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윌라에서 만난 이야기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2.04.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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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었다. 다시 난 새로운 마음으로 복학을 하였고 그 뜻은 곧 왕복 4시간의 통학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대중교통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고 다짐하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까지 구매했다. 그리고 오디오북 <윌라>를 구독했다. 3월 한 달 동안 서울 지하철과 버스를 오르고 내리며 많은 이야기들을 만났다. 그 중 만족했던 몇 이야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극 <킬롤로지>; 안녕 데이비,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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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를 구독한 첫 번째 이유이자 마지막 이유이다. 연극 <킬롤로지>의 대본을 생생하게 출연 배우들이 읽어 내려간다. 연기와 함께! 그리고 배경음악까지 실려있어 몇 년 전 아트원씨어터에서 봤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다시 그 공간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을 만큼, 생동감이 느껴진다.


공연을 보면 시각, 청각 모두에 집중해야 하기에 놓치는 대사들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오롯이 귀 기울여 극을 만나니 눈을 감아도 다시 그때의 시각적 움직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더 풍부하게 그들의 언어, 대사를 느낄 수 있었다. 윌라 앱을 다운로드받고 구독하자마자 첫 번째로 들은 오디오북이었는데, 그 듣는 순간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해서 다시 조용한 밤에 침대에 기대앉아 따뜻한 차 한잔과 들어야겠다고 바로 생각이 날 정도로, 데이비의 이야기, 대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책 <데미안>; 요약본으로 만나는 싱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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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엔 등장인물이 제법 많다. 그런 인물들을 각자 다른 목소리로 표현해주니 내가 생각하던 싱클레어와 데미안, 크로머, 에바 부인, 피스토리우스 등이 실제로 대화하는 것마냥 생생히 다가왔다.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달라지는 정말 매력적인 작가의 책이라 계속해서 다른 책들도 오디오북으로 틈틈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나에게도 글 소재가 생각나는 꿈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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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기가 많아 요근래 서점에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칸에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전시되어 있던 도서다. 뭔가 제목이 땡기지 않아 손도 대보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오디오북으로 처음 만나게 되어 더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다른 책들보다 더욱 생생하게 인물들의 성격이 목소리에 묻어나온다. 그리고 특히 주변 소리들이 배경음악으로 섬세히 깔려서 이 책의 특별한 세계관에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


꿈 백화점에 들어가게 된 신입사원 페니를 중심으로 그 옆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이 더 확장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꿈을 사서 잘 때 꾸고 만족을 하면 꿈의 대가로 감정을 지불한다니! 이런 세계관을 만든 작가가 대단하다 싶었고 <위저드 베이커리>, <해리포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울> 등 많은 이야기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너무나 마음이 훈훈해지는 동화 이야기였고 꿈의 소중함을 다시 새길 수 있었다. 언젠가 영화로 개봉할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머릿속에 상상이 절로 되는 친절한 묘사와 오디오였다. 윌라 구독자라면 꼭 들어보길 바란다.

 

 


강연 <당신이 지금 당장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써야 하는 이유>; 일상에서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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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를 쓴다고 해서 꼭 오랜 시간에 걸쳐 인생 마지막엔 꼭 이룰 거창한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다. 그저 이번 주 업무 목록을 쓰듯이, 인생 1년의 버킷리스트를 구체화시켜보는 것이다. 점점 확장해나가면서도, 다시 그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가까운 미래에 해야 할 일, 그리고 이번 달 해야 할 일, 이번 주 해야 할 일로 좁혀 생각하다 보면 일상에서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강연자가 말하는 버킷리스트가 만다라트 계획표와 흡사하다고 느꼈다. 만다라트 계획표는 내가 이루고 싶은 중심 주제를 가운데 적은 후 그 주변에 그를 이룰 실질적인 목표들을 채워나가는 하나의 표이다. 올해 처음 이 만다라트 계획표를 만들어보았는데, 강연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 표를 채우는 것에서부터 정말 큰 만족감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일들을 하고 싶어 하는 나의 열정에 칭찬하고 단기, 중장기, 마인드 셋, 행동강령 이런 식으로 섹션을 나누어 주제목표를 이뤄가는 소 목표를 짜보니 조금은 안개가 걷히는 듯 느껴졌다.

 

이렇게 강연자가 말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이것저것 써서 일상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막연하게나마 써보면 점점 구체화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강연에서도 소소한 팁들을 전해줘 이를 적용하니 더욱 J 성향이 강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이를 모두 이룰 수 있다면 너무나 뿌듯할 것 같다. 하지만 못 이뤘다고 해서 속상해할 필요도 없이 내년의 장기 목표로 세우면 되니 마음이 편해진다.

 

 


강연 <당신의 마음은 항상 옳다>; 마음을 울리는 토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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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연의 부제는 ‘1시간에 느낄 수 있는 위로, 울림, 감동의 최대치’이다. 처음 클래스 코너에서 쓰윽 보았을 땐 너무 오글거리는 것 아닌가 싶어 넘겼었는데, 듣고 보면 딱 저 부제가 완벽히 이 강연을 정리해 알려주고 있었다. 이 강연은 혼자 있는 밤, 조용히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틀어놓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을 적시고 울리는 이야기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느끼는 불안한 감정, 스트레스 모두가 정상적인 것이라고, 옳다고 진심으로 호소한다. 그리고 죽음이 각인되는 트라우마의 본질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데 우울과 무기력 불안들이 내 탓이 아니라고 웃거나 슬퍼하거나 불안해지는 게 옳은 삶이라고 토닥여준다. 이 윌라에서 만난 힐링 강의로 나 자신의 소중함과 감정에 치여서 사는 게 맞는 것임을 괜찮은 것임을 마음속에 되새겼다.

 

멀리서 보면 내 삶은 너무나 평화롭게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끝없는 자기혐오나 부러움, 후회들이 판치는 밤을 보내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인 걸 어찌 알았는지, 강연자는 그런 모두에게 그런 감정을 나쁘게 떨쳐내려는 데 힘쓰지 말고, 다 괜찮은 거라고 껴안아 준다.

 

 


강연 <역사학자 신병주와 함께 하는 조선 명소 25>; 역사를 배워서 이런 곳에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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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소, 무심코 지나갔던 서울의 그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아 숨 쉬고 있는 한국의 흔적을 몇 개 알려준다. 최근 창덕궁에 갔다 와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어 듣게 된 강연으로, 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적, 조선의 명소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꼭 날씨가 좋아지면 여기저기 찾아 다녀보고 싶다. 그리고 서울역사박물관도 함께 들려보고 싶다.

 

*

 

소설뿐만 아니라, 연극 낭독, 그리고 강연까지 꽤 알차게 윌라에선 다양한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나같이 대중교통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강연들을 굉장히 많이 올려주고 있었는데, 그렇게 심오하거나 어려운 이야기들이 아니라 그냥 틀어놓고 눈을 감고 앉아있거나 웹서핑을 하면서 들어도 좋은 강연들이 제법 있다. 시사에 대한 이야기, 마음에 관한 이야기, 트렌드 분석 등 분야도 다양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맛 따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몇몇 기계음으로 연달아 읽어주는 느낌의 질이 낮은 오디오북도 있어 골라서 읽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시그니처나 윌라 독점 오디오북의 경우, 굉장히 질도 높고 성우들이 생생하게 읽어주니 그런 실패 가능성이 훨씬 낮아지니 이를 찾아 골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나는 4월에도 계속해서 윌라에서 좋은 이야기들을 만날 것이다. 공부할 때 졸리지 않게 틀어두는 것도 좋고, 통학 시간에 들으면 생각보다 금방 집에 도착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앞으로도 좋은 강연과 책들을 만나 다시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때까지 세계문학전집을 윌라에서 제작해 내줬으면 좋겠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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