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공간과 형태의 새로운 정의: 미구엘 슈발리에 – 디지털 뷰티 시즌2 [전시]

글 입력 2023.08.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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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를 활용하는 전시장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단순히 작품을 제삼자의 시점에서 관찰하는 행위를 넘어서서, 그 작품에 직접 들어가 참여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일까?

 

이미 수많은 작품을 다양한 매체, 특히 스마트폰으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전시회만의 현장성 그리고 개성을 위해서 참여형 예술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듯하다.


나 또한 이러한 이유로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등 규모가 크고 평면적인 시각을 벗어나는 예술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국내 유명한 미디어 아트 전시장은 그만큼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 작품을 길게 감상하기에는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가본 ‘미구엘 슈발리에 - 디지털 뷰티 시즌2’는 평일 낮의 한가함과 조용함을 느끼며 편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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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입장하는 순간 <그물망 복합체>라는 작품이 우리를 맞이한다. 3면의 벽을 디지털 화면으로 채워 네트워크를 형상화한 다양한 색의 영상을 번갈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촘촘하게 얽혀있던 그물망이 우리가 다가가고 움직이는 대로 흩어지면서 더욱 자세한 연결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흩어지고 엉킨 그물망이 우리가 물러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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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층에 전시된 <그물망 복합체의 벽>은 이전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미술 작품이다.

 

분명 평면의 벽에 그대로 형광 실을 못으로 박아두었지만, 각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특징이 있다. UV 라이트로 작품을 비추며 어두운 전시장 속에서 형광으로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미디어 아트가 아님에도 미디어 아트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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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리퀴드 픽셀>이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그물망 복합체>처럼 인터렉티브 아트 형태의 작품이다. 이번 ‘미구엘 슈발리에 – 디지털 뷰티 시즌2’ 전시에서는 인터렉티브 디지털 아트 작품을 여러 점 선보이는데, 단순히 그 공간 안에 있는 것을 넘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리퀴드 픽셀>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페인트 통에 새로운 물감을 넣어 섞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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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작품은 <매직 카페트>이다.

 

약 2층 높이의 벽과 그 아래의 바닥까지 활용하였으며, 거울을 통해 그 공간을 무한으로 확장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부드러운 카페트를 밟는 순간 관람객이 밟는 자리가 일그러지며 마치 바닥이 푹 꺼지는 듯한 오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와 더불어 푹신한 카페트 덕에 편하게 포즈를 취할 수 있는 포토 스팟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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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마지막 층에 있던 <기적의 눈> 연작과 <머신 비전>이었다.

 

두 작품 모두 카메라로 관람객을 인식하여 화면에는 그래픽 효과를 거친 모습을 보여준다. 화면 속 관람객의 모습은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형태만이 겨우 구현된 모습이었지만, 우리가 알던 형태가 해체되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구현되는 ‘나’를 통해 그 속에서 추구되는 아름다움은 무엇일지 고찰하게 된다.

 

결국 우리가 정해놓은 현실 세계의 ‘미(美)’의 기준도 다른 차원에서는 부질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미구엘 슈발리에 – 디지털 뷰티 시즌2’는 디지털 인터렉티브 아트를 통해 공간과 형태에 관한 고찰을 해보게 하는 전시였다. 어둠 속에서 일렁이는 다양한 색과 형태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현실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많은 미디어 아트가 오히려 진짜 같은 현실의 재현을 추구하는 데에 반해, 디지털 예술의 선구자답게 미구엘 슈발리에는 오히려 점, 선, 면으로 형태의 재구성을 보여주는 원초적인 미디어 아트를 보여준 것 같아 그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긴 기간의 전시인 만큼 한 번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환기의 시간으로 삼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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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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