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 눈물의 향기 [전시]

글 입력 2021.12.27 00:0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1.jpg

 

 

로이 리히텐슈타인 단독 전시가 서울숲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우리가 아는 '행복한 눈물'을 그린 화가이다. 만화 장면을 엄청 크게 캔버스에 그려서, 대중 문화 (만화)를 미술 세계로 가져온 인물이다.

 

나는 팝아트를 좋아한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깔이 주를 이루고, 평소에 보는 제품들을 시각화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기쁘다. 스타일 뿐만 아니라 색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아한다.


공통의 테마로 모인 그룹 전시와 달리, 화가의 단독 전시 개인전은 역사가 담겨있다. 어떤 배경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만들어나갔으며, 중간중간 어떤 흐름 속에서 다른 스타일과 기법을 시도해보았는지, 그를 통해서 어떻게 얼마나 확장이 되었는지, 자기 세계를 더 넓히는 과정 모든 것이 담겨있다. (대중적으로 성공하여, 역사에 남아서 살아남겨진) 한 사람의 인생을 '작품'이라는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평생 고민을 계속 해왔다는 증거에서 같은 인간으로써 동질감도 느낀다.


지인 중 하나가 말했다. 전시를 좋아하고 열심히 다니는 이유는 '취미의 영역에서, 순수하게 시간과 공간을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렇게 몰입할 수 있는 취미의 영역이 많지는 않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창작자의 입장으로써 고뇌에 공감을 하지만, 보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충분히 다른 행복을 줄 수 있구나.


팝아트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전시는 6개 세션으로 나뉜다. 간단히 줄여서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1) 대중적 주제인 사랑과 전쟁, 만화 기법의 대표작들. 우리가 아는 그 작품들이다.

 

2) 붓자국의 매력. 붓자국을 본인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표현했다. 왠지 디자인적 느낌이 강하기도 하고. 재질감을 빼고서 순수히 선과 면을 극대화 시킨 표현이 매력있었다.

 

3) 오마주 라고 불러야할까? 스타일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해볼 수 있다. 물론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고전도 재해석해보고, 다른 로마그리스 문화라던지 동양화 등을 본인 스타일로 그렸다. 피카소도 있고, 몬드리안도 있고. 소재가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4) 사회에 대해 자신의 시선을 담은 작품들.

 

5) 누드 시리즈. 타자화의 극대화된 모습이라서 아쉽긴 했지만, 그 시대의 개성으로 남을 수 있었겠지.

 

6) 다양한 소재를 그린 작품들.

 

7) 협업. 오브제. 실제로 오브제 작업도 있고, 다른 작가들과 교류한 부분을 보는게 재미있었다.

 

8) 다양한 예술 매체들과 함께. 대표적으로 음악과 함께 엮일 수가 있는 부분들.


회화와 디자인, 둘 다 하는 나로써 궁금증이 조금 들기도 했다. (구분을 뚜렷하게 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지만) 화가는 작가의 세상을 표현하고, 디자인은 세상을 대신 표현하고. 팝아트는 특히 대중문화 (로이 리히텐슈타인 경우 만화)를 회화로 영입했기 때문에 유명해졌으니. 이 시대의 디자인에 대한 의미는 어떠했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공간 구성이다. 작품도 물론 좋고, 더 깊게 넓게 알아가서 좋았지만, 공간 기획이 굉장히 감각적이었다. 보통 다른 전시에서도 화가 스타일을 공간에 녹여내는데, 팝아트는 특히 화려해서, 색깔도 선명하고, 로이 리히텐슈타인 경우 벤데이 점 이 뚜렷해서 산만해지기 쉬웠었을텐데, 공간에 잘 녹여냈다.

 

전시장 입구부터 끝까지 공간 전체가 작가의 세상이었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사선, 면적, 벤데이 점 모든 스타일이 적용되어 있어서 공간을 충분하게 즐길 수 있었다. 현실 속 세계에서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건 축복 받은 일이다.

 


로이리히텐슈타인_포스터.jpg

 

 

[최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