)’이 스위스 바젤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아트 페어의 부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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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élix de Vigne, A Fair in Ghent in the Middle Ages, 19세기

 

 

스위스의 아트 바젤, 1974년에 시작된 프랑스의 피악(FIAC), 그리고 런던의 프리즈를 보통 세계 3대 아트 페어라 한다. 아트 바젤과 피악에 비하면 프리즈 아트 페어의 역사는 굉장히 짧다. 1991년 친구였던 아만다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에 예술가 톰 가이들리가 합세해 미술 잡지 프리즈 매거진을 창간하는데, 2003년 둘은 톰 가이들리와 갈라서고 프리즈 아트 페어를 시작한다.

 

런던의 리젠트 공원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프리즈 런던은 햇수가 거듭될수록 방문객이 증가하고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아트 페어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프리즈 런던은 전 세계 미술인들이 매년 가을 런던을 찾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지역 내 미술계를 통합하고 시장을 활성화 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프리즈는 처음으로 작가들에게 아트 페어를 위한 작품을 직접 의뢰하고, 행사 기간 동안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기존 아트 페어와 차별화된 행보를 시도했다.


2011년에 프리즈는 런던과 더불어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아트 페어, 프리즈 뉴욕을 출범한다. 동시대 미술이 아닌 역사성과 미술의 전통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역시 이 때 처음 시작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9년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프리즈 LA를, 그리고 2022년에는 프리즈의 첫 아시아 진출 장소로 서울을 결정하고 프리즈 서울을 개최했다. 올해는 추가로 엑스포 시카고(EXPO Chicago)와 뉴욕의 아모리 쇼(The Armory Show)를 인수해 규모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2023 프리즈 서울


 

프리즈 서울은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Kiaf) 서울과 공동으로 개최한다. 작년을 시작으로 4년간 두 아트 페어를 공동 개최하기로 결정해 올해로 2년차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키아프는 9월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진행되었다.


프리즈 서울은 주요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메인 섹션과 아시아 지역의 떠오르는 갤러리들을 소개하는 포커스 아시아 섹션, 그리고 프리즈 마스터스로 구성되었다. 특히 10개 갤러리가 참여한 포커스 아시아 섹션은 아시아 지역 2010년 이후 개관한 젊은 갤러리들을 소개하는 구역으로, 갤러리가 소개한 작가의 개인전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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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letto, Ale Porte Del Dolo, 1755

 

 

아마도 프리즈 마스터스는 가장 많은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유명 갤러리들이 에곤 쉴레, 카날레토, 프란시스 베이컨, 헨리 마티스 등 굵직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일부 갤러리는 입장에만 20분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자세한 작품 소개는 추후에 모든 섹션과 프로젝트를 통합한 글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프리즈 필름은 이번 해부터 새로 출범한 프로젝트로,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영상 작업을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본 행사장이 아닌 서울 도처에 위치한 독립예술공간에서 펼쳐졌다. 보안1942, 아마도예술공간, 인사미술공간. 마더오프라인에서 작가들은 영상언어가 가진 가치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 소개했다. 프리즈 서울이 단순한 아트 마켓의 성격을 넘어 다양한 독립공간의 전시를 지원하고 홍보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선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올해 프리즈 서울도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프리즈 서울과 함께 서울 아트위크, 삼청나잇 등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한 여러 행사들이 지난 한 주동안 진행되었다. 내년 이맘 때에도 어김없이 프리즈 서울은 다시 돌아올 예정이니 기대를 갖고 해가 갈수록 변화해가는 프리즈 서울과 미술씬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박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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