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요시다 유니의 아날로그적 세계 - 서울미술관 2023 기획전 YOSHIDA YUNI; Alchemy 展

글 입력 2023.07.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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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알리는 포스터이자 요시다 유니의 대표작 < LAYERED, 2018 >.


이미지를 들여다보면 마치 잘 짜여진 컴퓨터 그래픽 픽셀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흩트려 놓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할 수밖에 없는, 해야만 하는 발상일지도 모른다.

 

그런 발상을 요시다 유니는 철저히 벗어난다. 믿기지 않겠지만, 위 이미지는 '현실만을' 포착했다. 배치된 바나나와 사과, 두 개의 과일 사이에 모자이크 방식으로 표현된 픽셀마저도 실제 사물이다.

 

전시 제목인 'Alchemy(연금술)’처럼, 요시다 유니는 '아날로그 수작업' 방식으로 실제의 사물을 배치하고 해체하기도 하며 또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트렌디한 이미지를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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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Yoshida Yuni, b. 1980)

 

 

요시다 유니(Yoshida Yuni, b. 1980)는 일본의 5대 미술대학중 하나인 여자미술대학(Joshibi University of Art and Design)을 졸업한 후, 대형 광고회사 오누키 디자인(ONUKI DESIGN)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 노다 나기(Noda Nagi)의 우주 컨트리(Uchu Country)를 거쳐 2007년에 독립하여 광고와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폭 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요시다 유니의 트렌디한 이미지는 서울미술관에서 2023년 5월 24일(수)부터 2023년 9월 24일(일)까지 4개월에 걸쳐 진행하는 《 YOSHIDA YUNI; Alchemy 》 展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이끄는 요시다 유니는 패션브랜드, 잡지, 광고, 아티스트의 비주얼을 디렉팅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비주얼 디렉터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5여 년에 걸친 요시다 유니의 전작 230여 점을 총 3부로 나누어 소개하고, 2023년 신작 50여 점을 3부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1부에서 3부까지의 전시 기획 및 구성에 디렉터 본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작품 의도와 메시지를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PART 1 [FREEZE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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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섹션 < FREEZE DANCE >에서는 과일, 꽃과 같은 자연물이 작품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서로 다른 과일을 나열하거나, 겹쳐 보이도록 투명도를 조절해 익숙한 듯 낯설게 느껴지게끔 배치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요시다 유니는 완전히 같은 색, 같은 모양이 있을 수 없는 자연물의 특성을 활용해 나열하기, 겹쳐 보이기 등의 방식으로 색감과 형태의 미묘한 간극을 보여주고자 했다. 미묘한 간극은 과일을 일상의 사물에서 더 나아가 작품의 재료로서 존재하게 해주며, 익숙함 너머의 낯섦을 끌어와 다르게 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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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ED, 2018 > 아이디어 스케치

 

 

대표작 < LAYERED, 2018 > 역시 과일의 단면을 잘라내어 모자이크처럼 표현해 자연의 과일 하나하나에 담긴 여러 가지의 색상을 보여준다.


본 작품은 푸드 스타일리스트와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과일을 큐브 모양으로 자르면, 요시다 유니는 시각적인 효과를 고려해 모자이크처럼 배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순서가 흥미롭다. 특히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고 본연의 과일에서 우러나온 자연의 그라데이션이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효과를 통해 보여주는 시각적인 착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소재로 역할 한다.

 

 

 

PART 2 [HIDDEN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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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EN, PLAY A SENSATION vol.32, 2019, Sugisaki Hana

 

 

두 번째 섹션 < HIDDEN PICTURES >는 요시다 유니가 걸어온 지난 15년간의 커리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브랜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한 아트 디렉터로서의 활약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직접 구한 소품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낸 다채로운 작업에는 요시다 유니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그 정체성에는 감탄사가 나오는 실험 정신과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깃들어 있다. 브랜드 광고주들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는 이유가 작품으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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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EN, "75 years of girls"

 

 

위 작품은 일본의 패션잡지 <소엔>의 75주년 기념 기획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소엔이 걸어온 75년 동안 발간한 1,300여 권의 책을 나열했는데, 언뜻 보이는 인물의 형상이 눈에 띈다.

 

모델의 얼굴을 촬영해 책등마다 한 장 한 장씩 프린트해서 감싸고, 책장에 꽂은 후 무너뜨려 움직임을 담아낸 작품으로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CG가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이기에 소엔이 맞이했던 75년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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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25th Anniversary

 

 

주얼리 브랜드 < e.m. >의 25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비주얼 이미지도 획기적이다.

 

브랜드의 주얼리를 상징하는 큰 다이아몬드 형상을 모델의 손, 몸과 옷의 형태를 활용해 구현해 낸 것이다. 형상 아래에는 주얼리사의 제품들을 배치해서 한 화면에 조화롭게 보이도록 했다.

 

이렇듯, 요시다 유니는 브랜드마다 가지고 있는 다른 개성들을 추출해 이미지에 한가득 담아낸다. 이미지가 완성되기까지, 쉬운 방법보다는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방법을 사용하는 장인정신을 발휘한다.

 

그는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작품에는 완성되었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때로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매우 재미있습니다."라고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PART 3 [PLAYING C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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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YING CARDS > 아이디어 스케치

 

 

마지막 섹션 < PLAYING CARDS >는 최초로 공개되는 요시다 유니의 2023년 신작을 전시한 공간이다. 이미지 연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들은 5년 전부터 구상해 왔으며, 작업을 시작하고 제작하는 데에는 약 3개월이 걸렸다.

 

작품에는 트럼프 카드를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던 요시다 유니의 유년 시절 기억이 스며들어 있다. 그 기억의 연장선에서 혼자서도, 여럿이도 즐길 수 있는 트럼프 카드의 오리지널 버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카드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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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트럼프 카드의 패턴과 형태는 동일하게 나타나 있지만, 패턴과 형태를 구성하는 재료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과 과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의 사물들을 그 자체로 보는 데서 더 나아가, 관점을 바꾸어 완전히 다르게 보기를 제안하는 요시다 유니의 가치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재료 선택뿐만 아니라, 재료를 조합하는 능력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주는 하나의 화면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하는 사고력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요시다 유니의 아날로그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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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가 보여주는 아날로그적 세계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쇠퇴가 아닌, 틈을 탄 혁신이다. 디지털 기술이 틈타지 못한 아날로그 영역의 강점을 되살리는 작업은 지금, 이 시대에 오히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2016년, 데이비드 색스가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디지털의 편리함을 비판하고, 아날로그를 호소하고 있는 인간의 깊숙한 내면을 예견하였듯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요시다 유니의 희소성 있는 작업은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있다.

 

'비주얼 이미지', '작품'이라는 예술의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요시다 유니가 지녀온 작업 과정에서의 마음가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해준다.

 

9월 24일까지 진행되는 《 YOSHIDA YUNI; Alchemy 》 전시회에서 이 모든 마음과 생각을 마주해 보길 바란다. 지난날의 생각과 사고가 확장될 스펙터클한 공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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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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