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을 때마다 사용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의 추천 시스템을 사용하곤 한다. 듣고 싶은 노래 한 곡을 재생하면, 그다음 곡부터는 해당 곡과 연관이 되어 있는 곡 중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노래가 자동으로 추천되어 재생되는 방식이다.

최근 해외 팝송에 관심이 많아 현재 팝 씬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시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뒤이어 처음 재생한 곡과 비슷한 느낌의 팝송이 나열되기 때문에, 새로이 좋은 곡들을 많이 알아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찰리 푸스 (Charlie Puth)’의 곡으로 시작하였다. 그런데 다음 곡으로 해외 아티스트의 음원이 아닌, K-POP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음원이 재생되었고, 뒤이어 K-POP 음악들이 연이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였다. 어떠한 연관으로 이러한 순서가 만들어졌는지 추측해보았고, 결론은 이 두 아티스트에게 존재하는 동명의 음악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찰리 푸스의 ‘Attention’과 뉴진스의 ‘Attention’. 비록 2017년과 2022년, 5년이라는 시간 차이를 두고 서로 다른 국가에서 발매가 되었지만, 이 두 곡에는 단지 이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Charlie Puth 'Attention'

우선 찰리 푸스의 ‘Attention’은 그가 뮤지션으로서 대중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곡이다. 물론 이전의 ‘See You Again’이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찰리 푸스는 당시까지만 해도 프로 뮤지션이 아닌, 유튜브에 음악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아마추어의 느낌이 강했다. 이후 발매된 정규 1집에서도 많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었음에도, 찰리 푸스는 그저 ‘원 히트 원더’라는 꼬리표와 함께 대중들과 평론가들의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정규 2집은 여러 가지로 그의 음악성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싱글로 사전에 발매한 ‘Attention’은 그의 특기인 사운드 메이킹을 통해 밴드 세션에 신스팝 요소를 적절히 섞어내었고, 그가 전공한 재즈 스타일의 리듬을 보컬 탑 라인 곳곳에 배치하여 트렌디한 분위기를 극대화하였다.

찰리 푸스는 이 곡을 통해 아마추어 뮤지션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며 뮤지션으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빌보드 차트 5위라는 호성적과 뒤이어 발매한 연이은 곡들의 히트를 통해 팝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게 된다.

뉴진스 'Attention'

뉴진스의 ‘Attention’은 무려 데뷔 앨범의 수록된 곡임에도 K-POP을 이끌어갈 새로운 아티스트의 등장을 알렸다. 과한 신스 사운드가 지배하고 있던 2020년대 K-POP 사운드에 대해 ‘시끄럽다’ 또는 ‘모든 곡이 비슷하다’라는 대중들의 비난 속에서, 뉴진스의 ‘Attention’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대중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운드를 선보였다. ‘Hype Boy’의 히트에도 ‘Attention’이 뉴진스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곡이라 할 정도로, 이 곡에 대한 멤버들의 애착 역시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Omah Lay & Justin Bieber ' Attention'

찰리 푸스와 뉴진스 이외에도, ‘Attention’을 제목으로 한 곡들은 다양하다. 저스틴 비버 (Justin Bieber)는 오마 레이 (Omah Lay)와 함께 동명의 곡 ‘Attention’을 뉴진스보다 5개월 앞서 발매하였다. 최근 미국 팝 씬에서 아프리카 음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자, 저스틴 비버 역시 나이지리아 아티스트 오마 레이와 함께 ‘아프로비트 (Afrobeats)’ 장르를 발 빠르게 선보였다. 이 곡 또한 서아프리카 스타일의 리듬과 함께 서양의 신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저스틴 비버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Doja Cat 'Attention'

최근에는 미국의 여성 래퍼 ‘도자 캣 (Doja Cat)’이 동명의 곡 ‘Attention’을 발표했다. 본인에 대한 이슈들을 90년대 스타일의 붐뱁 비트에 담아냈는데, 랩 파트에서는 올드 스쿨 스타일이 느껴지면서도 보컬 코러스 파스에서는 다양한 음역으로 다이나믹한 편곡을 선보이며 이전의 곡들과는 다른 또 하나의 퓨전 스타일을 창시하였다.

도자 캣은 이전부터 힙합과 함께 R&B, 일렉트로닉, 재즈 등을 결합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바이럴 래퍼의 이미지가 강해진 지금의 도자 캣에게 ‘Attention’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음악성을 보여주었고, 많은 대중들은 뒤이어 발매될 정규 앨범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찰리 푸스는 자신의 SNS에 뉴진스의 ‘Attention’을 언급하였고, 몇 달 전에는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뉴진스의 ‘Attention’을 직접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인의 ‘Attention’을 검색하다 알게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해외 유명 아티스트가 국내 K-POP 아이돌의 음악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국내 팬들은 굉장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음악 천재들의 ‘Attention’, 다음 주자는 누가 될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