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청춘을 사랑하는 방식, 406호 프로젝트가 노래하는 청춘(靑春) [음악]

글 입력 2022.06.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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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문구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춘(靑春)의 사전적 정의는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단어의 사전적 정의처럼 푸르고 따뜻한 봄처럼 찬란해야 하는 시절이 왜 아파야 할까? 이렇게 찬란하지만 아픈 청춘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노래하는 밴드가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인디밴드, 406호 프로젝트가 노래하는 청춘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406호 프로젝트 - 잘

 

 

 

"나도 잘 하고 싶은데 왜 길은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건지 

덕분에 자꾸 내 자신감은 쉽게 부서져 흩어지네"

"내일은 처음이라서 오늘 밤도 나는 두려움에 뒤척여요"

 

 

현재의 대한민국은 청춘들에게 가혹한 나라이다. 학창 시절부터 고입, 대입 끊임없는 경쟁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먹고 대학생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청춘을 즐기는 것이 허용됐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진로를 찾아 달리기 바쁘다. 또한 넓은 세상에 나가보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차고 넘치기 때문에 ‘나만 이렇게 뒤처지고 있는 건가’, ‘나만 이렇게 애를 쓰고 힘이 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406호 프로젝트는 이러한 누구나 할 법한 생각을 가사로 담아 경쾌한 멜로디로 ‘나도 잘 하고 싶은데’라고 외치며 무한 경쟁 사회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공감을 건넨다.

 

 

2. 406호 프로젝트 - 사는게 그렇지 뭐

 

 

 

"아픈 날도 있겠지만은 거친 파도도 바다의 일부야"

"좋은 일이 있어야 웃어지는 것 보단 웃다 보니 사는게 조금 낫더라 난 그렇게 살래"

 

 

아직 어느 하나 안정된 것이 없는 청춘에게 매일이 좋은 날일 수는 없다. 어른들은 ‘그때가 좋은 것’이라며 젊은 날을 즐기라고 하지만 글쎄, 어느 순간부터 나는 특별히 좋은 일이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저 크게 나쁜 일이 없다면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좋은 일에 크게 기뻐하는 것보다 그저 별일 없이 무던하게 사는 것과 나쁜 일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406호 프로젝트는 이렇게 별일 없이 무난한 청춘에서도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두렵고 설레면서 살아가자고 하며, 힘든 일도 있겠지만 내일은 있으니 웃어보자는 위로를 건넨다.

 

 

3. 406호 프로젝트 - 지긋지긋

 

 

 

"지긋지긋하게 걸어도 걸어도 삶은 그저 똑같을 뿐이야"

"뭐 어쩌겠어 난 원래부터 고집도 세고 남의 말도 잘 안들어

그냥 이렇게 한 발자국을 또박또박 새기며 걷는게 좋은데"

 

 

노래 제목부터 직관적이다. 지긋지긋하게 걸어도 삶은 똑같다며, 자신의 인생에 훈수를 두는 사람들에게 ‘나는 내가 찍어온 걸음이 맘에 들어, 그럴 거면 내 불안함이나 가져가’라고 어퍼컷을 날려버린다. 어쩌면 가장 청춘다운 노래가 아닐까? 406호 프로젝트는 내가 찍어온 걸음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러다가 노래 마지막에는 다 됐고 오늘 밤에는 그냥 일찍 잠들겠다고 하며 노래를 끝마친다. 자신도 불안하고 이게 맞는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내 발이 닿는 대로 걷고 싶은, 불안하고 아름다운 청춘을 경쾌한 멜로디에 잘 담아 노래하고 있다.

 

406호 프로젝트는 이렇게 잘 하고 싶지만 불안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단순히 ‘다 잘 될 거야, 힘내’라고 말하기보다는 ‘나도 불안해, 그래도 웃으면서 이렇게 살 거야’라며 청춘을 살아가고 있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를 택한다. 유독 어렵고 힘든 날, 누군가의 응원도 좋지만 ‘나도 너와 비슷해’라는 공감이 필요한 날도 있을 것이다. 지금 어렵고 아프지만 찬란한 청춘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406호 프로젝트가 청춘을 사랑하는 방식을 건네고 싶다.

 

 

[이민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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