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파란색과 흰색 - 컬러의 방

시대와 상황이 변하며 색은 어떤 의미와 상징으로 쓰였을까?
글 입력 2022.11.07 00: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리는 다양한 매체에서 색과 색에 대한 묘사를 접하고 살아간다.

 

어릴 적 좋아하던 웹툰에서는 주인공이 심해의 색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검은색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파란색’이라는 묘사가 낭만적이라고 느꼈던 나는 아직도 파란색을 제일 좋아한다.


‘컬러의 방’ 중 파랑의 방 챕터에서는 “2010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티븐 E. 팔머와 캐런 B. 슐로스가 생태학적 유의성 이론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 물체, 경험을 연상시키는 색깔을 좋아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언급한다.


파란색뿐만 아니라 바다도 정말 좋아한다. 파란색을 좋아해서 바다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바다를 좋아해서 파란색이 더 좋아진 것인지 선후관계는 알 수 없지만 색과 환경, 물체, 경험의 상관관계는 확실한 것 같다.


요즘은 좀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히 여자아이는 분홍, 남자아이는 파랑을 좋아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부모님이 색을 강요하시진 않았지만,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노트북의 배경 화면도, 커피가 담긴 물통도, 입고 있는 맨투맨도, 핸드폰 케이스도 파란색인 것을 보니 강요로도 나의 파란색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홍의 방 챕터에서는 “분홍색이 여자의 색이라는 관념은 우리 생각만큼 뿌리가 깊지 않다.”고 언급한다. 1910년대에는 “분홍색은 단호하고 강한 색이니 남자아이에게 더 적합하고, 파란색은 보다 섬세하고 얌전하니 여자아이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도 파란 원피스를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 색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를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섣불리 좋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선택이 존중받을 때 비로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 같다.


이외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는 하양의 방이었다.

 

[서구 사람들이 갈수록 원래의 흰색을 노르스름하다고 여기는 탓에 이제 회사들은 흰색에 푸른 색조를 부여한다. 미국의 색상 과학자 렌조 샤미는 ‘노틸러스’에 ‘푸르스름한 흰색 치아는 심리적으로 훨씬 청결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얀 피부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노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야외에서 일하지 않음을 의미했다. 귀족과 야심가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얼굴에 연백 안료를 칠했다. ‘시체처럼 하얗다’는 표현은 칭찬이었다.]

 

[한편 치과의 로널드 페리는 인간은 절대 흰색의 정점에 도달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 사회문화적 메세지가 너무 강해서 끝이 안 보인다는 것이 이유다.]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시대, 피부색으로 인종 차별이 일어나는 시대이기에 흰 피부가 아직도 선망의 대상인 것일까? 흰색은 어디까지 푸른색을 더해야 흰색으로 볼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컬러의 방’을 읽으며 다양한 색이 시대와 상황이 변하며 어떤 의미와 상징으로 쓰였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명확하게 좋아하는 색과 취향이 있다면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컬러의 방_표1.jpg

 

 

[정예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