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봄과 여름을 잇는 플레이리스트 [음악]

처음 펼쳐보는 나의 플레이리스트
글 입력 2022.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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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봄이나 여름에는 불현듯 길을 걷다가 생각나는 곡들이 많다. 아무래도 봄바람이 여름의 기운을 실어 오면서 마음을 들뜨게 만들기 때문일까?

 

길거리에 핀 봄꽃을 보다가 정말 3년간 존재조차 까먹고 있었던 버스커버스커의 '첫사랑'이 갑자기 떠올라 하루 종일 들었고,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4월임에도 최고기온 26도를 기록했던 날에는 새소년의 '난춘'이 적격인 것 같아 마찬가지로 계속 들었다.


알고리즘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며칠 전에 학교에 가다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OST인 수프얀 스티븐스의 'Mystery of Love'를 들었는데, 알고리즘이 다음 음악으로 탑로더의 'Dancing in the Moonlight', 그리고 오아시스의 'Wonderwall'를 알아서 틀어주는 거다. 비슷한 결의 음악이라 생각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에도 오전의 햇살과 바람을 곁에 두고 연달아 들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던지! 하여간 나보다 알고리즘이 내 기호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시대다.


이렇듯 불시에 떠오르는 곡들과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 침입하는 곡들도 좋지만, 이번에는 내가 올해 집중적으로 들은 봄과 여름 사이에 듣기에 환상적인 곡들 중 세 곡을 골라 소개해 보려 한다. 요즘 항상 나의 곁에 있는, 내 봄과 여름을 잇고 있는 노래들!

 

 

 

Would U - 레드벨벳


  


 

 

레드벨벳은 '여름'하면 바로 떠오르는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나는 몇 년째 봄에서 여름을 느낄 때 레드벨벳의 'Would U'를 가장 먼저 튼다. 여기에는 아마 전반적으로 칠해진 분홍빛 위에 풀과 꽃이 그려진 앨범 아트가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꽃이 만개한 이후 서서히 지면서 싱그러운 풀잎이 날 즈음 바람을 맞으면서 산책하면서 들으면 가장 좋은 곡. 전반적으로 잔잔하면서도 달콤한 선율이 돋보인다.


 

혼자서 아주 오래 바라왔던

동화 같은 그런 순간이 (Would you Would you)

오늘은 꼭 생기길 기도해 볼래

 


봄과 여름을 연결하는 곡인 'Would U'를 지나, 앞으로 조금 더 더워지면 '짐살라빔(Zimzalabim)'이 수록된 'The ReVe Festival Day 1'의 전곡을 들을 것이다. 한여름이 다가오면 '빨간 맛(Red Flavor)'과 'Power Up'이 있는 앨범 'The Red Summer', 그리고 'Summer Magic'을 통째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겠지. 그냥 내 봄과 여름에는 레드벨벳이라는 습관이 자리 잡은 듯하다.

 

 



Days and Years - 샤이니


  

 

 

작년 샤이니가 낸 앨범 'Don't Call Me'의 리패키지 앨범인 'Atlantis'의 모든 노래 역시 반복해서 계속 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Days and Years'인데, 처음 들었을 때부터 반주에서 빠져버렸다.

 

조금은 단조로울 정도로 비슷한 반주가 반복되지만, 멤버들의 목소리가 켜켜이 쌓이면서 화음을 만들어 들을수록 새로움을 느낀다. 중간중간 들어오는 코러스와 가끔씩 예상과는 어긋나는 박자와 음정 역시 이 음악의 또 다른 재미다. 작년 이맘때 엄청 듣다가, 요즘 또다시 엄청 듣고 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또 일어나겠지 (Loving you for Days and years)

크고 작은 모든 장면에 (지금같이 Days and years)

다행이야 내가 너와 함께라는 게 (Loving you for days and years)

해가 뜨지 않는 날까지

나와 같이 Days and years

 


나는 중학생일 때부터 샤이니를 열렬하게 좋아해 왔는데, 그맘때 즐겨듣던 Sherlock 앨범의 '늘 그 자리에(Honesty)' 같은 곡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눈을 감고 가사를 들어보면 편지 같은 노래. 잔잔하면서도 어딘가 찬란하니 딱 밤에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다. 오랜 기간 좋아했던 가수인 만큼 샤이니와 함께했던 지난 추억은 매 계절마다 항상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데, 그중 봄과 여름 사이. 딱 지금 이 시기의 새로운 추억이자 패턴으로 들어온 곡인 것 같다.

 

 

 

Antifreeze - 백예린




 

검정치마가 부른 동명의 노래가 원곡이지만, 백예린의 목소리로 처음 알게 된 노래라 백예린의 버전으로 적었다. 작년 9월 나온 이후로 정말 단 하루도 나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진 적이 없다. 따지고 보면 작년 가을과 겨울, 올해 봄과 여름까지 사계절을 나와 함께하고 있는 노래인 셈이다.

 

원래 나는 가사를 들으면서 노래를 듣는 편은 아니다. 그냥 선율과 전반적인 분위기가 취향이라면 계속 듣는 편인데, 이 노래는 어쩌다 가사에 먼저 꽂혀 사랑하게 됐다. 물론 선율과 분위기도 너무나도 내 마음에 쏙 들어오고 말이다.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특히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처음 이 가사가 귀에 들어왔을 때 내가 잘못 들은 줄 알고 가사를 바로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었을까? 단순히 눈을 볼 수도 있었고, 그냥 사람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눈동자를 봤다고 표현하다니, 진짜 처음 접해 본 예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내가 이제껏 들어 본 모든 노래 중 손에 꼽힐 정도로 가사가 사랑스러운 노래다. 나의 사계절을 이은 'Antifreeze'는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고 있는 곡이다.

 

 

안티프리즈_1.jpg

출처: 블루바이닐

 

 

지극히 주관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순간은 항상 설렌다. 앞으로 새로운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면서 나는 어떤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고, 또 소개하게 될까? 이어폰을 귀에 꽂고 길거리를 걷다가 문득 멈춰 곡의 정보를 확인할 언젠가의 순간을, 그리고 그 곡을 나의 곁에 한동안 둘 그날을 기대해 본다.

 

 


류지수.jpg



[류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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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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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지
    • 저와 음악 취향이 이렇게 찰떡인 분이 계시다니 너무 행복해요. Days and Years, Antifreeze는 원래도 좋아하던 곡이라 반가웠고 Would you라는 곡은 처음 들어보는데 지금 온도와 딱 어울리네요. 좋은 곡 추천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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