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불편하지만 중요한, 진짜 ‘나’를 만나는 여정 -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도서]

지금의 사소하지만 불편한 감정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
글 입력 2021.10.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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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잉.

 

잠자리에 누웠을 때 어둠 속에서 앵앵거리는 모기 한 마리. 막 잠이 들려는 찰나에 나타난 모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이 솟구치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어두운 허공을 향해 손을 휘둘러도, 손뼉을 쳐서 잡으려 해도 소용없다. 잠은 이미 달아났고 잠을 자기도 글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켜고 귀찮게 구는 모기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다. 일상에서 사소하게 일어나는 불쾌한 일이나 오해, 불화 등도 이런 모기와 마찬가지이다.


- 들어가는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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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라니, 표현이 재밌지 않은가?

 

모기가 코끼리 뒤에 가려질 수는 있다만, 어떻게 코끼리가 모기 뒤에 숨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럴 일은 없으니 분명 비유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겠구나 짐작했다. 사실 부제를 보면 어느 정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우리가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이유

 

‘우리가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이유’에 분명 이 책 속 모기와 코끼리가 관련이 있다. 여기서 모기는 무엇이고 코끼리는 무엇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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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책은 40여 년간 수십만 명의 내담자를 치유해온 심리학자,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와 에바 분더러에 의해 쓰인 심리학 책으로,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모기와 코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본인이 내지도 않은 소리 때문에 부당하게 비난을 받고 마음이 좋지 않은 사람, 자동차 범퍼를 건드리고는 멀쩡하다는 이유로 발뺌하는 사람 때문에 화가 난 사람, 양말을 아무 곳에나 던져 놓는 남편 때문에 화가 나는 아내, 자신보다 늦게 온 사람들에게 먼저 주문을 받는 웨이터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회사원, 퉁명스러운 말투로 전화를 받는 친구 때문에 기분이 상해버린 남자의 이야기까지. 모두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종종 그냥 넘어가고 싶어 하는 단순하지만 감정적으로 무거운 일상의 상황들.

 

모두 사소한 계기로 매우 흥분하거나 불쾌한 감정에 빠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사소한 일에 이유 없이 흥분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축적되다 작은 일에 감정이 펑 하고 터져버린 것일 뿐. 이때, 일상에서 사소하게 일어나는 불쾌한 일이나 오해, 불화 등과 같은 것을 ‘모기’, 그리고 이러한 분노의 근본적인 원인이자 기본욕구를 ‘코끼리’라고 칭한다. 즉, 모기가 흥분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코끼리가 흥분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작아서 별것이 아니라 여겼던 것이 알고 보니 별것, 그것도 삶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거대한 코끼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가? 당황할 것이다. 이렇듯 겉보기에 사소한 일로 생겨나는 불쾌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본질적인 원인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본질적인 원인(코끼리)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에 관한 부분이다.

 

바로 이어지는 2장에서 앞선 일화를 바탕으로 겉으로 보이는 모기와 보이지 않는 코끼리를 하나씩 분석한다.

  

이때 저자는 불쾌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과거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며, 대부분 기억 속에서 거의 잊힌 경험의 층 아래에 감춰져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과거에서 아주 근본적인 기본욕구가 손상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본욕구라 하면, 견고한 유대관계와 인정과 존중, 자율, 안전, 호기심, 동등한 대우와 공평함에 대한 욕구와 같은 것들이 있다.

 

기본 욕구가 손상되거나 손상될 위기에 처하면 약점이 드러나고 평정심도 위태로워진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계속하다 보면 흉터처럼 ‘흔적’이 남는다. 대개 무력감, 두려움, 분노, 슬픔, 상심 같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니 그 감정의 고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이면에 자리한, 어쩌면 놓치고 있는 나의 기본 욕구, 즉 나의 코끼리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어떤 코끼리에서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도 낯설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가 잘 알고 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코끼리를 골라 각자의 상황에 대입해서 읽으면 그 연관관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우리의 기본욕구와 우리 자신의 코끼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기본욕구의 흔적을 찾고, 그것이 현재 나의 삶에서 얼만큼 충족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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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고유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즉 ‘원치 않는’ 감정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지 말고 그런 생각과 친구가 되라는 것이다.


- 본문 p.193

 

 

해당 책은 ‘불쾌한 일상의 모기 그 속에 숨어 있는 코끼리’를 유용한 존재로서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그런 맥락에서 위문장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문장 그대로, 어떤 불편한 감정을 가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며, 그것 때문에 굳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낙담시킬 필요는 전혀 없다. 저자는 문득 몰려오는 불쾌한 기분을 떨쳐버리려 애쓰지 말고 잠깐 멈추어 서서 그 안에 감춰진 진짜 원인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1장부터 4장까지 이 책의 흐름을 잘 따라간다면, 감춰진 감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 상황에서 내가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더 나아가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존중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한다.

 

약점보다는 강점을 자각하고 활용하며, 분노하지 않고 호의적인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고, 삶의 균형을 위해 에너지를 내가 원하는 곳에 적절히 분배하는 것까지. 결국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내 감정의 진짜 의미와 진짜 욕구를 발견하게 되고, 진정 원하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를 찾아내는 일은 정확하게는 우리가 느끼는 불쾌한 기분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또 다른 말로는, 나의 흔적을 찾는 일이다. 별일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들, 즉 나의 사소한 감정과 욕구가 결국에는 ‘나’를 이루는 아주 중요한 단초였음을 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감정과 욕구가 무엇인지 알고 싶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자신의 중요한 욕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면서 과거의 경험까지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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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모기의 침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의 내면을 마주 볼 수 있도록 수많은 연관된 꼬리 질문들을 던진다. 이와 관련하여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적어본다.

 

 

화내야 할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 적절하게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때에 화를 내는 것, 화내야 할 일에 화를 내는 것,

제대로 된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

 

내면적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우리가 느끼는 불쾌한 기분의 깊은 의미를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이해할 가망은 없다 (p.36)

 

우리의 목표는 자신의 코끼리를 알아내고 문제 상황에서 우리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끔씩 멈춰 서서 자신의 기본욕구를 탐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 상황에서 무엇이 이로운지 의식하고 내면의 평정을 회복하기 위해 더 나은 방도가 있는지 생각하면서 자기보호 프로그램을 점검해 보는 것이다. (p.76)

 

우리가 불쾌한 감정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며, 단기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긴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네를 산책하거나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 또는 인터넷이나 영화관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잠시 다른 세계를 접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본질적인 것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p.196)

 

나의 강점을 자각하고 이를 활용하라.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어떤 강점을 사용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저녁에는 당신의 행동이 어떤 효과를 나타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칭찬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강화할 수 있다. (p.244)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작이 반’이라고 말했다. 욕구가 좀 더 균형을 이루게 하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변의 도전이다. 인생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롭게 균형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행동에는 용기, 즉 두려움을 극복할 용기가 필요하다. (p.306-307)

 

 

 

본문을 나오며



끝으로, 본문에서 저자가 집요하게 던진 질문 하나를 남긴다.

 

지금 나의 삶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해진 답은 없다. 분명 사람마다 겪어온 삶의 방향, 가치관,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답을 내뱉을 테니 말이다. 다만, ‘정말로’라는 세 글자 앞에서 잠깐 답을 망설일 수 있다. 필요한 것들은 많겠지만, 그중에서 ‘정말로’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단번에 분간해 내기는 어렵기 때문. 특히,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소한 불편한 감정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사람들, 바쁜 일상 속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면, 더욱이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본문에서도 재차 강조해서 말하듯, 우선 지극히 ‘사소하고 불편한 감정’을 직시해야만 한다. 그리고 끝도 없는 치열한 자기 탐구 과정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이는 진짜 '나'를 만나는 여정인 동시에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균형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나’에 몰두하여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책의 맨 앞에서 언급된 문장대로, 불쾌한 감정 상태에 압도당한 후 이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당신의 흔적도 찾게 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이 여정 끝에서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의 힘을 가지고 나의 삶을 가꾸어 나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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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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