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죽음이란 결론 앞에서도 당당한 삶이란 - 마지막 질문

우리에게 필요한 한 줄의 철학
글 입력 2022.04.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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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소개하는 내 오랜 상상 속 대화 친구들인 릴케와 톨스토이, 칸트와 니체, 쇼펜하우어 역시 모두 마찬가지로 역경과 시련을 겪었다. 다만 그들이 보통의 인생과 다른 것은 소중한 의미를 남기며 자신들을 지켰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프롤로그. 우리는 왜 죽음이라는 커다란 벽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가?

 


삶에는 죽음이라 불리는 끝이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 초점을 맞춰 이 사실을 담담히 마주한다. 생각해보면 그러기에 우리는 알 수 없는 결론을 앞두고 각자의 삶을 집필하는 작가다. 동시에 집필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똑 떨어진 세상이란 무대에서 무수한 인연과 사건을 맞닥뜨린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목도하고 온갖 낯설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며 생각한다. 이 사건은 무엇인가. 여기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질문은 아주 깊은 지점을 궁금해하기도 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이 일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누구도 대신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 앞에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 막연함을 견디지 못할 때면 내면을 향해 던진 모든 질문이 무용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필자가 그랬다. “어차피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을 아까운 시간을 써가며 고민할 필요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 시간에 세상이 인정하는 성과를 생산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오히려 질문이 중첩되며 혼란스러워질 때면 철학이나 인문학을 찾아가곤 했다. 적어도 이 둘은 사람과 세상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관계를 가장 깊고 섬세하게 다루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이번 삶의 챕터에서도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 질문과 의심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내가 ‘예술적 일상’이라 표현해본 삶의 방식이 정말 유의미한 것인가. 무용하고 폐쇄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내 생각과 세상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스스로를 의심하는 질문을 반복하는 작가이자 세상이란 무대 위 주인공을 동시에 자처하는 일상을 보내던 중에 도서 《마지막 질문》을 만났다.

 

 

『마지막 질문』

_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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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죽음이란 결론 앞에서도 당당한 삶이란 

 

 

(책 속 6명의 철학자)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내면의 질문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질문이 쌓인 방에 치열하게, 끊임없이 내면의 ‘나’를 던진 것이다. 그렇게 던져진 질문과 ‘나’는 자신을 위한 가장 든든한 의자가 되어 주었다. 그들이 보통의 인생과 다른 것은 의미를 남기며 자신을 지켰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나약해지고, 수없는 절망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그들이 던진 “내 끝은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라는 질문을 품어야 한다. 그들의 사색과 통찰에 귀를 기울여 우리가 살아있음으로 얻은 생명의 특권을 누려야 한다. 모두가 가진 생명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이 책 《마지막 질문》에 담겨 있다.

 

-책 소개

 


사람과 삶에 대해 사색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자신의 기록을 따라 몸소 살아간 철학자들. 《마지막 질문》은 저자와 이들 철학자 6명이 나눈 사유로서의 대화다. 먼저 죽음에 이른 철학자들이 남긴 기록을 대화의 방식으로 사유한 저자는, 그 대화의 결과물로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질문 46가지를 정리했다. 이 질문들은 “죽음에게 고개 숙여 배운 김종원의 깨달음이자 세기의 철학자들이 남긴 일생에 한 번은 반드시 만나야 할 ‘한 줄의 철학’”(책 소개)이기도 하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고통은 오히려 나를 더 강하게 할 뿐이야. 그래서 우리에게는 모두 고독을 견딜 용기가 필요한 거야. 그래야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지.”


“음, 그건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말하는 걸까요?”


“간단해. 수천 명이 모두 나를 떠나도 혼자 남을 용기, 반대로 수천 명이 다 남아 있어도 혼자서 길을 떠날 용기가 필요하지. 남는 것, 떠나는 것, 방향은 다르지만 모두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니까. 자신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삶이기 때문이야.”

 

- p.111, "나는 왜 존재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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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에서 다루는 질문 일부.

'대화 주제 - 철학자' 별로 질문이 정리되어 있다. 


 

[목차]

 

1. 목적 - 무엇을 위한 인생인가

2. 방향 - 어디서 내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나

3. 사색 - 삶에 대한 오래된 관점을 전복시킬 질문

4. 균형 -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잠재울 수 있는가

5. 실천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인가

6. 경탄 - 성장하는 삶의 무기가 되는 질문

 

 

목적(라이너 마리아 릴케), 방향(임마누엘 칸트), 사색(프리드리히 니체), 균형(레프 톨스토이), 실천(아르투어 쇼펜하우어), 경탄(요한 볼프강 폰 괴테). 46개의 질문은 6명의 철학자와의 대화 주제 아래 정리된다. 저자가 이들과 대화한 시간은 20년이란 긴 시간이다. 말로만 들으면 잘 가늠되지 않는 시간의 깊이다. 그 깊이는 책을 만나다 보면 천천히 이해할 수 있다. 어렵거나 어색한 부분 없이 지금 시대에 맞춰 기록된 대화는 읽기에 전혀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질문과 몇 페이지의 짧은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건네는 메시지는 개인의 삶과 깊이 맞닿아있었다.


달리 표현한다면 《마지막 질문》은 먼저 삶을 살았던 철학자의 지혜와 이를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사색이 긴 시간 동안 맞물린 결과이자 기록인 셈이다. 이 기록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언어에 맞춰 새로이 펼쳐진 친근한 철학이기도 했다. 책 속 질문들과 그 질문을 두고 이어진 이들의 대화는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사유의 꼭지를 넌지시 건네준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을 만나는 동안 책을 읽다 말고 덮는 순간이 잦았다. 그저 읽기에는 직접 질문하고 잠시 멈춰 생각하고 싶은 내용이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철학자 조언과 저자의 사색이 조화롭게 번갈아 가며 이어지는 대화를 읽으며 잊고 있던 질문들을 다시 떠올렸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 모호하게 겨우 떠올렸던 질문들이 여기선 더 선명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아, 내가 이렇게 고민하던 부분이 이런 내용에 대한 질문이었구나.’ 감탄이 깃든 발견이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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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필자는 스스로 ‘예술적 일상’이라 표현해본 삶의 방식을 시도해보고 있다(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감각하는 행위와 사유를 통해 지금 주어진 일상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이다. 내가 느낀 감정과 시선이 머무는 대상에 깃든 다채로움을 관조하고, 나로서 사유하며, 이를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삶이다. 이런 삶이 정말 가능한지, 얼마나 유의미한지 궁금해서 나의 예술적 일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던 나날이었다. “이게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던 중에 책에서 만난 이 질문이 먼저 답을 찾아보고 내게 제안하는 것만 같았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럼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괴테와 저자의 대화를 필자가 해석한 바에 따르면, 바로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살아가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대화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생각’이다. 그것도 ‘강한 생각.’

 

 

세상의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닌, 자신에 대해서 많이 아는 사람이 되자. 음악과 시, 그리고 그림과 아름다운 언어가 그대 자신을 더 잘 알게 도와줄 것이며, 내면이라는 깊은 강에 아름다움을 더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내면을 탄탄하게 해줄 세상에서 가장 힘센 문장을 알고 있다며 소개를 해줬다. (중략)


내 생각에는 매우 강력한 힘이 있다. 별이 하늘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내가 원해서’다.

 

- p.262,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중에서



세상이 아무렇게나 던진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곤 하는 연약한 내면을 향한 조언이다. 그렇다면 강한 생각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곰곰이 생각하다 그만큼 스스로 추구하고 믿을 수 있는 나의 가치관과 본질을 알아야 강한 생각, 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하는 대답이 떠올랐다. 그 가치관과 본질이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면. 다시 질문을 바라본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그 순간 내가 고민하던 ‘예술적 삶’에 대한 의미 하나를 건져 올렸다.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올곧은 마음가짐과 자세로 나의 삶을 살기 위해 예술적 일상이란 걸 살아야 하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여전히 어려워도 내가 느끼고 떠올린 것을 깊이 사유하는 시도를 앞으로도 이어나가야겠구나. 새로운 대답을 읊어보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 이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고민과 여정을 그만두지 말아야겠다고 다시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적당한 수준의 생각으로는 낮은 자존감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네. 적당한 수준의 생각에는 그럴 힘이 없기 때문이지. 오늘 가진 내 자존감의 두께는, 어제까지 내가 한 생각의 크기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생각은 연약한 자존감을 강하게 할, 가장 쉽지만 현명한 방법이다. 오직 내 생각만 나를 흔들 수 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기회가 그대를 스쳐 지나고 있다. 자존감의 두께를 바꿀 수 있는, 근사한 기회를 놓치지 말라.

 

- p.263,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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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좀 더 상세히 이야기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부분은 필사하면서 다시 읽었다. 그만큼 천천히 살피며 직접 생각하고 싶은 꼭지들이 많았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삶”

 

 

책을 리뷰하면서 다시금 바라본 질문이다. “죽음이란 결론 앞에서 당당히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내가 나로서 당당하게 살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이도 저도 못한 삶을 살았을 때 죽음이란 결론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까.”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삶은 '지금 주어진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아직은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죽음을 이따금 바라보며, 평범하고 가벼워 보이는 지금을 조금 더 나답고 유의미하게 보내려는 고민을 꺼내는 것이라고.


그래서 질문이 중요한 것 같다. 나와 삶을 위한 사색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면 더욱이나 좋을 것 같다. 여기서 《마지막 질문》이 가진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살아가는 나를 위해, 살아가는 순간을 사유하는 내면을 향해 건넬 수 있는 질문들과 깊은 대화가 차곡차곡 담겨있으니까.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서, 어떤 사유를 하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한꺼번에 마주하면 막연하고 버거운 질문을 《마지막 질문》을 통해 46가지의 세세하고 구체적인 질문들로 다시금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살아가는 나를 위한 첫 질문을 이 책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원하는 상황과 때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꾸만 약해지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들이 평생을 간직해온 “내 끝은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라는 질문을 품을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

 

- 프롤로그. 우리는 왜 죽음이라는 커다란 벽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가?

 


아직 끝이 아니니까. 문득 깊이 있는 삶을 시도하는 태도를 갖춰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질문 앞에서 흘러나오는 모호함이나 막연함의 두려움을 피하기 보다는 마주하고, 계속 질문하며 살아가기에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만끽하려는 마음 말이다. 이는 용기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나를 향한 질문을 꾸준히 지속하고픈 마음과 용기. 이걸 지금 이후로도 계속 기억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긴다.

 

 


 

 

"우리에게 필요한 한 줄의 철학.

 

세기의 철학자와 20년간 나눈 삶과 죽음 앞의 대화.

고개를 숙여 죽음에게 배운 마지막 한 줄!"

 

 

『마지막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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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원

 

분야

인문교양

 

쪽 수

288쪽

 

가격

16,800원

 

발간일

2022년 3월 16일

 

출판사

포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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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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