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문학이 삶의 중심이었던 한 자매들의 삶

글 입력 2023.03.2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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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생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이란 책의 제목을 들어 봤을 것이다. 다양한 영화나 시리즈로 제작된 이 작품은 백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 소개할 책은 남성중심사회였던 19세기 영국에서 이름을 떨친 ‘브론테’ 자매의 단단하고 뜨거운 삶에 대해 다룬 책이다.

 

나는 중학생 때 ‘제인 에어’를 읽으며 브론테 자매에 대해 처음 알았는데, 통속적인 연애 소설에 익숙했던 나는 이 책을 읽고고 심심한 충격을 받았다. 주인공인 ‘제인’은 미인과는 거리 가 먼 수수한 여인이며, ‘로체스터’는 늙고 괴팍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제인 에어’를 특별한 소설로 만들었다.

 

주인공인 '제인 에어'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맡겨진 친척들에게 학대를 받는다. 그 후에 지내게 된 학교 또한 제인을 억압하고, 고통스럽게 한다. 소설 속 제인이 겪는 장애물들을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적이고 구체하게 묘사된다. 나는 제인 에어를 읽으며, 어떻게 이런 구체적인 묘사를 할 수 있는지 항상 궁금했다.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책은 브론테 자매의 편지와 남아있는 자료, 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자매의 부모와 유년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해 브론테 자매가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 고난, 성공 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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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결코 자발적으로 사교 활동을 하지 않았고, 황야에서 고독과 자유를 즐겼다. ...상상의 세계를 지어내는 일은 브론테가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안겨 주었다.“


브론테 자매는 결코 평탄한 삶을 살지 않았다. 가난한 성직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브론테 자매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언니 둘을 잃었다. 마을의 꼭대기에 있는 황야 속에서 자란 자매는 자연스레 내성적이고 음울하며, 고독한 성격을 갖게 된다.

 

그들은 사교모임을 꺼렸고, 이야기를 지어내며 시간을 보냈다.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 그들이 보고 들은 것들을 투영했다. 브론테 남매는 그들만의 문예지를 만들고 공유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상상하고, 글을 창작하는 습관은 훗날 자매의 작품의 토대가 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브론테 자매가 타고난 작가의 자질을 가졌고, 얼마나 창작을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재능을 펼치기 까지는 많은 고난과 시련이 있었다.

 

자매가 성인이 될 때 쯤 그들은 스스로 생계를 꾸려야만 했다. 샬럿, 에밀리, 앤은 차례대로 가정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가정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뿐 아닌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만 했으며 노동 착취에 시달렸다. 특히, 샬럿과 에밀리는 가정교사 생활에 고통 받았다.

 

고통스런 시간 속에서 방황하던 자매는 집으로 돌아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데뷔작으로 그들이 쓴 시를 엮은 시집을 내지만,대중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작가가 되겠다는 뜻을 밀어붙였다.

 

또한, 자매는 여성 작가란 사회적 편견을 우려해 중성적인 필명으로 작품을 냈는데 이후 브론테 자매가 집필한 책들이 성공하며 그들의 성별이 여성임이 알려졌다. 자매가 낸 소설이 히트하며 작가로서 빛을 발했지만, 셋 다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우리는 어릴 때 그물을 짰다네

햇살과 바람으로 엮은 그물을

...

이제 성숙한 어른이 된 지금

그것들은 잔디 아래 시들었을까?“

 

- 샬럿 브론테, <회상> 中

 

그들의 삶이 마냥 밝았고 행복에 가득차 있다고 자부할 순 없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짧고 강렬했다. 쓸쓸한 황야에서 다양한 세계를 창조하고 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모습은 진정한 예술인, 작가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들의 작품과 삶은 앞으로도 오래 회자되고 기억될 것이다.

 

창작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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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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