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생을 믿습니까? [웹툰]

글 입력 2023.01.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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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前生. 삼생(三生)의 하나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의 세상. 누구나 현세 이전에 한 번의 삶을 살았음을 가정한다.

 

최근에는 주로 소설이나 웹툰같은 창작물에서 비현실적 요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현세의 내가 전생의 삶으로 들어가거나, 전생이 현생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바로 후자의 형태가 웹툰 <전생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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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전생연분>은 가상배경 속 조선의 중전이었던 여주인공이 느닷없이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서 전생의 인연과 엮이는 스토리다. 눈여겨볼 것은 전생의 원수, 전생의 연인을 동시에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전생의 원수는 왕의 후궁 숙빈으로, 중전이었던 여주인공과 전생의 연인 주상을 죽이고 반란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특이점은 중전을 연모하였다는 것 정도. 그러나 현생에서는 사내로 환생하여 용서를 비는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전생의 연인은 주상이다. 병약하고 온화한 성정으로 여주인공과 전생에 연인이었던 것과 달리, 환생한 현생에는 난폭한 성정의 고등학생으로 등장한다. 전생에 자신을 살해한 숙빈(의 환생)을 증오하며 복수를 꿈꾼다. 동시에 가장 전생에 얽메여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중전과 숙빈, 그리고 왕. 과거에는 날 죽였으나 현생에서는 헌신적인 이와 사랑하는 연인이었으나 달라진 모습의 연인. 삼각관계로 얽히고 섥힌 모습을 바라보다보면 자연스레 드는 생각이 있다.

 

“전생이 현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전생에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죽인 사람이 환생하여 눈 앞에 있다면, 그에게 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인가? 동시에, 내가 전생에 누군가의 죄인이었다면, 나는 그에게 용서를 구해야할 것인가?

 

그렇다면 연인의 경우에는? 전생에 내가 사랑한 사람을 현생에서 마주했을 경우, 그에게 사랑을 구걸할 수 있을 것인가? 동시에, 누군가가 전생의 연인임을 자처하면서 사랑을 바란다면?

 

작중 여주인공은 “전생은 현생과 관련없다”는 파다. 즉, 전생의 원수는 원수가 아니라 그냥 새로운 사람이고, 전생의 연인에게 기억만으로 연정을 느끼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전생과 현생을 분리해서 봐야한단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현명한 답이기는 하지만 최고의 답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감정은 생각보다 강렬하고, 기억은 종종 시간을 거스르기도 하니 말이다.

 

웹툰을 보다 뻗어나온 생각은 고민이 되어 제법 오래도록 살아있었다. 처음엔 원수를 대하는 방식에 매몰되었다가 이젠 연인에 대한 고심이 깊어진다. 생각을 부풀린다는 점에서 철학이나 미술작품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내린 결론은 ‘연속성’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것 같단 점이었다. 얼마나 전생과 현생이 연속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닮아있는지가 필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러한 연속성은 사람마다 그 크기와 여파가 다르게 나타나 행동 또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웹툰 <전생연분> 속 여주인공과 숙빈, 그리고 주상이 과거를 대하는 방식이 모두 달랐듯이 말이다. 특히 생생하게 과거를 기억하면 주상처럼 과거에 매몰되어 현생을 전생의 각축전으로 만들어버릴 것이고, 단절감이 큰 여주인공이라면 응당 전생을 버리고 현생을 취할 것이니 말이다.

 

동시에 전생이 현생에 반드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전생의 기억을 자각하거나 갖고 있는 경우에 말이다. 전생은 곧 하나의 서사이고 시간인데, 이게 있었던 것과 없는 사람 간의 차이는 무척 크다. 글씨를 쓰고 지우개로 지운 종이와 백지장의 차이만큼이나 말이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웹툰이고, 초반부를 달리다가 든 생각들이라 무결하진 않지만, 한번쯤 생각해봐도 재밌을 주제같다. 밸런스 게임이나 이상형 월드컵 같은 개념으로 말이다.

 

웹툰 <전생연분> 속에는 현생을 중시하는자, 전생과 현생이 이어져 있는 자, 그리고 전생에 붙잡혀있는 인물이 모두 나온다. 한번쯤 정주행해보면서 그들의 행동패턴과 감정선을 따라가보아도 좋을 듯 하다.


 

[최현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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