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삶의 의미란 [영화]

영화가 말하는 삶
글 입력 2023.02.0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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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는다. 죽음이란 <그레이트 뷰티>에 의하면, 그저 지금 생 이후의 또 다른 삶이며 계획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현재의 삶이 주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걸까? 종교인처럼 신에게 기도를 올려야 하는 걸까. 혹은 생을 얻었으니,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떻게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그레이트 뷰티>도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주인공 젭은 이러한 문제와 전혀 무관해 보인다. 젭은 얼마 전 생일을 맞은 65세 작가이며, 그는 26년 전 단 한 권의 소설 썼고, 그 단 한권의 소설을 기반으로 부와 명성을 갖추어, 로마 상류사회의 정점을 찍었다.

 

젭은 파티에서든 어디서든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레이트 뷰티>는 젭이 향하는 곳을 함께 따라가며, 변화하는 젭과 함께 앞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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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뷰티>는 젭의 65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성대한 파티로 시작된다. 파티에는 음주, 마약, 흡연, 성문화, 스트립걸 등 온갖 유흥문화가 모여있다. 젭이 초대한 유명인들, 예술가들이 함께 어깨를 맞대고 춤을 춘다. 젭은 언제나 그 중심에 있다.

 

<그레이트 뷰티>는 이러듯 젭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일상 속 유흥, 향락, 쾌락을 과할 정도로 화려하게 표현해낸다. 이에 이들은 욕망을 기반으로 살아가면서, 과도한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젭이 보톡스 시술을 받으러 가는 장면이 있다. 심지어 이 장면에서 수녀도 시술을 받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에 생긴 주름과, 땀이 나는 손, 입 모양 등을 바꾸기 위해 온다.

 

영화는 오로지 욕망에 의한 아름다움만이 의미 있는 삶을 만든다는 기괴하면서도 익숙한 현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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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에서 한 아이가 부모님에 의해 강제로 페인팅 퍼포먼스를 한다. 페인트 통을 커다란 팔레트에 던지고, 몸을 문댄다. 아이는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온몸을 팔레트에 던진다.

 

아이가 안쓰럽다는 젭의 친구이자 여인 '라모나'의 말에 젭은 “저걸로 돈 쓸어 담는 애가 뭐가 슬퍼”라고 말한다. 젭은 이러한 욕망의 부작용에 익숙해 질 정도로 오랜시간을 이렇게 살아왔다.

 

이러한 젭에게 그를 변화시킬만한 사건이 찾아온 것이다. 바로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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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의 첫사랑이 죽었다. 이후에 젭의 친구의 아들이 죽었고, 젭과 함께했던 여인도 죽었다.

 

젭의 첫사랑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는 취미가 있었다. 그녀는 젭과 오래 전 바닷가에서 서로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젭을 재회하기까지 젭에 대한 사랑으로 일기를 채웠다. 젭과 함께 했던 여인 라모나는 40대의 나이에 스트리퍼로 일해 번 돈을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용했다.

 

젭은 어떤 것이든 손에 넣을 수 있으며, 화려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이들의 죽음 앞에서 견딜 수 없는 허무함을 느낀다. 젭은 정점에 오르기 위해 무엇이든 해왔다. 그리고 정점에 올랐다.

 

하지만 젭은 자신이 죽고 난 후 느끼게 될 허망함을 예상하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월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 지 깊은 고뇌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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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냐는 마리아 성녀의 질문에, 젭은 말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느라’. 젭은 마리아 성녀와의 대화에서 고뇌에 대한 실마리를 얻는다.

 

이후 젭은 더 이상 유흥과 화려한 삶을 즐기지 않는다. 그저 푸른 정원에서 오랜 동료와 춤을 추고, 시끄러운 연회장 속에서 자신의 가정부와 대화를 나눈다. 젭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찾은 걸까? 젭이 찾은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적어도 부와 명성, 화려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레이트 뷰티>가 말하는 ‘The Great Beauty’는,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 주변인이 죽음을 맞고, 언젠가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올 것을 알아도, 허망함을 느끼는 것이 아닌, 남은 지금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굴에 생기는 주름들을 사랑할 수 있고, 젭이 사랑했던 여인 라모나처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 언제나 생애 끝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며, 그 끝에 죽음이 있기에 소중한 이 생애를 힘내어 살아 보자.

 

<그레이트 뷰티>는 젭의 걸음을 따라가며 우리를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이끈다.

 

 

[김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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