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기력한 현대인이 외친다. 자유! [도서]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하는가>를 읽고
글 입력 2023.07.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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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현대 철학자를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에리히 프롬이라 말할 수 있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여러 매체에 강의하고 발표한 에리히 프롬의 7개의 글을 모은 책이다. 좋은 책은 함께 읽어야 하는 법. 지인들과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읽고 독서모임을 가졌다. 발제는 내가 준비했다.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뭐야?

 

첫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했고, 또 한 친구는 "성장", 또 다른 친구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나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자유"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신념대로 살 수 있는 자유. 존재 그대로 살 수 있는 자유.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의 무기력의 이유를 자유의 결여라고 말한다.

 

 

자발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진정한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는 무능력, 그로 인해 타인과 자신에게 가짜 자아를 내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열등감과 무력감의 뿌리이다. 의식하건 안 하건 자기 자신이 아닌 것보다 더 부끄러운 일은 없으며, 진짜 자기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자부심과 행복을 주는 것도 없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 중 '자아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만큼 강하다'

 

 

무기력은 우울, 분노, 불안 등의 형태로 발현되지만 극도의 분주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활동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무기력할 수 있다. 구분하기 어렵지만 진짜 활력과는 다른 가짜 활력은 행동의 동기가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 있다. 무력감을 숨기기 위해 극도로 스스로를 분주하게 만든다. 이런 가짜 활력은 대부분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있다.

 

바쁘게 살고 있으니까 잘 살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현대인. 끊임없이 성장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출발한 분주함은 우울이 되고 번아웃을 불러온다. 현대사회를 살면서 번아웃을 한번도 겪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현대인의 자기 착취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유가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답이라면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자아감은 스스로를 나의 경험, 나의 사고, 나의 감정, 나의 결정, 나의 판단, 나의 행위를 주체로 느끼는 데에서 탄생한다. 그러자면 나의 경험이 실제로 나 자신의 체험이지 소외된 체험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에서 필요하다. 사물이 되어버린 인간은 자아를 소유할 수 없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 중 '인간은 자신의 인격을 시장에 내다 판다'

 


이제까지 인간은 자유를 위해 많은 투쟁을 해왔고 과거에 비하면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롭다고 말하기에는 인간은 현대사회에서 소외된다.

 

현대사회의 미덕은 효율성과 높은 시장 가치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상품으로서 세상에 내놓고 인격을 판다. 가치는 시장이 결정한다. 수요가 없는 기술은 환영받지 못한다. 자존감은 타인의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남의 인생을 쉽게 평가하는 사회에서는 온전히 자유의지로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자유의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정말 본인의 욕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에리히 프롬은 이야기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자유로운지, 얼마나 자유로운지의 문제이다.

 

-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 중 '자유는 진짜 인격의 실현이다'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한 우리의 결론은 이것이었다. 역시 모든 것은 내 안에서 출발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야한다. 외모, 학벌, 연봉과 같은 평가기준으로 스스로의 "값을 매기지" 않겠다.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대로 살 수 있는 용기를 내겠다.

 

돈으로 시간의 자유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의식의 자유"는 끊임없는 사유와 성찰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함께 책을 읽고 사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 우리는 무기력에서 한발짝 떨어져 자유에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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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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