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유령과의 비교를 멈추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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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분이 자주 오락가락하곤 한다. 특히 유독 외부 스트레스에 예민한 편인데, 어떤 순간에는 우울했다가, 작은 계기만 있으면 금방 다시 안정적인 상태를 되찾곤 한다.
자주 오락가락하다 보니 이 기분에 휩쓸리기보다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우연히 <인스타브레인>이라는 책을 읽었다. SNS와 인간의 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고, 나는 평소 SNS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다고 느끼고 있었던 참이기에 곧바로 관심이 갔다.
그리고 나는 곧 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었던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질투’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반복적으로 넘기다 보면 가끔 내가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 기분을 유발하는 사람들은 주로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회사에 합격하였거나, 나는 가져보지 못한 비싼 물건을 샀거나, 휘황찬란한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다.
SNS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비춘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그들이 매일매일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다고 해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비교를 멈추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이유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남의 좋은 소식을 듣는데, 왜 유독 SNS상의 자랑이 내게 더 크고 유해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우선 SNS가 아닌 일상 속의 자랑을 상상해 보았다. 예를 들어, 친구와 1:1로 만나 대화를 하던 중 그가 ‘내가 이번에 좋은 곳에 합격했어’라고 하는 것이다. 비록 속으로는 부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분명 나는 진심으로 친구를 축하할 것이다. 그 친구가 나에게 직접 좋은 소식을 건네주었다는 고마움도 느끼면서 말이다.
하지만 SNS상의 남들의 기쁨은 나와 가까운 누군가의 기뻐할 만한 성공이라기보다는, ‘성공’이라는 객관적 결괏값으로 받아들여진다. 심지어 그 값은 여러 명의 것들이 쌓이기 때문에, 한 명의 완벽해 보이는 삶이 나에게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해 보이는 수많은 사람의 삶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어 나에게 비교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무의미한 비교를 피할 수 있을까.
나의 결론은 황당할 만큼 단순했다. 그저 그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한 거다. 적당히 알고 지내는 관계인 타인의 일상과 성공은 마치 TV 속 연예인의 성취처럼, 나에게 어떠한 의미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일상이 궁금한 지인들에게 질문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전에는 ‘스토리’에 드러나는 남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그들의 일상이라 여기며, 오직 선별된 일상만을 궁금해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직접 타인의 일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보니, 남들에게 선별해서 보여주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친구를 더 자세히 알게 된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이제 SNS는 우리 인생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각자의 요령에 맞게, 또 각자의 성격에 맞게 건강한 사용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인터넷 세계를 살아 나가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박소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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