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을 예술로 사유하다 - 펜으로 쓰는 춤

글 입력 2023.07.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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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펜으로 쓰는 춤.jpg

 

 

고민이 있으신가요?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아니요"라며 고민이 없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저마다 고민의 크기가 다를지는 몰라도 우리 모두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나는 남들에 비해 고민이 없는 편이다. 뭐든지 단순하게 생각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으로 고민을 오래 가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라도 가끔은 오래가는 고민이 있을 때가 있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이 세상 전부라고 생각했던 중학교 시절 그때 처음으로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남의 이야기가 나에게 길잡이가 되어 주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일상을 살아가더라도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다가와 물음을 해결해 주기도 했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에세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내가 마음속에 어딘가에 항상 가지고 있지만 글로 표현을 못 했던 나에게 깊은 공감을 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오히려 더 깊게 사유하게 된 부분도 있지만 마치 고민이 없어지는 것처럼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글로 표현하는 사람을 참 멋지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작가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많은 부분이 일치해서 작가의 글을 읽으며 마치 내 생각을 글로 쓰고 해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샤르트르가 그랬던가,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고 사는 곳을 사랑하기는 힘들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먼 곳을 동경하는지도 모르겠다.] -103P


공감이 많이 갔던 문장 중 하나다. 아파트가 빽빽한 한국을 보다가 해외 영상을 보며 너무나도 다른 풍경에 나도 모르게 동경했던 것 같다. 매일 보는 풍경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곳을 사랑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사실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신경 쓴다는 것 자체는 허영이다. 물론 세상은 생각만큼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다지 나에게 관심도 없고 그렇게 시선을 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그런데 나에게만큼은 어쩔 수 없이 세상의 중심이 나다.] -285p


생각보다 남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남에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의 시선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미가 없다고 느낄 것이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동과 존재의 이유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닫지만 다시 잊어버린다. 그리고 잊어버리게 될 것들을 보고 듣고 읽고 느끼고 또 잊어버리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무한 반복을 해야 하나 보다. 내일이면, 한 달 뒤면, 일 년 뒤면 잊힐 순간들을 위해서 말이다.] -290p


잊어버릴 순간이기 때문에 그 순간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 아닐까. 인생의 모든 순간을 머릿속에 저장해놓고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다면 그 순간은 지금보다 덜 아름답다고 느껴질 것이다. 잊어버릴 순간이더라도 나는 그 순간을 깊게 향유하고 싶다. 


펜으로 쓰는 춤이라는 책은 무용가 김윤정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무엇이 나를 춤추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혼란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삶을 다양하게, 흥미롭게, 가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독자들 또한 이 글을 읽으며 자기 안의 혼란을 꺼내놓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문장 하나하나를 통해 나만의 혼란을 나만의 생각으로 깊이 사유할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 잠시 생각할 여유조차도 주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혼란들을 꺼내보며 내 안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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