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과거와 미래를 비판하며 사랑하다 - 마리아 스바르보바 : 어제의 미래

글 입력 2023.01.1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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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개인전이 열렸다.

 

최근 방문했을 때 예술의전당 전시회 작품들이 여러 개 걸려 있지만 유독 이 포스터가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그 이유는 포스터 속 작품이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다.

 

마치 정교하게 보정을 한 건지 색감이 아름답게 변하는 필터가 들어간 것인지 한눈에 보아도 눈과 마음이 끌리는 이 사진은 어딘가 모르게 옛날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고 먼 미래의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는 아주 오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과연 이 작가는 어떤 작품을 만들고 어떤 개성과 느낌을 가지고 우리에게 자신의 세상을 표현해 줄지 궁금함을 가득 담은 채 이번 예술의전당에 방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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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2010년부터 활동 한 사진작가로 중학교 3학년 때 여동생이 준 DSLR을 선물 받게 되고 카메라를 통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영장 시리즈로 인해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으로는 그녀의 모국, 슬로바키아의 전 지역의 장소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깔끔하면서도 미니멀한 느낌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느낌의 사진들로 인해 미술계의 여러 시선을 사로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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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느낀 공통적인 생각으로는 마치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실제로도 이런 초현실주의 테마를 통한 인물 사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규칙적이며 깔끔하다는 느낌이 또 드는데, 이런 느낌이 사진을 볼 때 미학적 관점으로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깨끗한 색채 또한 특징으로 탁하고 어둡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아름다운 색감이 특히나 그녀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런 세 가지 정도의 특징이 전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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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섹션은 큼직한 다섯 굴레로 나뉘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노스텔지아이다.

 

노스텔지아는 '향수, 과거에 대한 동경,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맨 처음 포스터를 보았을 때 느껴지는 어딘가 옛 사진 같으면서도 미래의 사진처럼 보인다는 것이 바로 그녀가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향수'로 인해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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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살던 체코슬로바이카가 공산주의였다가 종식이 되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의 기억을 통해 옛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고 슬로바이카 자국 내 일상 속에서도 공산주의적 요소들이 숨 쉬듯 녹아 있기 때문에 그녀의 일상에서는 공산주의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보니 당시 생활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의도도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런 노스텔지아의 특징이 담긴 시리즈 작품이 있는데, 바로 닥터 시리즈와 정육점 시리즈이다. 그중 갈등이라는 작품은 공산주의 시대상이 들어가 있는 정육점의 모습의 특징으로는 고기의 양이 많지 않다는 것으로 제품이 부족한 공산주의의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다.

 

현재는 모든 물건이 과포화 되어 버려지고 있는 시대에서 과거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병원에서는 유년기의 자가가 병원에 갔던 기억을 통해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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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퓨트로 레트로인다.

 

사진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옛 날 사진처럼 느껴지는 부분 같으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이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 또한 마리아 스바르보바 작품의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전시 타이틀 또한 어제의 미래라고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 타이틀을 만드는 참고 자료로서 이런 신, 구 조합을 사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의 오마주와 미래적 요소를 넣어 만든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미래적인 레트로풍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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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는 더 스위밍 풀이다.

 

그녀의 대표적 콘셉트로 수영장이라는 장소를 모티브로 작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수영장은 특히 완벽한 직선적 라인을 가지고 있어 규칙적인 아름다움의 느껴지지만 유기체인 물이 있어 이런 직선을 흐드러지는 부분들이라던가 자연광으로 인해 느껴지는 따스한 아름다움 등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또한 수영장 하면 원색의 강렬한 색감들이 떠오르곤 한데,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상 이런 색감들로 인해 수영장의 화려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스위밍 풀] 시리즈뿐만 아니라 그 하위 시리즈인 [걸 파워]라는 시리즈도 있는데 여성의 화합, 희망, 연대의 힘 등을 상징하고 있는 작품이며, 수영장에 있는 문구 가운데 다이빙 금지를 의미하는 "Zakazskakat"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사회에서 여성을 통제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서 이런 자유로운 공간 속에도 있는 제한과 금지가 그녀에게 작품의 영감을 주는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오히려 이런 곳에서 역동적이고 대칭적, 기하학적인 요소들로 작업 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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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커플 시리즈도 볼 수 있는데, 결혼에 관한 시리즈와 노부부의 모습이 담긴 시리즈가 보인다. 결혼을 하면서 겪는 고전적인 이야기들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다른 사진에서는 차와 아기가 등장하는데 슬로바이카에서는 결혼식 다음에는 자동차를 구입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생각이다 보니 이 부분을 오히려 장애물로서 묘사 혹은 비판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치 사회가 주어진 역할을 꼭 해야 하는 것처럼 보여서 이런 부분을 오히려 역설적으로 꼬집어 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여성이 남성 보다 앞으로 가서 남성을 끌어당기는 모습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를 반대하고 비판하기도 하는 등 전통적인 사상의 불합리함을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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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로스트 인 더 밸리 라는 공간으로 슬로바이카를 벗어나 미국에서 제작 한 프로젝트로 미국에서 촬영하고 미국의 배경이지만 의상이나 소품들을 슬로바이카에서 가지고 왔다는 점이 매우 재미있다.

 

작품을 보다 보면 정말 어느 패션 잡지에나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파란 셔츠나 빨간 치마, 스카프 등등 옷에서 또한 강렬한 원색의 색감을 사용 함으로서 그녀가 받은 영삼의 원천은 다른 지역임에도 달라지지 않음을 볼 수 있었다.

 

그전에는 수영장이라는 공간을 자신의 아이덴티티로 삼았지만 사막이라는 정 반대되는 공간을 오히려 같은 맥락으로 파악하여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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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품은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바의 맥락이 비슷하다.

 

과거와 미래의 부정적 부분을 비판하면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사랑하고 있는 그녀의 마음이 지금이 현재 작품 속에 담겨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과거의 향수를 느끼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며 오히려 더욱 진보하고 나아가는 그녀의 행보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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