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원을 끄고 갖는 나만의 시간 [도서]

글 입력 2021.1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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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금요일 갑자기 휴대폰과 아이패드의 전원을 몇 시간 동안 끄고 있었다. 나에게만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다. 희한한 일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내는데 그것과는 다른, 진짜 내 시간을 원했다. 완전한 오프라인의 상태에서 나의 현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그런 나만이 시간이 필요했다.


휴대폰의 전원을 끈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배터리가 3%까지 닳아도 꺼지기 전에 충전했기 때문에 휴대폰의 전원은 거의 항상 켜져 있었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는 다 쓰고 나면 전원을 껐다. 하지만 휴대폰은 다음 날 알람을 울려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었기에 24시간 매일 켜져 있는 상태였다.


금요일 날 휴대폰 전원을 몇 시간 동안 꺼보기로 했다. 그저 좀 정신 사나웠던 것 같다.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데 나를 내버려 두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마음이 난잡하게 흩어져있어 혼자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외부의 자극을 완전히 차단해버리고 싶어서 휴대폰 전원을 그렇게 충동적으로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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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되게 이상하고 낯설었다. 전원이 꺼져있는 동안 급한 연락이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전원을 끄고 있어도 되나 하는 의문과 어색함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곧 이 잠깐의 단절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편안해졌다.


연락이 닿을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시공간에 날아온 것 같았다. 완벽하게 안전한 공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외부 요소를 완전히 차단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내가 당장 해야 하는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몰입하는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전원을 꺼보니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가벼운 알림들이 내 생각보다도 더 많이 나를 신경 쓰이게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휴대폰은 자질구레한 알림이 정말 많았다. 카톡, 광고, 앱 업데이트, 주식정보, 광고성 메시지 등….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가느다란 실이 이어진 것처럼 은근히 방해가 되고 있었다.


신경 쓸 필요 없는 작은 것까지 신경을 쓰게 된다면 당연히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이렇게 냉정하고 분명하게, 휴대폰과 패드의 전원을 끄고, 내가 내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읽고 있던 김유진 변호사님의 책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에서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p.21/

“하지만 나는 곧 해결책을 찾았다. 매우 간단했다. 눈을 딱 감고 핸드폰을 무음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핸드폰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렸다. 그러자 상대방에게 싫은 내색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바로 회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타인의 행동을 불편해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억지로 답장을 보내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을 지적하고 일방적으로 나를 배려해 주길 요구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스스로 혼자가 되기를 선택하는 게 더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이 간단한 이치를 깨닫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p.30/

“여기까지 읽으면 ”저는 매일 혼자 다니는데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공간에 홀로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 오늘만큼은 외부의 소음을 잠시 차단하고 스스로에게 시간을 선물해보자.”

 

 

완전한 쉼, 완전한 몰입, 완전한 내 시간. 김유진 변호사님이 말한 ‘나만의 시간’을, 나는 스마트폰과 패드의 전원을 끄면서 경험할 수 있었다. 외부와 잠시 단절된 어떤 공간에서, 온전히 나에게 몰두하는 시간은 사납게 흩어져있던 내 정신을 수렴해 주었다.


많은 현대인이 휴대폰을 항상 켜두고 살아간다. 그런 현대인들에게 한번 휴대폰의 전원을 꺼보기를 제안해본다. 회사에 지원하거나,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 할 시기가 아니라면 한번 해볼 만한 일이 아닌가.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도 우리는 재밌게 잘 살았다.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처럼 전원을 끄고 ‘나만의 시간’에 빠져보기를 추천한다.

 

조용히 자신에게 몰입하는 순간이 가져다주는 변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따뜻하고 솔직하게 적힌 책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를 함께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진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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