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눈물의 향기

글 입력 2021.12.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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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 스쳐 지나가면서라도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무척 유명한 그림이다. 하지만 결이 비슷한 팝아트 아티스트 앤디 워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누구냐고? 바로 이 유명한 그림을 그린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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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오랜 시간, 무명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인생을 한 번에 뒤집은 계기는 아들의 말 한마디였다. 미키 마우스를 가리키며 '아빠는 이것보다 못 그리죠?'라는 아들의 장난 섞인 말을 들은 그는 1961년, '이것 좀 봐! 미키(Look Mickey)'라는 그림을 통해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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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좀 봐! 미키(Look Mickey), 1961, 로이 리히텐슈타인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말풍선까지 그려 넣은 그의 재기 발랄한 그림은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 뉴욕 레오 카스텔리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완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그의 작품 세계는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로이 리히텐슈타인만의 팝아트가 시작된 것이다. 검은 윤곽선과 강렬한 색채, 말풍선과 클로즈 업된 인물로 추려볼 수 있는 그만의 작품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로이 리히텐슈타인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특징이 있으니, 바로 벤데이 점(Benday Dot)이다.

 

특히 인물의 얼굴을 중심으로 도포되어 있는 점들은 구멍이 뚫린 판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색점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을 볼 때마다 이 색점의 의미가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작가의 개성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의 거부감을 자아낼 수 있는 본인만의 개성을 작품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붓 자국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실 붓 자국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보는 것이라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실은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만화적으로 표현한 붓 자국을 대규모 연작으로 제작한 그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추상 표현주의의 표현 과잉'으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추상 표현주의를 향한 희화화에서 비롯된 작품이었으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시리즈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눈이 갔던 작품들은 몬드리안, 피카소 등 거장의 작품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들이었다. 그가 추구하는 작품의 룩앤필과 맞아떨어지는 거장들의 작품을 선택하여 그 고유한 무드는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낸 작품들을 흥미롭게 감상하였는데, 작가 선택을 정말 똑똑하게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이 표현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재해석 작업을 했다는 것이 작품에서부터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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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은 팝아트의 계보를 잇고 있으나, 앤디 워홀과 비교해 봤을 때 작품의 목적이 상업에만 치우쳐있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위와 같은 걸작의 재해석뿐만 아니라 전쟁, 물질만능주의 비판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인간관계, 사랑 등 추상적인 주제 또한 작품으로 표현해 내는 등 주제의 베리에이션이 굉장히 넓은 작가였다.

 

작품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진정으로 작품을 통해 소통했던 작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작업에서 나아가 자신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을 활용해 중요한 이야기를 건네려 했던 그의 시도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믿는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사람의 이모저모 살펴볼 수 있었던 전시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눈물의 향기>. 이름마저 생소했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사람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팝아트라는 장르에서도 주제 의식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년 4월 3일까지 서울숲 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국내 첫 단독전을 통해, 또 다른 팝아트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그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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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ffset Lithograph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기법 중 하나가 바로 Offset Lithograph이다. 이는 Offset Printing 즉, 오프셋 인쇄라고 불리는 기법으로 인쇄판과 고무 롤러를 사용하여 종이에 인쇄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금속 인쇄판에 칠해진 잉크가 고무 롤러를 통해 종이에 묻게 하는 방식으로 단행본, 달력, 잡지 등 대량 인쇄 및 컬러 인쇄가 필요한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위키백과)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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