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Song without words: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

글 입력 2023.02.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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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박유신리사이틀(3월7일)_최종.jpg



음악회를 다니다보면 아티스트마다 자신의 연주회를 기획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 보인다. 어떤 연주자는 공연의 타이틀을 내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작품을 엮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혹은 그 어떤 표제도 없이 공연을 기획해서 아티스트가 어떤 의도로 작품을 선곡했을지를 관객이 가늠해보게 만드는 공연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한 음악가의 작품에 집중하여 기획된 공연도 있다. 이 경우는 다시금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먼저 떠오르는 유형은 해당 음악가의 전곡을 연주하고자 하는 기획공연이다. 이런 공연의 경우 시리즈 공연으로 보통 기획된다. 그러나 한 음악가의 작품을 연주한다고 해서 반드시 전곡연주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 표제를 내세우고 이에 맞게 한 음악가의 작품들로만 구성한 공연도 있기 때문이다.


겨울의 끝과 봄 사이에서 만날 수 있는 3월 초에, 첼리스트 박유신이 바로 이렇게 한 음악가의 작품들로 구성하여 타이틀을 내건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바로 무언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멘델스존의 작품들을 연주하는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이다. 타이틀과 멘델스존의 조합을 생각하면 멘델스존의 작품 <무언가> 전곡을 연주한다고 얼핏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를 포함하여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두 곡과 바리에이션 콘체르탄테까지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어 풍성한 레퍼토리를 갖추었다.


이미 작년에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전곡을 첼로로 연주한 바 있는 첼리스트 박유신이 이번에는 또 다른 독일 낭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멘델스존의 작품을 선곡한 것이 상당히 의미깊다. 멘델스존의 음악은 낭만사조의 여러 음악들 중에서도 밝고 희망적이며 낙천적인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다가올 봄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기를 바라는 첼리스트 박유신의 뜻이 느껴지는 듯하여 이번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에 마음이 갔다.


 



< PROGRAM >


F. 멘델스존 (1809~1847 Felix Mendelssohn, 독일)


바리에이션 콘체르탄테 라장조 작품17

Variations Concertantes in D Major Op.17


첼로 소나타 제1번 내림나장조 작품45 

Cello Sonata No.1 in b-flat Major Op.45


INTERMISSION


무언가 작품62 중 1번, 6번

Lied ohne worte, Op.62 No.1, No.6


무언가 작품109

Lied ohne worte, Op.109 


첼로 소나타 제2번 라장조 작품58 

Cello Sonata No.2 in D Major, Op.58

 




이번 리사이틀의 첫 곡으로 선곡된 멘델스존의 바리에이션 콘체르탄테는 멘델스존이 스무살이었던 1829년에 작곡한 작품이다. 그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처음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메인 주제는 단순한 편인데 멘델스존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이 주제를 바탕으로, 멘델스존은 콘체르탄테에서 총 여덟 번의 변주를 선보인다. 이 변주에서 멘델스존이 모차르트와 베토벤에게 받은 고전주의적인 영향을 알 수 있다고 평가되곤 한다. 그러나 멘델스존은 이 아름다운 콘체르탄테를 비단 고전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에서 끝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함까지 담아낸다. 고전적인 영향이 드러나면서도 자신만의 낭만주의적인 열정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이어서 두 번째로 연주될 작품은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1번으로, 그가 1838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경쾌하면서도 멘델스존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가득하다. 놀랍게도 이 작품이 작고되던 시기의 멘델스존은 귓병을 앓고 있었고 일시적으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에서는 일관되게 밝은 느낌을 담아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동시에 첼로 소나타 1번이 작곡되던 시기의 멘델스존은 게반트하우스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며 헨델, 바흐, 비오티, 살리에리,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관현악 작품들로 기획공연 시리즈를 열었던 시기이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이 때에 작곡된 작품들은 고전주의적인 영향이 느껴진다. 그의 첼로 소나타 1번 역시 형식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모두 고전주의적인 영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2악장 안단테, 3악장 알레그로 아사이에 이르기까지 첼로의 선율은 가볍고 명료한 텍스쳐로 가득하다. 반면 피아노 선율은 안정적인 첼로의 진행과 달리 다소 변화무쌍한 느낌을 주어 두 악기의 대비로 인해 즐거움이 더욱 배가된다.


*


이어서 2부의 첫 곡은 멘델스존의 무언가 작품번호 62에서 선별된 작품들이다. 무언가 5집인 작품번호 62 중에서 첼리스트 박유신이 선곡한 곡은 1번 5월의 산들바람과 봄의 노래라고도 하는 6번이다. 멘델스존의 무언가는 원래 피아노 소품으로 작곡되었고, 무엇보다 주관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낭만주의 정신에 가장 직결되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표제를 보고 작품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아름다움에 충분히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6번 봄의 노래는 너무나 유명한 선율로 화창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3월 초에 이 아름다운 봄의 선율을 듣는 순간, 다가올 봄을 선명하게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2부의 두 번째 작품은 멘델스존의 무언가 작품번호 109다. 이 작품은 멘델스존의 무언가 중 가장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유작이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하여 작곡된 무언가 작품번호 109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작품이다. 기존의 무언가가 피아노 소품으로 작곡되었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해 처음부터 작곡되었다는 점이 매우 특별하다. 그런데 들어보면, 이 작품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느낌이 살며시 든다. 이 작품이 사후에 출간되리라는 걸 멘델스존이 알았을 리가 없는데도, 마치 그랬을 것을 예견한 듯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뛰어난 예술성에 비해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버린 멘델스존을 기리는 마음으로 들으면 더욱 아름다운 작품이다.


이번 리사이틀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은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2번이다. 고전주의적인 형식 위에 낭만주의적인 열정과 정서를 가미한 멘델스존 고유의 기법은 첼로 소나타 1번보다 2번에서 더욱 무르익는다. 그래서 열정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정서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낭만주의 소나타의 정석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 가운데 1악장 알레그로 아사이 비바체는 빠른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전주의적인 향취를 느끼게 한다. 이어 2악장 알레그레토는 스케르초적인 면모를 보이며 익살스럽고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3악장 아다지오에서, 멘델스존은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선율을 최고조로 극대화한다. 피아노의 역할 역시 극대화되며 감성을 자극하는 선율이 시종일관 압도한다. 마지막 4악장은 론도 형식의 악장이다.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예술성으로, 리사이틀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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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2018년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첼리스트 박유신은 2018년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며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 드레스덴 국립음대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특별상 수상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박유신은 2018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에서 활동하였으며, 남서독 필하모니, 에어츠게비어기셰 필하모니아우에, 러시아 국립발레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명 지휘자 쿠르트 잔달링의 지휘로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크레모나에서 스승 에밀 로브너와 비발디 더블 콘체르토를, 피아니스트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삼중협주곡을 협연하였다.


2022년 3월,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그녀의 데뷔 음반 를 발매했다. 독일 뤼벡 국립음대 교수이자 ‘슈만 스페셜리스트’인 피아니스트 플로리안 울리히와 함께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국내 최초 첼로 연주 및 녹음했으며 그녀의 첫 음반 발매를 기념하여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두 차례 음반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성료했다. 이후 2022년 11월에 두 번째 음반 을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발매하여 그녀의 러시아적 감수성을 담아낸 바 있다.


1984년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태어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8세 때 이르쿠츠크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데뷔했다. 2001 파리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였고 2005 스페인 프레미오 하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홍콩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07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2010 비엔나 다 모타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2011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 3위, 2012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상위 입상하였다. 이후 일본,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미국에서 쇼팽과 프로코피예프 작품의 리사이틀로 호평을 받았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굴벤키안 심포니, 우크라이나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그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가오는 봄을 설레는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악상으로 눈부시게 노래할 박유신의 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3년 3월 7일 (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

無言歌 Song without Words


R석 60,000원 / S석 40,000원

약 9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목프로덕션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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