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안한 존재의 삶 - 뮤지컬 스메르쟈코프 [공연]

불안과 결핍을 통해 들여다본 우리 존재의 삶
글 입력 2022.04.1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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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모호함이 많이 남은 작품이었다. 원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관람하는 관객이었던 필자는 이 작품만으로는 극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극을 관람하는 동안 필자에게 강렬하게 스쳐 지나간 단편적인 주제에 대한 생각을 위주로 작성하게 된 점 양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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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뮤지컬인 <스메르쟈코프>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에서도 스메르쟈코프라는 인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된다.

 

아버지인 표도르를 살해한 후 발작이 시작되며 현실과 환상 속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만나고 선과 악, 자신의 이름과 삶의 이유 등 삶의 본질적인 부분들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는 스메르쟈코프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스메르쟈코프>를 관람하는 동안 나에게 크게 다가온 키워드는 ‘불안과 결핍’이었다. 사생아인 스메르쟈코프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의문을 가지며 살면서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연결감을 찾아 헤매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존재와 삶에 대한 인식의 시작



청소년기를 지나고 성인이 되며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며 불안도 커진다.

 

관심, 성취, 관계 등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타인과의 비교도 심화된다. 그러한 사회 안에서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느끼고 결핍에 집착한다.

 

우리 모두는 불안을 느끼는 존재이기에 스메르쟈코프처럼 혼란의 시기를 겪고  마음 한 편에 오랜 시간 곪아버린 자아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의 발작은 불완전한 인간들이 겪는 혼란을 밀도 있게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불안정한 나를 돌보며 살아가는 법


 

자신의 결핍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나의 어떤 부분을 가로막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은 많은 깨달음을 가져다준다.

 

결핍을 메우거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그것들을 안고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삶에 각자의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이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인간의 불완전함과 유한함에 대한 고찰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고 구체적인 태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

 

나의 존재와 삶에 대해 고찰하는 것은 늘 어렵고 끝이 없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싶다가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스메르쟈코프라는 극단적인 캐릭터가 겪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삶에 혼란을 밀도 있게 풀어낸 이 작품을 통해 마음 한 편에 뻥 뚫린 구멍처럼 자리하고 있는, 내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는 것들을 비춰볼 수 있었다.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늘 무겁고 어렵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캐릭터와 이야기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통해 많은 힌트를 얻고 감정을 해소하며 위안을 받는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삶에 대한 해석력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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