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하고 통할 때 비로소 전통이라는 것을 [공연]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 총평
글 입력 2021.12.04 10: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210930-ㅊㅊ하다-Poster-CC211884.jpg

 

 

필자는 지난 11월 10일부터 시즌제 청년 전통공연예술 축제,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의 서포터즈로서 활동하며 몇 편의 소개글과 리뷰를 작성해왔다. 본래 같은 주제로 여러 편의 글을 작성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내게는 꽤나 힘든 활동이었다. 하지만 페스티벌 일주일간의 여정이 모두 막을 내렸고 활동을 마무리해야하는 시간이 왔기에 ㅡ 이번 글은 특정 회차도, 출연진도 아닌 '축제 자체'에 대한 나의 매우 솔직한 감상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청춘은 서툴다


 

바야흐로 전통이 무너지는 시대다. 세계가 격변하고 있는 것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안다. 이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전통전반(무용/기악/성악/연희)을 다루는 전통공연예술축제를 표방하면서 등장했다. 심지어 '매년' 개최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꾸준한 개최를 통해 전통공연예술의 브랜드화, 축제화를 도모하고 전통공연예술의 건강한 산업화 발전과 올바른 공연문화산업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20210930-ㅊㅊ하다-Poster-CC238228.jpg

 

 

이 공연은 각 분야(무용/기악) 별 프로그램을 '이어가다-넘어서다-벗어나다'로 구성하여 진행하며 참여자 전원을 청년 예술가로 구성하여 '청춘들의 판'을 주도한다.

 

'이어가다'는 전통 공연을 그대로 계승한 무대를 말하며, '넘어서다'는 전통 공연에 자신의 색을 첨가한 무대를, 그리고 '벗어나다'는 전통 공연을 혁신하여 아예 새로운 무대를 꾸린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평하자면 이 축제는 상당히 청년적이다. 좋게 말하자면 젊고 패기있다. 나쁘게 말하자면 서투르다. 필자가 이 축제를 서툴다고 표현한 이유는, '전통의 청춘화'라는 너무나 멋진 취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가령 '이어가다-넘어서다-벗어나다'라는 구분 기준을 보면 분명히 무언가 색다른 시도처럼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도 색다른 시도가 맞다. 하지만 필자처럼 전통의 새로운 버전은커녕 기존의 전통 공연조차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어가다-넘어서다-벗어나다'라는 구분이 상당히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정확히 어떤 각색을 더해야 '넘어서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변화를 추구하면 '벗어나는' 것인가? 요컨대 의욕이 넘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긴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체계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20210930-ㅊㅊ하다-Poster-CC223402.jpg

 

 

또한 이 축제는 '젊은 전통예술가들이 참여한다'는 속성이 매우 중요한 매력 포인트다. 그런데 그러한 매력 포인트에 비해 출연진 소개 콘텐츠의 완성도가 부족하다.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에 게시된 출연진 소개는 각각의 팀이 자율적으로 작성한 듯 양식이 제각각이다.

 

필자는 매력적인 공연을 보면 출연진의 예술관 역시 궁금해지기 때문에 인터뷰 등 공연자 소개 콘텐츠를 꼭 찾아 보는데, ㅊㅊ-하다 페스티벌에는 출연진 인터뷰 콘텐츠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이 젊은 청춘들이 왜 구시대의 '전통'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모든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툴다'는 것이야말로 청춘의 필연적인 속성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삶에 너무나 능숙한 이를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넘치는 열정을 바탕으로 서툴게나마 전진하는 청년에게서 우리는 젊음과 패기를 느낀다.

 

아직 태어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이 축제는 세부적인 진행은 다소 서툴지 몰라도 그것이 담고 있는 순수한 열정과 패기만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전하고 통할 때 비로소 전통이라는 것을



주최사 더원아트코리아는 2020 <ㅊㅊ-하다>에서는 전통무용을, 이번 ‘2021 <ㅊㅊ-하다 페스티벌>’에서는 전통무용과 기악을 수용하였다. 그리고 이듬해 2022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무용, 기악, 성악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즌제 공연을 추구한다'는 주최진의 선언이 빈말이 아니었는지 벌써 내년 공연 일자도 확정되었다.

 

 

2022 <ㅊㅊ-하다 페스티벌> (예정)

 

일시 2022년 11월 9일 ~ 1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20210930-ㅊㅊ하다-Poster-CC215205.jpg

 

 

전통의 세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전통은 전하고 통할 때 비로소 '전통'이다. 아무리 고상하고 아름다운 전통이라도 그것이 후대에 전달되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후대에 전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가 후대 사람들에게 통하지 못한다면 전통은 빛을 잃고 사라진다.

 

바로 이 점에서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전통의 존속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축제다. 전통을 '전해받은' 젊은 예술가들을 내세워 그것을 대중에게 '통하도록' 한다. <ㅊㅊ-하다 페스티벌>은 그리하여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전통의 부활'을 꿈꾼다.

 

따라서 나는 내년에도 이 축제에 함께 할 의사가 충분하다. 이들의 여정 끝에 정말로 전통이 살아난다면 그 현장에 함께 있고 싶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들이 내년 11월에는 이들 출연진과 함께할 수 있기를 필자는 진심으로 바란다.

 

 

 

컬쳐리스트 프로필.jpg

 

 

[백나경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2788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E-Mail: artinsight@naver.com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