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탑건 : 매버릭이 하고 싶은 말 [영화]

생각하지 말고 하는 거야
글 입력 2022.07.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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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 매버릭'이 초대박을 쳤다. 10억 달러를 넘게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500만명이 넘게 관람하면서 2022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개봉한 외화 영화 중에서도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로 '진작에' 거론되었던 톰 크루즈는 '탑건'에 이어 36년만에 만들어진 후속작인 '탑건 : 매버릭'을 통해서 자신의 파워를 여실히 드러냈다.

 

내가 '탑건'을 본 건 고등학생 때이다. 어릴 때부터 '무비 스타' 톰 크루즈의 영화들을 정말 좋아했는데, 그의 초창기 영화라고 하니 궁금했다. 성조기 앞에서 색 바랜 옷을 입고 맑은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톰 크루즈의 그 '옛날 느낌' 사진이 무엇보다도 내 시선을 끌기도 했다.

 

'탑건'을 보고 난 후, 나는 한동안 군인에 대한 꿈을 꿀 정도로 작품에 무척이나 빠져버렸다. 제멋대로지만 실력 하나는 엄청난 파일럿, 콜네임 '매버릭'의 좌충우돌 성장 스토리! 젊은 톰 크루즈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마초적이고 젊음의 패기로 가득한 영화의 모든 구성 요소는 성인이 되기 직전의 방황하던 고등학생을 매혹적으로 유혹했다.

 

고등학생의 나는 '매버릭'처럼 굉장히, '개성 강한'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무척 유별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그 때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몰두하고 돌진하는 성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것들에는 전혀 눈을 돌리지 않았었고 한 마디로 괴짜같았다. 그런 내가 현실을 살기 위해서 그 천방지축과도 같았던 성격을 고치게 되었다.

 

지금은, 뭐랄까, 공허한 눈빛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꺼지지 않는 그 열정과 사랑을 오로지 가슴 속에만 묻어둔 채로, 묵묵히 그 뜨거움을 삼키고 살아가고 있다. 그 이유는, 현실에 굴복해버렸기 때문이다. 하늘을 마음대로 활강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었다. 우울을 느끼며, 나는 점차 '탑건'을 잊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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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 매버릭'이 개봉하기 전부터 큰 기대를 안고 있긴 했지만, 계속되는 바쁜 일정 탓에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다. 그러다 며칠 전, 밤이 되어서야 겨우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되자, 아! 나는 '탑건'을 잊은 게 아니었다. 그 역시도 가슴에 묻어놓고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정말 알 수 없지만 굉장히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왔고 겨우 오프닝이 끝난 참이었지만 나는 이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하나 하나 세세하게 기억하진 못하였지만 마치 항공기의 엔진에서 불이 뿜어져나오듯 오래도록 침전해가던 나의 본질이, 내가 정말 사랑하는 그 무언가가 폭발적으로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탑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더 찾아봤다.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 얼굴에는 행복한 곡선로 이루어진 미소와 홍조가 띄워졌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것은, 이 행복한 나는 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열정 넘치던, 그 행복했던, 그 질주하던, '탑건'을 보고 설레하던 내가, 그 오랜 침묵을 깨고, 개벽을 하듯, 현실의 암울함으로 점칠되어 있던 지금의 '나'를 깨고,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오래도록 그리워한 '나'였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허무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갔던, 공허한 눈빛으로 우울해하던 내가 아니였다.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극치의 행복감을 느꼈다. 그 행복감에 눈을 감고 다시 찾은 진정한 '나'를 반겼다.

 

어쩌면, 생각 없이 행동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다. 12시간 만에 '탑건 : 매버릭'을 다시 예매해 관람했다.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의 '나'는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그 '나'는 모든 시간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계산하며 살아갔다. 따라서 즉흥적인 이 행동은 굉장히 낯선 것이었다. 그런데도 내가 이 영화를 다시 관람한 것은, 모르겠다. 그냥, 본능이었다. 다시 돌아온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믿고 싶었나보다. 마치 '매버릭'이 계속 영화에서 던진, '생각하지 말고 해'라는 대사처럼 말이다.

 

다시 영화를 볼 때도 역시,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이 나의 (어쩌면 무모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열정을 청소하는 것 같았다. 끈적하게 현실의 때가 묻어있던 그 사랑을 닦아내고, 또 닦아냈다. 나는 정말 행복했다. 어떤 미사여구도 필요하지 않다. 정말 행복했다.

 

영화를 또, 그리고 또 예매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작품을 단기간에 많이 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만큼 '탑건 : 매버릭'은 내게 특별한 영화다. 생각하지 마, 그냥 해. 현실의 때가 많이 묻어있던 내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비단 나한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루스터'에게, 그리고 이 세상 모든 '매버릭'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하늘에서는 생각하지 말고 본능대로, 나를 믿고 행동하는 것이 생존 그 자체이다.

 

오늘도 각자의 길로 하늘을 활강할 우리 모두를 위해, "Don't think. Just do it."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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