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이 전하는 사랑과 꿈 - 샤갈 특별전

글 입력 2022.01.0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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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린는 눈의 한 부분이다. 이 시에서 샤갈이 그리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죽의적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것을 차용하여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을 만든 것이다.  바로 이 시가 에디터가 처음 만난 샤갈이었다.

 

과연 그가 그린 그림은 어떤 그림이기에, 샤갈의 마을이라는 시어만으로도 삼월에 눈이 온다는 말이 환상적으로 느껴지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작품 하나 하나를 볼 수록 샤갈이라는 사람이 꿈꾸는 세계가 스스로의 현실에 내려 않았다. 그렇게 에디터는 샤갈의 마을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는 1887년 러시아에서 모이셰 샤갈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1910년 파리로 활동지를 옮겨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야수파와 입체파에 이르는 모더니즘 회화를 습득하였고, 이름 또한 프랑스식인 마르크 샤갈로 개명하며 파리에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1930년 처음 성서 작업을 의뢰 받아 시작한 샤갈은 예루살렘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다. 깊은 영감과 감명을 받아 그는 성서에 대한 주제로 그의 머릿속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그 후 샤갈은 유대인의 운명과 고난에 대한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기게 된다.

 

말년에는 성당을 위한 스태인드 글래스, 태피스트리, 발레 무대세트와 의상 그리고 석팜화 작업에 매진하며 생애를 보냈다. 특히 1973년에 건립된 국립샤갈 미술관은 그의 성서 예술을 담아 완성된 그의 예술작 중 하나이다.

 

그러한 그이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바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개최한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은 2021년 11월 25일부터 22년 4월 10일까지 열린다. 앞서 말했던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던 '성서'를 주제로 열린 전시회는 내가 앞서 알던 환상 속의 샤갈의 배경에 대해 깊숙히 탐닉할 수 있는 문이었다.

  

 

샤갈의 성서는 희로애락을 표현한 인간 삶에 관한 이야기로 전한다.

그 최고의 가치는 바로 사랑이다.

 

[창세기, 샤갈이 그림으로 말하다]

 

 

 

SEC 1. 샤갈의 모티프



1956년에 제작된 석판화를 이해하는 것은 샤갈의 기반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해당 파트는 그의 상징적인 요소 연인, 동물, 악기 등 주요 모티프들을 통해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샤갈이 제2의 고향으로 여긴 도시 파리가 그의 삶에 대한 배경으로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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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에펠탑의 연인들'은 에디터의 눈을 사로잡았다. 해당 작품은 샤갈이 51살에 그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그는 그의 고향인 러시아를 떠나 오랫동안 방랑하였다. 방랑을 마치고 그가 파리를 새로운 정착지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에펠탑 아래에 막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가 수탉을 타고 하늘을 비상하는 자세가 매우 밝은 색채로 그려져 있다. 샤갈의 그림에서는 수탉이 많이 등장하는데 해당 그림에서 수탉은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매개체로도 해석 가능하다.

 

 

 

SEC 2. 성서의 백다섯 가지 장면



성서는 많은 화가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이었다. 그 중에서도 샤갈이 표현한 성서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그 자체라고 느껴졌다.

 

그의 손 끝에서 신이 인간을 창조하는 과정, 세상에 처음 발 딛은 인간인 아담과 입, 인류 최초의 살해 아벨과 카인 등은 영화 속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05점의 장면의 구약성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샤갈의 인생에서 성서가 얼마나 큰 열정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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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섹션에서는 샤갈이 처음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느낀 마음부터 샤갈의 성서 연작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샤갈이 그려낸 성서는 그의 일상과도 같았다. 화려하거나, 웅대한 느낌보다 타고난 이야기꾼이 한 장면 한 장면 넘겨주며 들려주는 장면들과 같았다. 샤갈이 생각한 성서는 무엇이었을지 고민하면서 해당 섹션을 둘러볼 것을 추천드린다.

 

 

 

SEC3. 성서적 메시지



앞서 말한 성서에 대한 흐름을 살펴 본 후 주요 사건과 인물과 모티프로 그려진 샤갈의 작품을 보는 일이란 시각의 확장 그 자체이다.

 

십자가에 박힌 예수 그리스도, 이스라엘 민족의 탈출을 이끈 모세, 지혜로운 사람의 대표주자인 솔로몬의 왕까지. 그들의 모습을 유화, 과슈, 석판화 그리고 대형 태피스트리까지 각자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 중에서도 샤갈은 모세와 다윗 왕을 그의 화폭에 자주 담았다. 해당 전시에서 대평 태피스트리로 볼 수 있는 2점 또한 해당 인물이기도 하다. <모세>의 경우 그가 자주 활용한 모티프들과 함께 십계명을 들고 있는 모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모세는 유대인의 탈출과 해방을 이끈 인물이다. 샤갈은 그 점에 주목하여 해당 시기에 나치에게 지독한 괴롭힘을 받고 억압 당하던 유대민족을 그려냈던 것이다. 샤갈은 이처럼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성서와 함께 녹아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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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왕 또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 중 하나이다. 작은 체구지만 지략을 사용하여 골리앗을 이긴 지혜로운 인물이다.

 

<푸른 다윗 왕>에서는 그런 지략가인 다윗이 아닌 아들의 반역으로 인한 슬픔을 음악을 통해 치유하고 있는 인간스러운 모습이다. 이 작품을 통해 앞서 말한 작품과 같이 나치로부터 고통 받는 유대인들의 마음을 샤갈은 위로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SEC 4. 또 다른 빛을 향해



샤갈이 활동했던 또 다른 분야인 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파트이다. 그의 열정과 영감은 화폭 뿐 만 아니라 시집 안에서도 이루어졌다. 프랑스 시인인 폴 엘뤼아르의 시집에 삽화를 그리는 것에서 부터 스스로 써내려간 시를 통해 시인으로도 활동하였다. 1968년에는 그러한 작품들을 엮어 『시 Poèmes』로 출판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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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을 사로 잡은 작품은 바로 <또 다른 빛을 향하여>이다. 이 작품은 샤갈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그가 말련에도 예술에 대한 열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눈을 뗄 수 가 없었다. 다른 그림들보다 적은 색과 또 흔들리는 선을 통해 세상에서 그의 불씨가 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샤갈은 특별한 화가이기도 하였으나 타고난 이야기꾼이기도 하였다. 전시를 도는 내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과 꿈이 귓가로 흘려 들어져 왔다. 그는 삶과 사랑의 메시지를 그려내면서, 전쟁 속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샤갈이 바라는 목표는 그 당시에도, 현재에도 그가 바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 귓가와 눈가에서 그의 사랑과 열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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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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