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보라색 맛 커피 [공간]

맥심의 플래그십 스토어
글 입력 2022.11.0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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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맥심 커피, 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쉬운 커피’였다. 빠르게 타서 먹을 수 있는 봉지형 커피, 여러 군데에 비치되어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달달한 카페인 음료. 한국에 살면서 맥심의 믹스 커피를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최근 브랜드 경험과 체험 마케팅이 중요시되면서 다양한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함(Flagship)은 단어 그대로 깃발을 꽂은 배, 즉 지휘관이 타고 있는 배를 의미한다. 선두에서 다른 배를 이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크고, 빠르고, 눈에 띄는 중요한 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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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단어를 적용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매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주력 상품을 내세우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도 하고, 맥심의 플래그십 스토어 ‘맥심플랜트’처럼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꾸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나는 실제로 맥심플랜트를 방문한 이후 맥심 커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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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맥심플랜트(Maxim Plant)는 영어 단어 ‘plant’에서 ‘식물’과 ‘공장’이라는 의미를 가져와 만든 공간이다. 도심 속의 정원(plant), 숲 속의 커피 공장(plant)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도심 속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층마다 플랜트 박스 밑으로 나뭇잎들이 길게 늘어뜨려져 있다.

 

지상층의 개방감 좋은 테라스를 통해 밖의 나무와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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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공장, 즉 로스팅룸은 지하 2층과 1층에 위치하여 있다.

 

로스팅룸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 맥심플랜트의 원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위 사진은 지하 1층으로 휴식과 사색의 여유를 가지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직접 방문했을 때에도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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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지만 단번에 내 눈을 사로잡은 층은 브루잉 라운지가 있는 3층이었다. 입구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공감각 커피 전용석’은 나를 보랏빛 맛으로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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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커피'는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며 취향에 맞는 커피를 제공한다. 전용석에 앉아 향미, 산미, 바디감을 차례로 선택하면 16가지 원두 중 하나의 원두를 고르게 된다. 나는 과일 향, 높은 산미, 중간 바디감을 골라 ‘Grape Lips’라는 원두가 나왔다.

 

원두가 정해지면 입을 깔끔하게 해줄 탄산수 혹은 미네랄 물을 내어준다. 추출 전 갈은 원두를 통해 향을 맡을 수도 있다. 조금 기다리다 보면 각 원두와 잘 어울리는 쿠키와 케맥스 드리퍼로 내린 드립 커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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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온통 보라색 맛이었다. 따뜻한 커피에서는 은은하게 포도 주스의 맛이 나더니 차가운 커피에서는 신맛과 쓴맛이 더해져 와인의 풍미가 느껴졌다. 크랜베리 쿠키를 곁들이자 버터 향과 산미 덕분에 와인의 뉘앙스가 더 부드럽고 강하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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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 동안 그림과 글, 15분에 달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글의 "술잔 대신 커피잔으로 잘못 찾아오기도" 한다는 부분이 이 커피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 같았다.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의 음악은 포도알이 한 알 한 알 맺히고 떨어지는 듯했다. (음악은 맥심플랜트 홈페이지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전에 포도가 살포시 느껴지는 커피는 먹어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포도의 보랏빛 맛과 향으로 가득한 커피는 처음이었다. '공감각 커피'라는 이름에 맞추어 이 커피에 이름을 붙인다면 '보라색 맛 커피'가 적합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카페인에 잔뜩 취한 채 16가지 원두 카드를 찬찬히 보았고, 궁금한 원두는 다음에 시도해보기로 했다.


취향에 딱 맞는 보라색 맛 커피를 즐기고 나자 맥심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믹스 커피뿐만 아니라 원두 커피의 섬세한 맛과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겼다. 더 나아가 맥심의 원두를 구매할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제품으로는 또 어떤 빛깔과 맛을 선물해줄지 행복한 고민을 느긋하게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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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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