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에는 여러 모양이 있다 上 [드라마]

그저 마음이 따르는 대로 할 수 있다면,
글 입력 2023.01.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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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겠어.”

 

“괜찮아, 내가 아니까. 사랑이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 순위에 두는 거야.”

 

“올라프, 너 녹고 있어!”

 

“어떤 사람 앞에선 녹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지.”

 

<겨울 왕국>, 2014

 


영화 <겨울 왕국> 속 좋아하는 캐릭터인 올라프의 대사. 올라프는 엘사의 기억 저편 행복한 감정으로부터 파생된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올라프는 긍정적이고, 개구쟁이이며 때로는 로맨틱하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게 사랑이라니, 어쩌면 정말 이런 마음가짐이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부쩍 ‘사랑’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졌다. 서점에 가서도 ‘사랑’이 들어간 책만 보면 시선이 고정되고, 주변 친구들의 연애담이 흥미롭기만 하다. 이런 심리가 영향을 미쳐서일까, 요즘 매주 수, 목요일이 기다려진다. 푹 빠져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 <사랑의 이해>가 방영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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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제목부터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도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이해관계에 갇혀 서로의 감정을 숨기기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

   

 

“이들의 사랑은 동화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각자의 이유로 망설이고, 흔들리고, 주춤대고, 때론 도망치고 싶어한다.

사랑에 힘들어하면서도 완전한 사랑을 갈망한다.

 

우리는 왜 사랑에 결벽적인가.

그것은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큰 판타지라서가 아닐까.

 

사랑을 참기에도 현실을 참기에도 아직은 너무 젊은 네 남녀의 사랑을 통해,

우리의 사랑, 우리가 지나친 사랑, 어쩌면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랑.

그 모든 사랑의 의미를 이해(利害)해보려 한다.” 

 

- 드라마 소개글 中

 

 

 

하상수 X 안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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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떤 조건에도 일정한 값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 남자, 하상수.

 

사랑은 반짝이지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안수영.

 

상수의 첫 출근 날, 아마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가 마음에 들었을 두 남녀. 수영의 직속 후배였던 상수는 오고 가는 눈빛 속, 수영을 몰래 지켜보며 짝사랑을 키워오다 용기를 냈다.

 

둘이 같이 있으면 괜스레 긴장되고 자꾸만 손에 땀이 났다.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마냥 좋았다. 또 만날 수 있냐고 되물었다. 그녀도 나만큼 설렜던 것 같아서. 수영에게 그는 서툴렀지만 따뜻했고, 정중했다. 상수와 있으면 자꾸만 현실을 잊게 되고, 둘만의 세계에 푹 빠진 것 같았다.

 

그러나 애매한 관계는 싫었다. 이런 가벼움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몰라, 그녀에겐 상수의 확신이 필요했다. 상수의 신중함이 수영에겐 망설임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그들의 관계는 고장 난 시계처럼 어긋나기 시작했다.

 

돌고 돌아 결국 서로가 종착지임을 알면서도.

 

 

 

안수영 X 정종현



그런 수영의 곁에 새로운 사람이 맴돌기 시작했다.

 

은행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종현이었다. 일찍 출근한 수영이 까치발을 들고 위쪽에 있는 구멍에 열쇠를 끼우려다 그만 떨어뜨렸을 때였다. 아무 말 없이 다가온 종현은 별거 아니라는 듯 열쇠를 주워 문을 열고는 수영에게 웃어 보였다.

 

항상 밝은 미소로 일하는 수영이 멋있었고, 닮고 싶었다. 경찰 공무원을 꿈꾸는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자꾸만 마음이 갔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와 함께 먹고, 피곤해하는 그녀에게 바나나우유를 건네며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맡던 업무를 미경에게 모조리 넘겨주게 되어 속상한 날에도, 말 못할 가정사에 빗줄기를 맞으며 걷던 날에도.

 

그녀 옆엔 언제나 종현이 있었다. 그렇게 수영은 그에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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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갑작스러운 헤어짐을 말하던 그에게 수영은 뭐라고 말했어야 했을까.

 

불안한 꿈을 향한 용기가 아닌,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게 했어야 했을까.

 

그 때 그 이별을 받아들였다면, 수영과 종현은 지금 같은 진흙탕 싸움에서 일그러진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을지도.

 

 

 

박미경 X 하상수 


 

[포맷변환]사랑의 이해_미경.jpg

 

 

한편 상수의 곁에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인생에 어려움이라고는 겪은 적 없을 것 같은, 밝고 쾌활하며 솔직한 미경이다.

 

사내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자연스레 붙어있는 시간이 늘어난 상수와 미경. 기본 친절과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상수에게 미경은 호감을 느끼게 되고, 이 감정은 차츰 사랑이라는 이름표로 바뀌어 갔다.

 

미경과 함께하는 시간이 상수도 나쁘지 않았다. 표현에 다소 인색한 자신과는 달리,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그녀를 보면 자꾸만 웃음이 났다.

 

무릎팍이 까져도 울기는커녕 희귀한 500원 하나에 기뻐하는 미경을 봤을 때, 상수는 말했다.

 

“미경아, 나 아직 100%는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

 

미경을 향한 마음이 온전하지 않다는 고백. 그 나머지는 아직 수영에게 가 있다는 반증일 터. 시작부터 완벽하지 않았던 상수와 미경의 연애는, 요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얽힌 실타래처럼 꼬여가고 있었다.

 

*

    

원작보다 훨씬 몰입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 캐릭터들이 입체적이라 하나하나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의 눈빛, 대사 톤, 감각적인 연출은 <사랑의 이해>를 더욱 몰입하게 한다.

 

수영을 바라보는 상수(유연석)의 애절한 눈빛, 감정을 숨기는 데에 익숙한 수영(문가영)의 메마른 눈빛과 목소리, 바라만 봐도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미경(금새록)이 사랑으로 인해 무너지는 모습, 수영이라면 뭐든 다 좋았던 종현(정가람)이 그녀의 호의를 희생으로 느끼던 순간.

 

주연이 아닌 조연들의 연기 또한 좋아서 굉장히 여운이 많이 남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또한 모두에게 친숙한 커피로 극중 주연들의 상황(사회적 지위)을 표현한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다음 편에서는 드라마 못지않게 좋은 OST와, 주옥같은 대사들을 함께 소개하고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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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인용 출처 : JTBC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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