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K-POP ① [음악]

글 입력 2023.03.0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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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창 시절 함께 독서실을 다녔던 친구들을 만났다. 가기로 했던 식당의 대기 시간이 길어져 근처에 있는 코인 노래방에 들렀다. 순간, 가끔 공부가 하기 싫을 때마다 독서실의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나가 노래방으로 향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다음 곡으로 그 당시 우리가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던 노래를 예약했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당시의 히트곡들을 이어 부르며 잠깐이나마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과 여행 등의 목적으로 하나의 차에 타게 되면, 보통 조수석에 앉아있는 사람이 DJ의 역할을 맡아 노래를 선곡한다. 누구는 K-POP을, 또 누구는 힙합 또는 록 등 저마다 즐겨듣는 음악 장르가 다양하지만, 어릴 적 즐겨듣던 히트곡들에 대한 추억은 거의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2세대 아이돌’과 관련된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면 차 안에 있는 모두가 따라 부르며 즐거운 여행길이 되곤 한다.


노래방에서 마지막 노래를 모두가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가수의 노래로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 어떤 모임과 노래방을 가도, 마지막 곡으로 열에 아홉은 ‘빅뱅’의 노래를 부른다. 그것도 비교적 최근에 나온 ‘봄여름가을겨울 (Still Life)’이 아닌,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거짓말’이나 ‘하루하루’와 같은 곡들로 말이다.


이외에도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등 당시 우리의 추억을 함께했던 그룹들은 너무나도 많다. 물론 이들은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그룹 내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꾸준히 각종 매체를 통해 활약하고 있는 K-POP의 리빙 레전드이다.

 

 

인피니트 '내꺼하자'

 

 

그래서 나에겐 노래를 들을 때마다 더욱 반가운 그룹들이 있다. 여기에도 여러 팀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룹은 ‘인피니트’이다. 음악을 들었을 때 추억 속 당시의 색감이 가장 뚜렷하게 느껴진다. 강렬한 사운드와 칼군무로 대표되는 퍼포먼스, 특히 중독적인 멜로디와 특유의 ‘집착’ 섞인 가사는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다음은 ‘B1A4’이다. 이 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두 번째 활동 곡 ‘Beautiful Target’을 처음 들었을 때, ‘짐승돌’의 유행 속에서 다른 그룹들과는 다른 신선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당시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던 ‘셀프 프로듀싱형 아이돌’의 개념을 확립했다는 것에 있어서도 당시 K-POP을 대표하던 보이그룹이라 할 수 있겠다.

 

 

B1A4 'Beautiful Target'

 

 

이 두 그룹은 당시 발매하는 곡마다 연이은 히트를 하며 지금의 K-POP이 세계화되는데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두 그룹의 완전한 그룹 활동은 점차 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 어느 그룹보다 이 두 팀의 음악을 들으면 당시의 추억에 더욱 잠기곤 한다.


당시의 걸그룹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양강 구도라고 많이 표현되지만, 2010년대 중반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나에게는 ‘에이핑크’와 ‘걸스데이’의 구도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이외에도 ‘미쓰에이’, ‘에프엑스’, ‘AOA’ 등 많은 걸그룹이 있었지만, 에이핑크와 걸스데이는 모두 중소 기획사 출신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당시 나와 같은 또래의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에이핑크 'NoNoNo'

 

 

얼마 전 한 에이핑크 멤버의 SNS를 보던 중 ‘NoNoNo’가 10년이 되었다는 기념사진을 보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에이핑크이지만, 당시의 에이핑크는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다양한 기록을 갈아치우는 K-POP 최고의 걸그룹 중 한 팀이었다.


그런데도 당시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그룹은 ‘걸스데이’이다. ’Something’의 바운스 춤과 ‘기대해’의 멜빵 춤은 우리 또래의 추억을 자극하는 트리거이다. 노래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렇게 오랜 시간 대중들에게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억 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걸스데이 'Something'

 

 

이외에도 수많은 그룹이 있겠지만, 모든 팀을 소개할 수는 없다. 각 팀에 대한 소개와 함께 당시 갖고 있던 추억들까지 모두 글로 남기려면 끝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나와 같은 또래라면 모두 비슷한 경험과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을 갔을 때, 남학생들은 손바닥을 비비며 슈퍼주니어의 춤을, 여학생들은 막대사탕을 들며 소녀시대의 춤을 추던 그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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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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