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어린이의 시선으로부터 -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展

어린이의 시선으로부터 삶의 온기와 도전 정신을 배우다
글 입력 2022.05.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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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_공식 포스터.jpg

 

 

『돼지책』으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상상력 가득한 〈원더랜드 뮤지엄展〉이 2022년 4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앤서니 브라운은 특유의 상상력 가득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동화 속으로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원화 작품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넌 나의 우주야〉를 포함해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작 원화 2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관점을 다채롭게 해석한 미디어 아트, 조형물, NFT 작품 등 다채로운 전시가 꾸려졌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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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부모님의 손을 잡고 방문한 많은 어린이들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이러한 어린이 관람객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전시의 초입에서 짧고 단순한 말풍선으로 말을 걸며 관람객을 원더랜드 뮤지엄으로 초대했다. 다정한 말투로 관람객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독특한 배치는 어른이들의 흥미도 불러일으켰다.

 

전반적으로 그림과 조형물은 키가 작은 어린이를 위해 낮게 배치되어 있었다. 세심한 배려 덕분에 어린이들은 편안하게 글을 읽고, 어른들은 허리를 잠시 숙이며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전시를 관람했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 공간도 많았다. 동화책에 나오는 작은 집에 직접 들어갈 수 있는 놀이형 설치 작품, 셰이프 게임 체험 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딱딱하고 정적인 전시 속에서 이례적인 어린이 친화적인 전시 공간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관람하는 누구든지 부담 없이 즐기기에 충분했다.


 

 

가족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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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가족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섹션2 '가족'은 앤서니 브라운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어린이의 시선으로부터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대표작으로는 〈우리 아빠가 최고야〉와 엄마를 슈퍼우먼으로 그린 〈우리 엄마〉가 있다. 이를 보고 있으면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의 따뜻한 마음까지 고스란히 전달받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앤서니 브라운은 딸에 대한 사랑을 담은 〈넌 나의 우주야〉로 가족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이전 가족 시리즈는 어렸을 적에 작가가 바라본 가족의 의미를 담았다면, 이번 신작인 〈넌 나의 우주야〉는 아빠가 된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숨어있는 디테일이 주는 재미


 

Ernest the Elephant 2022 @Anthony Browne .jpg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숨어있는 재미 요소들이 있다. 바로 배경에 있는 디테일이다. 이번 전시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신작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를 보면 축구공, 햄버거, 계란후라이, 손전등 등 이질적인 요소들이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동화책의 흐름을 따라 본 후 다시 그림을 하나씩 음미하며 디테일을 찾아보자. 각자가 찾은 디테일을 주변인과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가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자.

 

이처럼 앤서니 브라운은 평범한 인물과 오브제를 독특하게 배치하며 새로운 무언가로 변화시킨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와 같은 초현실주의 거장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오마주한 〈Through the Magic Mirror〉에서도 그 영향력이 드러난다. 초현실주의적 요소들은 자칫 난해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셰이프 게임(Shape Game)


The Shape Game 2003@ Anthony Browne .jpg

맨 마지막 섹션에는 셰이프 게임을 할 수 있는 도안과 색연필이 놓여있다. 셰이프 게임이란 마음대로 모양을 하나 그린 후 그 모양에서 연상되는 그림을 이어나가는 놀이이다.

 

관람객이 그린 다양한 그림은 벽을 가득 채웠다. 동일한 모양의 도안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거쳐 각기 다른 그림으로 변신했다. 그림을 하나씩 둘러보니 각자가 펼친 상상의 나래에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되었다.

 

*

 

전시를 보면서 여전히 창의성과 동심을 가지고 있는 앤서니 브라운에게 감탄했다. 동화책은 동심을 찾아 따뜻한 감정을 되짚으며 주변에 소중한 인연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동화책은 앤서니 브라운의 말처럼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어쩌면 동화책은 통용되는 규칙 속에 얽매어 사는 어른에게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익숙한 상태에 적응하면서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셰이프 게임을 하면서 떠오르는 대로 자신있게 그림을 채워나가는 어린이의 도전정신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가며 창의적인 영감을 얻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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