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양이를 그린 ‘사랑’의 화가 - 루이스 웨인展

글 입력 2022.06.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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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가 국내에 상영됐다. 그리고 이번 6월 ‘루이스 웨인’의 전시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된다.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전시에 들어선 후 그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처음의 느낌은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었다. 잠시 신문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던 경험이 보이듯이 사실적인 고양이 작품도 있었고 동화책과 만화에 나올 법한 귀엽고 의인화된 고양이 작품도 있었다. 작품들은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일반적인 정면에 위치하지만 실제 고양이의 크기를 고려해 벽 하단에 귀여운 고양이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 또한 이 전시회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귀엽고 발랄한 고양이들을 보면 그의 삶 또한 동화적으로 아름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남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처음에 미술교사로 일을 했지만 생계를 유지해 가기엔 부족했고 부업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는 일을 했다. 양손잡이에다 그리는 속도도 빠르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던 중 여동생들의 가정교사로 일했던 ‘에밀리 리처드슨’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시절 여성 가정교사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고 ‘루이스 웨인’보다 10살 더 많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유방암 판정을 받아 세상을 먼저 떠났다.

 

아내가 병과 투쟁을 하던 기간, 바로 그의 주된 작품 주제인 고양이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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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 마당에 들어오는 길고양이 ‘피터’를 발견하고 아내와 그는 ‘피터’를 자식처럼 키웠다. 그 시절 고양이는 주로 나이가 많은 여성이 키우는 동물로 강아지와는 달랐다. ‘피터’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의 실력과 합쳐지면서 고양이 화가로 명성을 펼치게 되었다. 따라서 초창기 그의 작품은 ‘피터’를 그린 것이 많다. 사실적인 ‘피터’의 그림들은 그가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준다.

 

전시 초반에는 고양이에 대한 그의 사랑이 느껴졌지만 보면 볼수록 아내에 대한 그의 사랑이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신문이나 잡지, 동화 삽화 제작에서 일하면서 점점 의인화된 고양이 작품이 많아졌다. 그의 작품 속 고양이들은 일반적으로 행복이 느껴진다. 아내에 대한 행복 전달의 목적과 신문, 잡지에서 구독자들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목적이 중첩되면서 더 재밌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나왔다.

 

만화 ‘톰과 제리’를 보고 자란 나는 그의 작품들을 보고 만화 속 ‘톰’이 생각났다. 우스꽝스럽고 사람처럼 모든 감정을 다 느끼는 ‘톰’처럼 그의 작품 속 고양이들도 바보 같기도, 천진난만한 아이들 같기도, 비열한 사냥꾼 같기도 하다. 생쥐들과 싸우는 그림들은 ‘제리’에게 당한 ‘톰’이 생각나기까지 했다. 그만큼 ‘루이스 웨인’은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의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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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다리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떠올랐다. 어떤 고양이들은 사람처럼 식탁 앞에서 서로 얘기하고 턱에 손을 받히며 남의 밥그릇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한다. 고양이들끼리 눈싸움을 하는 작품은 더 많은 인간의 모습이 담겨있다.

 

교활하게 눈 뭉치를 던지는 고양이, 던지려고 하다가 되려 맞는 고양이, 끼고 싶지만 소심해서 구석에 움츠려있는 고양이 등 다양한 행동으로 형상화된 고양이들이 표현됐다. 이런 고양이의 동화적인 표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의 인기는 유명해졌지만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무지했고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경제적으로는 계속 악화되었다. 더군다나 아내와 어머님의 죽음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그런 시기에 그의 작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정신적 고통과 작품의 변화를 인과관계로 설명하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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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후기 작품에서 나타나는 벽지 무늬와 만화경 패턴은 조현병의 증상으로 인한 거라고 보지만 이는 그의 가정환경과 개인적 특성과 관련 있다.

 

‘루이스 웨인’의 어머님은 태피스트리와 직물 디자이너였다. 패턴 무늬와 디자인에 대해 많이 노출되며 자랐고 그는 새로운 도전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연구를 가졌다. 이런 환경을 고려하면 작품 후기에 나타난 변화는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작품 연구에 대한 결과의 복합이다. 이런 결과로 작품 배경에 특이한 무늬들이 나타났고 고양이들이 패턴화되어 표현됐다.

 

증상이 더 심해진 후 목가적인 작품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목가적인 배경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그의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의 특징이 모두 드러나 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가족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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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배경에서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를 따뜻하게 안는 작품은 그, 또는 그의 아내가 꿈꿨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그의 화가 인생은 사랑으로 가득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계속해서 일을 했던 그의 바라던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깝기도 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전시의 공간과 작품과는 달리 그의 삶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고양이에 사랑과 행복을 담아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고양이가 중년 여성들의 반려동물이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지우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사랑을 받았으면 싶다. 아내와 가족이 있는 품으로 돌아가 그가 그렸던 아기 고양이처럼 따뜻한 품에 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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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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