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 [영화]

글 입력 2022.08.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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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더를 들고 어색하게 웃는 배우 이제훈의 모습을 시작으로, 촬영 세트장, 팬미팅 현장, 광고 촬영장 등이 연달아 이어진다.

 

 

"저라는 사람을 서른 후반의 시간 동안 매일같이 거울을 보면서 저를 확인하고, 오늘의 나의 상태를 파악하면서 살아왔었는데, 사실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 속 이제훈의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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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과 인간 이제훈을 모두 엿볼 수 있는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이하 <어나더 레코드>)이 지난 18일 OTT 채널인 시즌을 통해 공개되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으로 가족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 또 따뜻한 동화처럼 표현해 낸 윤단비 감독이 이번에는 다큐멘터리 속에 이제훈을 담아냈다.

 

이 영화는 그냥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로 소개된다. 어떤 한 인물이나 실제 일어난 사건이나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거짓 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특징인데, "시네마틱 리얼"이라는 표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현실" 속 이제훈의 모습과 "상상" 속에서의 이제훈의 모습이 모두 영화 내에서 그려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덧붙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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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단비 감독은 적은 촬영 회차에 단순히 이제훈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영화를 완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이제훈의 상상을 곁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상상은 모두 이제훈과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이제훈의 내면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의 특성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영화 초반 인터뷰에서 일상의 이제훈은 머릿속으로 떠올린 일들을 선뜻 시도해 보지 못하지만, 배우 이제훈은 작품 속에서 연기를 통해 무엇인가를 해내간다고 비교한 것을 보면, 영화 속에서 이제훈의 상상이 잠시나마 현실로 되는 모습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 덕분에 이 다큐멘터리는 주인공의 집과 운전하는 모습 등을 활용하지 않고도 한 인물의 진솔한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하며, 기존에 봐온 다른 다큐멘터리나 관찰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욱 풍성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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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제작자, 연출자로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영화'는 이제훈의 계속되는 꿈이자 일상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나더 레코드>는 지금 현재 이제훈의 일상의, 꿈의 시작점을 먼저 찾는다. 평범한 공대생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게 된 사연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재학 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학교에서 처음 만났던 배우 박정민이 함께하며 '이제훈'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한다. 신인시절을 함께했고, 둘의 대표작으로도 꼽히는 영화 <파수꾼>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배우 이제훈의 인생을 바꾼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파수꾼> 이후 약 12년이 지난 현재, 이제훈이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연기 이외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를 떠올려 본다.

 

잠시나마 배우가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보고, 실제로는 전혀 연주하지 못하는 피아노를 현란하게(?) 연주해 본 뒤 이제훈은 자신이 영화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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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레코드>는 배우 이제훈에서 제작자와 감독 이제훈으로 시선을 옮겨 이제훈의 첫 영화를 만든 양경모 감독과 김유경 프로듀서를 만나기도 한다. 함께 첫 영화 <진실 리트머스>를 본 뒤 셋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갈 나날들을 생각해 본다.

 

실제로 세 사람은 영화를 향한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로 영화 제작사 '하드컷'을 설립했고, 제작사 설립 이후 이제훈은 단편 영화 <블루 해피니스>를 통해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제훈이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다면" 어떨지 상상해 본다. 인간 이제훈으로서 오롯이 일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편안하기도 하겠지만 정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면 외로울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평소 고민을 자주 나누는 친구를 만나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현실과 상상 속 이제훈의 여러 모습들을 살펴본 뒤 이제훈의 깊은 내면과 본질에 닿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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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예능을 자주 출연하지 않은 탓에 작품과 무관한 이제훈의 이야기를 알기 어려웠던 만큼 이 영화가 더욱 특별했다.

 

캠코더로 현재 배우 이제훈으로서의 삶으로 가득 찬 장면들로 시작해서 배우의 시작점, 연출과 제작의 시작점들을 하나씩 걷어낸 뒤 인간 이제훈의 이야기로 도달하는 과정이 굉장히 다채롭고 흥미롭다. 촬영하면서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발견했다는 윤단비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서 그런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제훈의 다양한 모습은 낯설지 않고 유쾌하고 친근하다.

 

이제훈의 현실과 이제훈의 상상이 더해져 탄생한 이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 <어나더 레코드: 이제훈>은 여전히 시즌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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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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