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기다리며 [영화]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에서 우주를 구하는 스파이더맨이 되기까지
글 입력 2021.12.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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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개봉을 코 앞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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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홈 시리즈 3번째 작품,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이 개봉까지 5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영화는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데, 우리나라 관객들은 이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최다 사전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매가 열리고 조금 지나 들어갔더니 남은 좌석이 얼마 없어 당황스러웠는데, 오매불망 기다려온 관객이 나뿐만이 아니었음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외에도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다. 최근 한 인터뷰에 따르면 마블과 소니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3부작 추가 제작하기로 확정했다. 복잡했던 마블과 소니의 캐릭터 판권 분쟁으로 혹시라도 이번 영화를 끝으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더는 볼 수 없을까 봐 마음 졸였던 독자가 있다면 안심해도 될 듯싶다. 다음 3부작은 피터의 대학생활을 다룰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마블 세계관)를 한때 좋아했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그 마음이 식었다. 너무 유명해지면 오히려 싫어지는 청개구리 기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너무 유명해도 싫어지긴커녕 더 기다려진 영화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좋아하는 배우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가 실제 연인이 된 뒤 나오는 첫 영화이며,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빌런이 총출동하였고, 역대 스파이더맨 3명이 모두 한 영화에 나온다는 소문이 한참 전부터 기정사실화되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사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은 크게 소니 세계관의 토비 맥과이어 스파이더맨(스파이더맨 1·2·3)과 리부트된 앤드류 가필드 스파이더맨(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그리고 마블 세계관의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스파이더맨:홈 시리즈)으로 나눠볼 수 있다.

 

스파이더맨의 가장 큰 매력은 거기에서 나온다. 소니가 제작한 스파이더맨과 마블이 제작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이름이나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그 외에는 모두 다르다. 크게는 세계관부터 작게는 캐릭터의 사소한 특징이나 주변 인물의 설정, 영화의 성격과 주제 또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역대 3명의 스파이더맨이 총출동할지 모르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을 기다리며, 스파이더맨의 실사 영화의 흐름을 살펴보려고 한다.

 

 

*

이번 글은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1. 스파이더맨, 그 긴 역사의 시작 -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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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맥과이어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영화화의 시작을 알린 전설적인 스파이더맨 3부작이다. 소니 제작, 샘 레이미 감독,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이며, 일명 ‘샘스파’로 불린다. 이 시리즈의 특징을 추려보자면, ‘빈티지스러움’, ‘쫀쫀한 개연성’, ‘진중하고 찌질하며 현실 사회에서 살아가기도 벅찬 스파이더맨’ 정도이다.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스파이더맨1>이 2002년 개봉하고 크게 흥행했다.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 고등학생 피터 파커가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이자 히어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피터가 내 일이 아니라며 붙잡지 않았던 강도에게 피터의 삼촌 벤 파커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에 충격을 받은 피터 파커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는 것을 깨달으면서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히어로 정체성이 생기는 과정을 담았다. 거꾸로 매달린 채로 메리 제인(MJ)과 키스하는 유명한 장면도 이 영화에 등장한다. 그린 고블린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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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1>의 빌런 '그린 고블린'

 

 

<스파이더맨2>는 대학생이 된 피터 파커가 연애와 학업, 생계유지로 바쁘게 지내면서, 히어로와 일반 시민 다시 말해 책임감과 안주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는 내용이다. 시민들이 가면이 벗겨진 피터 파커를 감싸주는 장면이 감동적이며, 현재까지도 수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영화의 작품성으로도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인 빌런으로는 닥터 옥토퍼스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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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2>의 빌런 '닥터 옥토퍼스'

 

 

<스파이더맨3>은 뉴욕의 상징이 된 스파이더맨이 바쁜 현실과 히어로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며 살아가다가 외계에서 떨어진 심비오트가 몸을 잠식하여 폭력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심비오트는 소니의 영화 <베놈>을 보면 알 수 있듯 사람을 숙주로 삼아, 매력적인 악당, 베놈으로 각성하게 만든다. 영화 <베놈>에서 배우 톰 하디가 ‘에디 브룩’역을 맡아 베놈을 연기하는데, <스파이더맨3>에서 첫 숙주로 베놈이 되는 인물이 에디 브룩이다. 다른 빌런으로 샌드맨이 등장하며, 그웬 스테이시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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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의 빌런 '베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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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의 빌런 '샌드맨'

 

 

이후로 스파이더맨 4가 제작될 예정이었지만, 소니의 지나친 간섭으로 지친 샘 레이미가 감독직을 관두면서, 스파이더맨 4는 물거품이 된다. (마블의 닥터스트레인지 2의 감독을 샘 레이미가 맡았다. 닥터스트레인지 2는 2022년 개봉 예정)

 

 

 

2. 스파이더맨 리부트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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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가필드 스파이더맨

 

 

이후 앤드류 가필드가 스파이더맨 역을, 영화 <500일의 썸머> 감독으로 유명한 마크 웹이 감독을 맡으며 소니가 다시 한번 스파이더맨 세계관을 탄탄히 구축하기 위해 리부트 시리즈를 내놓았다.


어메이징 시리즈의 특징은 '적극적인 CG의 사용', '액션의 입체감과 속도감', '그웬 스테이시 역의 엠마 스톤', '농담 따먹기 좋아하는 깝죽이 스파이더맨' 정도로 볼 수 있다.


2012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은 2002년의 <스파이더맨 1>과 비슷한 스토리로 흘러간다. 거미에게 물려 힘을 갖게 된 피터 파커가 자신이 보내준 강도에게 삼촌이 살해당한 이후 범죄를 처단하는 히어로가 된다. 메인 빌런은 리저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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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의 빌런 '리저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피터 파커가 빌런 일렉트로를 막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 다른 빌런은 <스파이더맨1>에서 등장했던 그린 고블린이다. 명장면으로는 그웬의 추락 장면이 있다. 시계탑에서 톱니바퀴와 함께 떨어지는 그웬을 잡기 위해 쏜 거미줄이 슬로우모션으로 뻗어 나가는데, 거미줄이 마치 손처럼 뻗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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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빌런 '일렉트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스파이더맨 캐릭터 자체가 가볍게 묘사되어 심리 묘사가 부족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약해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4부작으로 예정되어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2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3. 마블 세계관의 홈 시리즈 -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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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홀랜드 스파이더맨

 

 

앞서 보았던 소니의 스파이더맨들과 똑같이 고등학생이지만 2살 정도 어리다. 마블에서 제작한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은 어쩐지 더 깜찍하고 사랑스러우며 철딱서니도 없다. 공격 자체도 최대한 상대의 목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 스파이더맨 이야기에서 히어로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사건이었던 삼촌 벤의 죽음은 다뤄지지 않으며, 그 대신 아이언맨이 멘토 역할을 한다. 또한 거미에 물려 힘을 얻게 되는 과정도 아주 짧은 대사만으로 스쳐 지나간다.

 

마블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아이언맨 외에 다른 마블 히어로들과도 함께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에 따라 지금까지 세 편의 크로스오버 영화가 나왔으며 각각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 게임>이다.

 

마블은 앞선 소니의 스파이더맨 영화에선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빌런들을 등장시켰다. 주 활동지역이 뉴욕이었던 소니의 영화들과는 달리, 배경이 워싱턴 D.C나 유럽 등으로 다양해졌다는 차이점도 있다.

 

홈시리즈의 특징을 정리하면 '마블 유니버스와의 연계', '영웅이 되고 싶은 청소년 스파이더맨', '하이틴 코미디'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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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컷 속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

 

 

마블의 스파이더맨 첫 단독 영화인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스파이더맨이 마블로 돌아온 것을 환영하며 중의적인 의미로 지어진 제목이다. 영화 내내 우당탕 사고를 치고 다니는 모습이지만, 진정한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청소년 캐릭터의 성장물이다. 아이언맨이 업그레이드하여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스파이더맨 슈트가 영화에 큰 재미 요소이며,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그런 슈트가 없이도 히어로의 역할을 해내는 각성과 성장을 보여준다.

 

두 번째 단독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담기보다는 마블 세계관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로 쓰인 느낌이 커 아쉬움을 남겼다. 마블 세계관과의 연계가 너무 강력해져서 오히려 스파이더맨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진 느낌이 있다.

 

내용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시간대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마블 스파이더맨의 멘토였던 아이언맨은 사망한 상태이다. 피터는 이에 큰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낀다. 또,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인구의 절반이 사라졌던 후유증이 남아 사람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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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빌런 '미스테리오'와 스파이더맨

 

 

그저 학생의 신분으로 간 유럽 여행이었지만, 그곳에서 빌런 미스테리오와 맞닥뜨리며 히어로로서 다시 한번 지구를 구한다. 극의 마지막에 미스테리오가 스파이더맨을 악역으로 몰아 마치 시민들을 학살한 듯이 조작된 영상이 뉴스에 나오고 이름은 피터 파커라며 얼굴까지 밝혀지어 피터의 신변이 위기에 처한 채로 마무리된다.

 

 

 

4.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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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제작한 역대 스파이더맨이 모두 모인 포스터

 

 

스파이더맨의 시작은 다정한 이웃이었지만, 이제는 우주의 안전을 지키는 존재가 되었다. 점점 거대해지는 마블 세계관의 몸집 때문에, 마블의 캐릭터 단독 영화들도 그저 마블 유니버스를 형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 정도로만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아쉽다.


사실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도 그저 MCU를 위해 멀티버스를 여는 과정의 도구로만 소비되거나, 혹은 역대 빌런과 스파이더맨들을 모두 모아 팬들이 원하던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에만 치중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팬들의 염원과 수많은 루머처럼 역대 스파이더맨 3명이 만약 정말로 다 같이 영화에 등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겠지만, 그것뿐 아니라 영상미와 음악, 탄탄한 스토리까지 완성도 높은 명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많은 빌런과 캐릭터가 나올수록 설득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심리와 상황의 개연성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톰 홀랜드의 인터뷰에 따르면 역대 가장 무거운 분위기의 어두운 스파이더맨 영화라고 하지만, 어쨌든 사랑하는 스파이더맨의 영화가 금방 한 편 더 개봉한다고 하니 무척 설렌다. 디즈니 플러스에서는 마블의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다루는 TV 애니메이션까지 방영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영화를 보고도 또 기다릴 것이 있어 행복하다.


영화를 기다리다 보면 세월이 더 빠르게 흐르는 느낌이다. 영화 팬들은 어떤 영화의 개봉일이 발표되면 그때까지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요즘처럼 여행도 못 가고 자유로이 활동할 수 없을 땐 영화가 정말 그 정도로 삶의 낙이 되어주는 것 같다.


몇 주 째 여러 일정이 겹치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당장 스파이더맨처럼 우주를 구하지는 않아도 되니 정신 바짝 차리고 개봉일인 다음 주 수요일을 기다려봐야겠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곧 개봉할 스파이더맨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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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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