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오감으로 느껴보는, 한글이 곧 예술인 이유 -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전시]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
글 입력 2021.10.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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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jpg

 

 

 

들어가며



한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창의적이고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우리 고유의 문자이다. 한글의 가장 큰 특징은 청각인 발음 소리와 시각인 문자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즉, 한글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공감각적인 문자인 것이다.

 

여기서 공감각(synesthesia)이란, ‘함께’라는 뜻의 그리스어 ‘syn’과 ‘감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isthesis’에서 파생된 용어다. 공감각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인간의 오감 중 하나의 감각 기관에 자극이 주어졌을 때 해당 영역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도 함께 활성화되어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을 동시에 느끼는 현상이다.

 

이번 2021년 한글주간 기념 특별기획전으로 한글의 공감각적인 요소에 주목하여 기획된 전시가 있다. 바로, 현재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이다.

 

해당 전시는 13인의 참여 작가들이 한글의 소리, 형태, 구조 등의 다양한 공감각적 접근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창작한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때 다양한 형식의 시각예술 작품들로 한글의 소리와 글자를 시각화하고 유연성과 확장성 등을 통한 복합적인 감각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한글을 보고 읽는 2차원적 틀에서 벗어나 오감 (시각, 미각, 청각, 촉각, 후각 등)을 활용한 공감각적인 감상을 통해 다양한 작품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큰 특징이다.

 

 

 

전시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



전시는 2층과 3층에 걸쳐서 빛의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선보인다. 2층에서는 밝은 조명 아래서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멋진 작품들을, 3층에서는 특히 어두운 조명 아래 빛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중 공감각을 자극한 몇 개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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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 투명한 숲 16120 No.1-1, 캔버스에 폴리에틸렌, 195x120cm, 2017

 

 

우선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보인 투명한 작품은 장준석 작가의 <투명한 숲 16120 No.1-1>이다. 숲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나무, 풀, 초록색의 푸르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나무나 풀의 형상 대신 투명한 글자 조각 만으로 숲을 표현한다. 멀리서 보면 그저 아무것도 없는 투명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명한 ‘숲’이라는 글자가 흰 바탕에 빼곡하게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장준석, 투명한 숲 16120 No.1-1, 캔버스에 폴리에틸렌, 195x120cm, 2017.jpg
장준석, 투명한 숲 16120 No.1-1, 캔버스에 폴리에틸렌, 195x120cm, 2017
 

 

“어느 한 가지 감각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는 숲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글자를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으로서의 글자 모양만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조형성과 언어적인 의미를 동시에 구현하며 한글의 확장성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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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마찬가지이다. "꽃에 대한 개개인이 가지는 의미는 사실 너무나 각양각색이다. '꽃'의 의미들은 아름다움과 추함, 생명과 죽음, 애틋함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 등.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꽃'이라는 하나의 단어 안에 공존한다." 이처럼 각양각색으로 표현된 ‘꽃’은 작품을 마주하는 개개인의 덧칠하는 대상의 빛깔과 모양, 그리고 향기를 담아내며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글자 안에 존재하는 공감각적인 감상을 연상하게 한다.

 

투명한 '숲'과 각양각색으로 표현된 '꽃'을 통해 작가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여유롭게 질문을 던진다. 투명한 숲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당신에게 꽃은 어떤 존재인가요? 하고 말이다. 단어는 고정적이지만 단어를 느끼는 감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는 단어와 관련된 개개인의 기억, 추억, 감정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글자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상의 폭을 열어두고자 한 작가만의 방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작품 중 가장 자유로운 방식으로 공감각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박소라, 기념비, 케이크조각, 50x50x50cm, 2021.jpg
박소라, 기념비, 케이크조각, 50x50x50cm, 2021

 

 

‘한글’을 주제로 한 전시에 갑작스러운 화려한 케이크의 등장이라니. 유리상자 안에 갇혀있지만 분명한 케이크의 형태에 각양각색의 색감을 덧입히고 다양한 종류의 조형풀과 조형 꽃들, 그리고 드물게 동그란 진주 같은 형상의 보석까지 박혀있다.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자태의 케이크이다. 과연 이 케이크가 '한글'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기존의 단어에서 신조어가 탄생하는 것처럼 한글은 무분별하게 해체와 재조합이 반복되지만 그 속에서도 세대와 시간을 반영한다. 이러한 한글의 특징을 낯선 재질과 변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케이크를 통해 관객에서 전달하고자 한다."

 

박소라 작가의 작품 <기념비>는 한글 단어의 신조어에 주목하고 문법의 파괴로 보편적인 단어가 유희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케이크의 데코레이팅 기법을 통해 작품으로 선보인다. 요컨대, 작가는 '부부'라는 한글 단어를 한 음절로 줄이며 '쀼'로 변화한 신조어에 주목했는데, '쀼'라는 단어는 시각적인 압축뿐만 아니라 '부부'라는 단어가 지닌 내재적인 의미가 단순화되고 기존의 권력구조가 해체되어 세대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한글 케이크를 통해 보여준다.

 

한글 자음이 올려진 케이크는 케이크 데코레이팅 기법인 퍼(Fur) 기법을 통해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의 털실 덩어리처럼 보인다. 이때 한글 자음과 털실이라는 낯선 존재가 만나면서 기존 케이크에서 느끼지 못한 따뜻한 질감의 낯선 시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상상한다. 과연 이 케이크는 어떤 맛일까. 그렇게 미각과 시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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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둘러보다 가시 돋친 낯선 날카로운 형상에 눈길이 갔던 작품, 다발킴 작가의 <돌기가 돋다> 연작이다. 천장에 투명한 줄로 매달아 놓은 한복 위에 장신구처럼 박힌 금속 오브제와 실로 자수를 놓인 한글 자음과 모음이 인상적이다.

 

"한글과 함께 한복, 탱화, 표구된 고전산수 등 전통적인 소재에서 한국적 이미지의 조형성을 풀어보고자 한다."

 

해당 작품은 전통 한복 소재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기억에서 시작됐다. 옷감과 몸에 밀착되지 않고 여백과 공간감을 주는 한복의 촉감에 대한 기억은 '한국 여성'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작가의 탐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작가는 한복에서 연상되는 여백의 미, 중첩의 미를 한글의 구조적인 조형미와 한복의 형태와 연결시켜 재해석하였으며, 금속과 옷감이라는 촉각의 경험을 더하여 관객은 한복과 하나 된 한글을 촉각과 시각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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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킴, 돌기가 돋아나다-내리고, 퍼포먼스 사진, 피그먼트 프린트, 158x100cm, 2021

 

 

천장의 줄에 걸려있는 실제 한복 왼편에는 사진 네 작품이 걸려있는데 각각 움직임이 다르다. 모두 <돌기가 돋아나다>이지만,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순서대로 '내리고', '꺽고', '당기고', '밀고'이다. 여기서 내리고, 꺽고, 당기고, 미는 행위는 팔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데, 어쩌면 한복에서 '돌기가 돋아난' 모양새를 가장 역동적이고 극적으로 드러내는 움직임처럼 보였다.

 

그 밖에도 의상과 함께 머리에 쓰고 있는 장신구도 눈에 띄었는데, 절대 일반적이지 않은 모양새였다. 마치 방독면을 예상할 정도로 얼굴의 대부분을 과감히 가리는 모양새는 과감했고 그 안에 새겨진 그림들은 한국적이었다. 분명한 것은, 지금껏 보지 못한 이색적인 한복의 모습이었으며 특히 곳곳에서 돋아난 금속 재질의 돌기를 통해 촉각적인 부분에서 가장 강렬한 자극과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3층으로 향해보자. 아까부터 조용한 전시장을 채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알게 모르게 그 소리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알고 보니 소리의 기원이 이곳에 있었다.

 

 
김가람, 가나다라마바사, 한글형 테트리스 게임, 가변크기, 2021.jpg
김가람, 가나다라마바사, 한글형 테트리스 게임, 가변크기, 2021
 

 

바로 김가람 작가의 작품 <가나다라마바사>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이었다. 해당 작품은 다름 아닌 한글형 테트리스 게임으로, 한글 자음 ‘ㄱ,ㄴ,ㄷ,ㅁ,ㅂ,ㅅ,ㅇ,ㅈ’ 8자와 모음 ‘ㅏ, ㅣ’ 2자 총 10자의 자음과 모음을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기하학적인 블록 형태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테트리스 게임의 배경이다. 작품의 배경에는 세종대왕이 살았던 경복궁과 훈민정음을 연구하고 반포한 수정전을 넣었는데,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한글을 사랑한 세종대왕과 살았고 한글이 만들어진 나름 의미 있는 공간에서의 블록 게임이라니 괜히 마음까지 웅장해졌다. 세종대왕이 이 광경을 본다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한글을 만든 공간에서 한글을 가지고 게임이라니.

 

관객은 블록으로 표현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작해 테트리스 게임처럼 쌓아보고 무너뜨려도 볼 수 있는데, 이때 평면의 한글에서 블록으로 구성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직접 해 보니 일반 테트리스에서는 볼 수 없는 ‘ㄷ, ㅅ, ㅈ, ㅇ’의 형태들을 잘 쌓아올리고 무너뜨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특히, 한글이라는 글자의 형태를 하나의 그림 조각처럼 인식하여 한글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김지수, 시공향, 채집한 냄새, 유리병, 벽 위에 아크릴, 연필, 72.7×90.9cm, 5개, 2021.jpg
김지수, 시공향, 채집한 냄새, 유리병, 벽 위에 아크릴, 연필, 72.7×90.9cm, 5개, 2021

 

 

‘날씨의 맛에 따라 변화하여 스며드는 내음'

 '푸른 구름의 옷 입은 달의 냄새’

 '흰나비 냄새 같은 목소리'

 이들은 어떤 냄새가 날까?

 

김지수 작가의 작품 <시공향>은 냄새를 통한 후각적인 경험이 시각적으로 변화하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보인다. “텍스트에서 향이 나오고 빛을 발하듯, 대기의 흐름을 느끼며 텍스트의 시공간을 걷는다.”라고 말한 것처럼, 작가는 한국 문학작품에서 후각을 표현한 한글 ‘냄새어’를 찾아 손글씨로 쓴 뒤 단어에서 연상되는 시각적인 색을 벽에 칠하고, 단어에 따라 향을 만들어 채집병 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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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시공향, 채집한 냄새, 유리병, 벽 위에 아크릴, 연필, 72.7×90.9cm, 5개, 2021

 

 

요컨대, ‘푸른 구름의 옷 입은 달의 냄새’는 푸른색의 빛깔로, ‘흰나비 냄새 같은 목소리’는 흰색의 빛깔로 벽을 색칠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짧은 텍스트, 벽 색깔, 채집병만으로도 여러 감각을 동시에 연상케 만든다는 것이다. 텍스트에 묘사된 언어들로 푸른 구름, 달, 흰나비의 이미지가 연상됨과 동시에, 달과 흰나비의 냄새는 어떤지, 흰나비 같은 목소리는 어떤 느낌일지 등등 여러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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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후각의 지도, 싱글채널 비디오, 향 설치, 11분 45초, 2021

 

 

이어서 작가는 또 다른 공간을 설치하였는데, 이곳에서는 냄새를 채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작품인 <후각의 지도>을 상영하며 공간 안에는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향을 뿌리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후각과 시각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감각적인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진행되어 제대로 냄새를 맡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영상 속에서 숲속을 거닐며 채집하는 냄새의 이미지를 천천히 자세하게 읊조리는 음성 덕분에 자연스럽게 냄새를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괜히 마스크 안으로 스미는 선선한 공기의 내음은 분명 전시장 바깥의 공기와는 달랐고, 그 차이를 은은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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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영, 하루, 사운드(오윤석), 오브제, 가변크기, 2021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였던, 김승영 작가의 작품 <하루>는 한글의 시각과 청각적 감각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멀리서 보면 어두운 밤하늘에 흩어져 있는 흰색의 점들은 떠 있는 별을 연상케 한다. 검은 벽면 중앙에는 작가가 즐겨 읽은 책이 헤드폰과 함께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벽면에 흩뿌려져 있는 하얀 것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사랑’, ‘침묵’, ‘슬픔’, ‘진달래’, ‘삶’, ‘나무’ 등등 작가가 선정한 책들에서 발췌한 글자들이었다.

  

벽면 맞은편에는 싱잉볼이 놓여있는데, 이를 두드리면 관객은 전시장 공간에 울려 퍼지는 낮은 진동의 울림과 함께 밤하늘의 별을 다정하게 호명하듯 읽어 내리는 나지막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지막한 목소리 뒤에는 사이사이 시계, 종소리, 바람 등의 단어에서 연상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김승영, 하루, 사운드(오윤석), 오브제, 가변크기, 2021.jpg
김승영, 하루, 사운드(오윤석), 오브제, 가변크기, 2021

 

 

"명상 도구인 싱잉볼의 울림과 함께 들리는 한글 단어들과 소리들은 검은 벽면에 새겨진 한글 단어들을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보이게 해 단어 하나하나의 울림과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

 

작가의 말처럼 천천히 시를 낭송하듯 하나씩 읽어 내리는 음성을 듣는 동시에 검은 벽면에 새겨진 한글 단어를 눈으로 따라 읽음으로써 개인적인 경험으로 피어오르는 한글의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전시연계 상설 체험 프로그램으로 2층 아카이브 라운지에는 전시 방문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를 방문한 관객들은 오감(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등 두 개 이상의 감각을 포함하고 있는 공감각 단어를 사용해 문장을 만들어 보며 한글의 공감각적인 요소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관객들이 완성한 문장을 전시장 내에 배치하고 있으며, 공감각 단어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을 선정해 사비나미술관 공식 SNS 계정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회가 되면 참여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참고자료: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부제: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 展 보도 자료

 

 

 

나오며



이곳에 전시된 모든 작품은 시각예술이라는 점에서 시각적인 감각은 기본으로 하되, 그 밖에도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등 여러 감각을 동시에 연상하게 한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글이 공감각적인 감각을 담아내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전시에서 보이는 ‘한글’의 이미지는 글자 하나 또는 텍스트로 국한되지 않는다. 문자의 시각적인 한계를 넘어서 때로는 질감의 대비를 통해 촉각을 자극하고, 때로는 맛을 상상하게 하고, 또는 상상력을 넘어서 공간감과 입체감을 더한다. 이를 통해 한글이 왜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언어인지, 어째서 한글이 곧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해 보였다.

  

한글로 하여금 이러한 다양한 감각의 체험을 가능케 하는 여러 작품들 덕분에, 한글이라는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설 정도로 무궁무진하게 넓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글의, 한글에 의해, 한글을 위해 표현된 시각예술은 어쩌면 또 다른 ‘언어’의 세계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에게 ‘한글’은 어떤 이미지로, 어떤 감각으로 다가올지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참고로, 해당 전시는 사비나미술관에서 올해 12월 23까지 개최된다.

 

 

 

아트인사이트 신송희 컬쳐리스트.jpg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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