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람 사는 이야기, 그런데 이제 음식을 곁들인 - 끼니

끼니를 때우면서 관찰한 보통 사람들의 별난 이야기
글 입력 2022.10.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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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 3번 식탁에 앉아 끼니를 때운다.

 

장소는 집이 될 수도 있고, 편의점, 식당 등등 다양하다. 하루에 3번이면 한 달에는 84번 식탁에 앉는 것이고, 따라서 끼니는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또한, 한국인들이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인사치레로 하는 대표적인 말로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이 있다. 때로는 끼니를 제대로 못 먹고 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 회사는 몹쓸 회사라고 분노하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며 한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끼니’의 사전적 정의는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 또는 그렇게 먹는 일.’ 혹은 ‘밥을 먹는 횟수를 세는 단위’라고 한다.

 

즉, 끼니의 사전적 정의는 음식 자체보다는 우리 일상에서의 루틴이자 삶의 한 부분에 더욱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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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로 끼니가 삶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쓰인 책이다.

 

처음에 <끼니>라는 제목과 책 표지를 보았을 때 음식에 대한 얘기나 묘사가 어느 정도 소개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처음 2-3개의 챕터를 읽으면서 내 생각은 틀렸다는 점을 깨달았다.

 

참치 먹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사장이 훈수를 두어 눈치 보느라 본인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못먹었던 사연, 괜히 혼자 감정적 사치를 부리고 싶어 포장마차에서 혼술을 하다가 거스름돈을 뜯긴 사연, 국밥을 먹다가 합석을 요구하는 식당 종업원과 이를 거부하는 손님이 언쟁하던 것을 구경했던 사연 등 그야말로 끼니를 때우면서 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모음집이었다.

 

<끼니>의 작가는 원래 요리사가 되고 싶었지만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행복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평소에 음식과 사람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소재로 이를 선택했다고 한다.

 

나도 밖에서 식사를 하면서 본 적이 있거나 흔히 있을 만한 짤막하고 다양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부담 없고 편하게 읽기 좋았다. 작가 본인의 경험을 엮어 만든 책이기 때문에 약간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도 났다.

 

개인적으로 허영만의 <식객>을 아주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고, 음식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좋아하여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끼니>는 음식을 다룬 책은 아니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끼니를 곁들인 책이라고 보는게 맞았다. 오히려 책 전반에 음식 냄새가 아니라 사람 냄새가 곳곳에 배어 있었고 그 점이 이 책의 매력이었다. 우리가 매일 3번씩 앉는 식탁에서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 몰랐다.

 

오랜만에 가볍게 읽은,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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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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