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쳐보자 [운동/건강]

더 나은 생활 습관 만들어보기
글 입력 2022.09.0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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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간은 청개구리 같은 성격을 본성으로 지닌 것은 아닐까?

 

희한하게도 늘 몸에 좋은 것은 쓰고, 몸에 안 좋은 것은 달게 느껴진다. 비단 음식 얘기뿐만이 아니라, 자꾸만 몸에 무리가 가는 자세로 앉거나 눕게 되고, 게으르게 살고만 싶어진다. 어린 시절 방학 계획표를 만들어도 결국 지켜지지 않는 것이 많은 이들의 보편적인 경험이 아닌가.


그렇지만 늘 단것만을 먹으면 분명히 언젠가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마련이다. 25살은 꺾이는 나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25살을 기점으로 그간 살아온 일상생활의 결과물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사실 벌써 젊음이 열심히 지탱해주던 건강이 점점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우선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성인이 되고 어른들의 제어가 사라지자 가장 먼저 중독된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매일 SNS와 유튜브를 붙들고 사니 긴 글보다는 짧은 글에 익숙해지고, 사용하는 단어의 폭이 좁아지며 독해력과 표현력이 떨어졌다. 그리고 단기적인 콘텐츠만 보면 당연히 기억력도 그 패턴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분명 10초 전까지 생각하던 내용도 문득 잊어버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렇기에 할 일을 까먹는 경우도 생긴다.


몸도 비실비실해졌다는 게 느껴진다. 팬데믹이 한창 유행하던 2년 동안 집에만 있다 보니 소화 능력과 체력이 모두 떨어졌다. 그리고 몸이 힘을 잃으면 근육이 몸을 지탱해주지 못하며 골격도 휘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움직이지 않으니 힘이 떨어지고, 움직일 힘이 없으니 움직이기 귀찮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나의 건강이 더 악화하기 전에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쳐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진즉에 건강하게 살았다면 이렇게 다시 노력할 일도 없었겠지만, 그래도 그대로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뭐라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집 나간 소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해보며, 크게 두 가지 습관을 새로 만들어보았다.

 

 

 

1. 할 일을 제때 기록해두기



사실 계획표를 짜면 강박감이 생기고 계획이 지켜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라 구태여 계획을 자세하게 짜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자꾸 까먹는 일이 생기니, 적어도 해야 할 일을 리스트라도 적어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상기하며 게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도 있다.


그렇게 새로 다운로드받은 어플이 'todo mate'(투두메이트)와 'PL@Y'(플앱)이다. 한때 다이어리 꾸미는 것을 즐겼지만 이제는 일일이 손으로 꾸미기에 시간도 꽤 들고 꾸밀 재료를 사기에도 돈이 아깝게 느껴져서 안 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왕 계획을 짜고 리스트를 만들 거라면 예쁘게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일종의 '모바일 다꾸'를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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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두메이트는 할 일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여 특정 색깔로 표시하고, 할 일을 다 하면 체크하여 해당 색깔이 캘린더에 등장하는 어플이다. 알록달록하게 꾸며지는 캘린더를 보면 꽤 예쁘다고 느껴지면서도 뿌듯해지기도 하고, 공유 기능이 있어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할 일을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무엇보다 간편하게 할 일을 기억나는 대로 기록하고 까먹지 않을 수 있으니, 꽤 효과적인 어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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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앱은 공연을 자주 보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어플이다. 볼 공연의 날짜와 장소뿐만 아니라 출연진, 좌석, 금액, 예매처까지 세세하게 적을 수 있다.

 

일일이 수동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 조금 번거로울 수는 있지만, 세세하게 기록해두면 굳이 예매내역을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간편함이 있고, 금액을 적을 수 있으니 일종의 가계부 역할도 해낼 수 있다. 포토캘린더의 역할을 하니 공연뿐만 아니라 여행, 아르바이트, 수업 등의 계획도 이미지로 만들어 기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일단 공연만 깔끔하게 기록해두고 있다.


그렇게 일상을 색깔과 이미지로 기록하다 보면 하루가 다채롭게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빠르게 할 일을 기록하며 까먹지 않도록 꾸준히 상기시키고, 할 일을 해냈을 때 뿌듯함과 동시에 할 일을 더 열심히 기록하고픈 의욕도 생긴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대감과 즐거움도 느껴진다.

 

 

 

2. 일주일에 두 번 필라테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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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때 가지고 있던 목표 중 하나가 필라테스였다. 체형 교정과 동시에 체력도 기를 수 있으니 꽤 효율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8월부터 필라테스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 인바디 검사를 통해 체형 진단을 받았을 때 꽤 놀랐다. 몸무게가 작게 나가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근육이 없어도 이렇게까지 없을 수 있나? 왜 점점 몸이 틀어지고 휘어지는지가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그 외에도 강사님께 레슨을 받으며 알게 된 점은 목과 허리, 골반이 조금씩 틀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마른 체형이라서 그런지 코어 근육이 아주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체형 교정과 근육량 늘리기를 목표로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마냥 날씬한 몸매보다는 탄탄하게 근육이 잡힌 몸이 더 멋있어 보여서 그런 체형을 향해 가고 싶었다. 물론 현저히 근육이 없는 체형이라 일단 근육의 존재부터 일깨우고 그 근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우선 개인 레슨을 2번 받고 그 이후에 그룹 레슨을 주 2회 다니기 시작했다. 우선 후기를 얘기해보자면, 당연히 힘들다. 같은 동작을 5~10회씩 반복하고 동작을 조금씩 변형하며 더 어려운 동작까지 하게 되는데, 같은 부위의 근육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레슨 끝에는 그 부위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하고 덜덜 떨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레슨이 끝나고 다음 날에는 근육통을 앓으며 끙끙거리게 된다.


하지만 필라테스 레슨을 받으면 강사님께 직접 동작을 올바른 자세로 교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올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은 체형 교정을 위해서도, 더 나은 운동 효과를 위해서도, 그리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불필요한 부위의 힘은 빼고, 무게중심이 올바른 곳에 향하도록 하며 운동을 하면 제대로 된 부위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뿌듯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별다른 잡생각 없이 가장 효율적인 1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운동이 사람을 조금 더 활발하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신없이 동작을 따라가느라 바빠서 동작을 제대로 하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그렇게 정신없는 1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상쾌한 모순적인 상태가 된다.


아직 한 달밖에 필라테스를 하지 않았으니 체형의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자세를 신경 쓰며 더 올바른 자세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느껴진다.


*


건강하고 규칙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어쩌면 평생 해내야 할 과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잘난 인생도, 행복한 인생도 좋지만, 그 이전에 건강한 인생을 사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잘난 인생도, 행복한 인생도 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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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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