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글쓰기, 다시 시작해 봅니다 - 신의 문장술 [도서]

글 입력 2022.12.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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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화면 속 깜박이는 커서를 마주한 채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소홀히 한 결과다.

 

글쓰기는 마치 근육과 같아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굳어버린 근육을 다시금 움직이고 유연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마주한 책 <신의 문장술>은 그동안 읽어온 작법서와 달랐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좋을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글쓰기의 기술, 좋은 글의 형식으로 답하지 않는다. 대신, 개성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망설임 없이 쓸 수 있는 방법을 저자의 경험에 기반해 소개한다.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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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후미코 후미오는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글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글쓰기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했기에 그는 전업 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글을 써올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영업 부서에 종사하던 보통의 회사원에서 월간 조회 수 1백만이 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글쓰기 때문이었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 잘 정리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며 지금 당장 글쓰기를 시작해 보길 권유한다.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 고민이나 망설임이 사라진다

-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된다

- 좋은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다

-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게 된다

- 글을 내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쓸 수 있게 된다

- 자신의 무기가 될 개성을 찾아 연마할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처음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목록을 보았을 땐, 조금 허황된 게 아닐까 의심했다. 이토록 글쓰기가 가진 힘이 크다니! 그의 말대로라면 거의 삶의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의문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펜과 종이만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간단한 행동으로 이토록 큰 변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면 당장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핵심은 버리기 위한 글쓰기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쓰고 버리기'로 답한다.

 

보통 우리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곧이어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자리 잡고 글쓰기를 시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든다. 반대로, 누구한테도 보여줄 일 없고 쓰고 나면 버려질 글을 쓴다면? 오히려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펜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종종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메모해둔 경험은 있어도 버리기 위한 글을 써볼 생각은 미처 해보지 못했었다. 다만, 돌이켜보니 저자와 비슷하게 읽히지 않을 글을 쓰고 고민이 해결된 경험이 있는데 바로 붙이지 않을 편지를 쓴 것이다.

 

한참 대인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절, 못다 한 이야기를 보내지 않을 편지지에 써보았다. 혼란스러운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오히려 편지를 쓰며 내 진정한 생각과 감정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후, 정리된 글 속에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문제를 잘 매듭지은 경험이 문득 떠올랐다.

 

만약, 상대방에게 편지를 전달할 생각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면 어땠을까? 글을 읽을 상대를 생각하며 전과 같이 마음속 모든 이야기를 털어내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 채로 끙끙 앓았을 것이다.

 

글이 써지지 않는 원인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어떻게 읽을까라는 고민과 이 글이 그들에게 좋은 글로 여겨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뭉쳐져 커다란 돌덩이가 되어 가슴을 짓누른다. 이를 알고 있는 저자는 이 돌덩이를 없애고 최대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장벽을 허물고 쓰는 행위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첫 번째 단초로 '쓰고 버리기'를 제안한다.

 

누군가는 어차피 쓰고 버릴 거라면 굳이 왜 글을 쓰냐며 의문을 표할 수도 있지만 '쓰고 버리기'의 최종 목적은 글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쓰고 버리기'를 할 땐, 글이라는 결과물이 아닌 글을 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글을 쓰며 이루어지는 생각 정리와 확장이 목적이 된다.

 

쓰고 버리기의 반복을 통해 우리가 가진 글쓰기 근육이 좀 더 부드러워진다면 좋은 글을 쓰는 건 금방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또 여러 글감을 축적해 정교하게 다듬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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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게을리했으면서도 꽤 오랜 기간 글을 써왔다는 자만과 누군가에게 좋은 흔적을 남길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만 부쩍 커졌다. 이러한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손가락에 무게를 더해왔고 점차 글쓰기가 힘들어졌던 듯하다.

 

후미코 후미오의 <신의 문장술>을 읽으며 글쓰기를 위한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도 배울 수 있었지만 그보다 처음 글을 썼던 마음, 초심을 되돌아볼 수 있어 뜻깊었다.

 

처음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시작했을 땐, 매주 한 편의 글을 기고하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났다. 내가 쓴 글을 읽을 대상보다 내가 쓰고 싶은 게 뭔지, 그걸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민했고 그렇게 한 편의 글을 완성했을 때 느낀 만족감도 컸다.

 

막상, 글을 계속 써오면서 처음의 그 마음을 잊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보다 이 글이 어떻게 읽힐까를 걱정하며 무겁게 자판을 두드렸고 그만큼 글쓰기와 멀어졌다.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은 버릴 글을 써보는 행위를 시작으로 이제는 '나의 세계관, 내가 쓰고 싶은 것'에 집중한 처음의 그 마음으로 다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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