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 - 콘텐츠 만드는 마음

글 입력 2022.08.0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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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만드는 마음>은 콘텐츠에 대한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의 발행인이 서해인 작가의 첫 에세이집으로, 자신이 접해왔던 콘텐츠들에 대해 다루는 1부 '보는 사람' 그리고 보는 사람이 어떻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한, 뉴스레터를 시작하고 10일마다 한 편의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은 2부 '만드는 사람', 그리고 여러 콘텐츠를 보며 되새긴 일하는 마음을 담은 3부 '일하는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콘텐츠 만드는 마음_표1.jpg

 

1부 보는 사람


  

 

"나는 한 달에 평균 120여 개의 콘텐츠를 본다. 무엇을 읽고, 보고, 들었는가를 지난 3년여간 축적해온 데이터의 평균값을 내본 결과다."

 

"나는 늘 마저 넘겨야 할 페이지와 마저 내려야 할 스크롤과 마저 눌러야 할 재생 버튼 사이에 있다."

 

 

나도 이런 작가 못지 않게 어릴적부터 많은 콘텐츠를 쉬지 않고 접해온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분야별로 좋아하는 작품을 하나씩은 꼭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평소 책을 읽으며 멜론 플레이리스트를 틀거나 유튜브에서 음악모음 영상을 듣기도 하고, 걸그룹들의 신곡 뮤비와 활동 영상들을 섭렵한다.(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소녀시대의 신곡을 듣고 있다) 보고 싶은 전시를 보러 왕복 6시간이 걸리는 서울까지 갈 정도로 전시를 사랑하며, 뜨개질을 할 때, 설거지를 할 때, 샤워를 할 때, 화장을 할 때, 밥을 먹을 때, 버스를 기다릴 때, 이동하는 중에도 늘 유튜브나 넷플릭스, 웹툰을 보고 있는 사람이다.

 

더불어 문화예술계에서 일하기를 희망하고 나서는, 관련 소식을 하나라도 더 접하고자 문화예술 단체, 예술가, 창작자들을 닥치는대로 팔로우 하다 보니 나의 인스타그램 팔로잉은 거의 2000명에 육박한다. 뉴스레터의 경우, 국립현대미술관의 <뮤클리>, 한 주간의 문화예술계의 이슈를 전하는 <문화편의점>,<맅업>,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인 밑미의 뉴스레터, 예술경영웹진 등을 구독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콘텐츠들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뭐 재밌는거 없나.."하며 다시 콘텐츠의 바다에 뛰어드는 그런 사람이다.

 

이런 나도 감탄을 할 만큼 작가는 콘텐츠에 진심이다. 무서운 영화를 못봄에도 불구하고 다른 뉴스레터의 '공포영화 대신 봐드림'의 코너를 통해 호러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오스카 시상식을 보기 위해 '오스카 연차'를 낼 정도니 말이다.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팟캐스트를 듣는다는 부분을 읽으며 나도 팟캐스트를 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코로나 시대에 많은 예술가들이 온라인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들에 대한 얘기에 "나는 왜 이런 것들을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콘텐츠 소비자로서 우리가 모든 단점에 눈감아줄 필요는 없지만, 단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속해야 한다. 우리는 모니터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보고 듣는 작가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도 허투루하지 않는다. 콘텐츠의 단점을 말하고 싶을 때도 그가 세운 세가지 기준을 통과했을 때야 입을 떼는 작가야말로 정말로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2부 만드는 사람


 

작가는 지인들에게 요즘 재밌는 영화가 뭐냐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한 번에 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영화에 대한 카드뉴스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콘텐츠 로그>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늘 뭔가를 본 것 같긴 한데 뭘 봤는지는 모르는 상태가 돼버린다."

 

 

그냥 콘텐츠를 많이 보는 사람과 저자의 차이는 여기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이런 발상에서 산 물건에 대한 영수증이 있듯 콘텐츠에 대한 영수증을 쓰기 시작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좋았고, 나도 앞으로 나만의 '콘텐츠 로그'를 써보고 싶다.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는 이렇게 단순히 10일동안 본 콘텐츠들을 나열하는 '지난 10일 동안의 콘텐츠 로그', 그 중에서 저자에게 좋았던 부분들을 골라내 다루는 '지난 10일 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 보고 싶은 책 리스트와 책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지난 10일 동안의 알라딘 보관함 로그', 그리고 '다음 10일 동안 기다려지는 것들'로 구성된다.

 

그저 재미있는 콘텐츠, 이슈가 된 콘텐츠를 소개하는 것보다 훨씬 유기적이고 건설적인 구조를 가진 뉴스레터이며, 각 코너를 만들게 된 이유와 그 작성 방법과 과정 등이 상세하게 다루어져 있어 뉴스레터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언가를 규칙적이면서도 공개적으로 만드는 작업에서 느껴지는 기쁨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여전히 콘텐츠 소비자를 만족시켰을 때 얻는 뿌듯함보다 콘텐츠 만드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기쁨이 조금은 더 중요하다. 이 기쁨이 날 '만드는 사람'이게 한다."

 

 

아트인사이트의 컬처리스트로서의 기고, 유튜브 브이로그, 그리고 기획단체0의 멤버로 모임기획과 문화예술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 또한 '만드는 사람'이라 할 수 있고 그래서 이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마음이 많이 공감되었다.

 

내 유튜브 채널은 거의 나의 지인들만 보는 채널이지만 조회수에 찍히는 숫자보다, 내가 올린 영상의 개수가 느는 것 그리고 그 썸네일 목록들을 보는 것이 나를 더 뿌듯하게 한다. 문화예술기획도 늘 타겟을 설정하고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긴 하지만, 여전히 그 출발은 나의 재미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모든 창작에서 더 중요한 것은, 아니 그 창작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는 소비자들의 만족이 아니라 만드는 이로서의 기쁨이 아닐까?

 

 

 

3부 일하는 사람


 

 

"싱어송라이터에게 효율이나 안정성같은 개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작고 제한적일지라도 오직자신만의 세계를 착실히 일구어나가고 있다는 분명한 느낌, 실감이다."

 

- 류희수, <오래 해나가는 마음>

 

 

나는 사실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 따위에 대한 정보를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했던 것 같다. 제목에 있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간과했던 것이다. 책을 통해 물론 콘텐츠 만드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책을 덮은 후 더욱 깊이 남는 건 이 작가의 마음이다.

 

콘텐츠를 사랑하는 마음, 그에 대한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이로서의 기쁨과 어려움, 고민, 그리고 한 사람의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 이런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는 책으로, 나도 나의 마음가짐을 다시 바로잡아 보게 되었다.

 

 

"마음 가짐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의 자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앉은 자세처럼 흐트러진다. 그래서 거듭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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