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의 이 시국 교환학생 일기 7

글 입력 2022.05.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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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2주 전까지만 해도 바르셀로나 호텔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부활절 기간에는 호텔비가 너무 비싸서 중심지와 조금 떨어져 있지만 바로 앞에 버스가 있는 곳에 괜찮은 가격으로 머물렀다.

 

오후 3시쯤 도착하는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빠져나오고, 다시 숙소에 짐을 놔두고 중심지로 나오니 벌써 저녁시간이 됐다. 저녁은 El nacional과 보케리아 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El nacional 구글 후기에 고급스러운 푸드코트 같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생각보다 더 비쌌고 웨이팅이 있다는 말에 웨이팅이 그나마 짧은 곳에서 대충 허기만 채우고 보케리아 시장을 가기로 했다.

 

참치샐러드, 토스트 위에 생 토마토를 갈아내서 함께 먹는 빤 꼰 또마떼, 홍합, 감바스를 시켰는데 처참한 양에 헛웃음이 났다. 먹었는데도 배가 고픈 이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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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식감 때문에 잘 먹지 않는 굴인데, 같이 여행을 다닌 친구가 굴이 먹고 싶다 해서 보케리아 시장에서 굴을 사 먹었다.

 

한 가게는 굴 3개에 7.5유로였고, 다른 한 가게는 굴 3개에 10유로에 팔고 있어 마주 보고 있는 두 굴 가게에서 어딜 가야할까 망설였다.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싼 곳에서 먹을까 해서 주문할 타이밍만 보고 있는데, 우리 앞사람들이 시킨 굴을 손질하는 걸 보고 더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 같은 맞은편 가게로 갔다.

 

3개에 10유로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했지만 한국보다 배로는 큰 굴 크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 느꼈다. 비릴 거라고 생각해서 먹기 두려웠는데 비린내도 거의 없었고 식감도 물컹하지 않았다.

 

시도만 해보자고 우선 3개만 시켰는데 먹자마자 바로 가서 또 3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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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날은 저녁에 카탈루냐 음악당에서 플라멩코를 관람하기로 한 것 말고는 지난번에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도 갔던 곳을 또 가서 딱히 새로운 건 없었다.

 

카탈루냐 음악당은 화려 그 자체였다. 이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다면 자부심이 엄청날 것 같았다. 플라멩코가 정열적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힘을 많이 쓰는 춤인 줄 몰랐다. 여자 댄서 두 명과 남자 댄서 한 명, 세 명이 춤을 추는데 발 구르는 소리에 공연장이 울릴 정도였다.

 

잠깐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거나 뒤에서 노래를 부르던 가수가 독창을 할 때 빼고 쉴 틈 없이 두 시간 동안 격한 춤을 춘 댄서들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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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날은 브런치 카페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지난번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 가지 못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를 구경했다.

 

옵션이 꽤 많았는데 우리는 입장과 오디오 가이드만 제공되는 기본권을 끊었다.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4월 21일부터 재오픈을 한다는 전망대까지 올라가고 싶었는데, 하필 21일에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아쉽게도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사실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걸 딱히 선호하지 않는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하니 더 감동적이었다. 그날 날씨도 좋아서 햇빛이 쫙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는 너무 아름다웠다.

 

또 고딕 지구에 가서 츄러스를 먹고 그 밑에 있는 해변으로 걸어가는데 친구가 갑자기 속이 안 좋다더니 안색이 질리고 토를 했다. 결국 그날 새벽 응급실까지 갔고, 의사로부터 식중독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 다음날은 내가 구토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굴이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굴을 먹지 않은 친구도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아마 브런치 카페에서 공통적으로 먹은 계란이 문제인 것 같았다.

 

이날 이후 다들 컨디션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그나마 여행 끝자락이라 쉬엄쉬엄 여행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나는 두 달 전에 벌써 이비자 투어에 돈을 내서 정말 도살장에 끌려가듯이 이비자까지 갔다 왔지만. (이비자까지 가서도 이틀 동안은 지쳐 있었지만 반나절 일정을 빠지고 쉬고 나니 팔팔해져서 이후에는 잘 돌아다녔다.)

 

중간고사가 없어서인지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줄 몰랐는데, 2주간의 부활절 여행 이후 돌아오니 이제 진짜 종강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실감 났다. 이제 슬슬 미루고 미룬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거라던데, 빨리 해야지 라는 생각보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 같이 시험공부에 손도 안대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느끼고 있다. 시험을 끝내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음 에세이를 쓰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신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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