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의 과정] 대학가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Wave in Blue island' 2

글 입력 2021.10.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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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과 2일, 그토록 고대했던 전시 'Wave in Blue island'를 끝마쳤다. 전시 준비를 위해 9월 마지막 주는 일주일 내내 학교에 방문한 기억이 난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몇 주간에 걸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과 전시를 진행했던 현장의 모습을 차례차례 담아보고자 한다.

 

 

1. 기획 과정

 

프로젝트 운영의 토대를 잡기 위해 매주 목요일 9시 30분마다 회의를 진행했고, 기획팀 / 공간연출팀 / 디자인팀으로 나눠 팀별로 추가적인 회의를 진행하며 세부적 사항을 천천히 계획해나갔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부분의 회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꽤 많았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가 팀장으로 있던 기획팀은 사전 프로그램 세부화 및 SNS 서포터즈, 현장 프로그램 운영 계획, 후원사 선정 등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기획하고 점검해나가는 일을 맡았다. 어떤 사전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협력 가게로 어떤 곳을 선정할지, 현장에서 어떤 친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관객 예매는 어떻게 받을 것인지 등 모든 과정을 꼼꼼히 거쳐나갔다.

 

프로젝트를 위해 굵직한 일들을 연달아 진행하면서 기획의 탄탄함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더 완성도 있게 만드느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바로 협력 가게와의 소통이었는데, 지구의 재생을 위해 힘쓰는 단체 및 가게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지역 사회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 큰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대학생들의 미숙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준 멋있는 어른들을 보면서 따뜻함을 느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협찬을 의뢰하는 일은 늘 고역이었다. 원체 낯가림이 심하기도 하고, 처음 만난 이에게 대뜸 협찬을 요구하는 일이 연락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뜬금없기도 할 것이다. 지금껏 많은 일을 하면서 협찬을 거절당한 적이 수없이 많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감사하게도 세 곳에서 협찬을 도와주셔서 프로젝트를 더욱 풍성하게 기획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협력 가게와의 소통을 계기로 늘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어려워했던 내가 그 성향을 극복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금전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내 인격적 성장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글을 빌려 제로 웨이스트 샵 푸른별상점, 사회적협동조합 푸른사이, 비건베이커리 오늘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2. 작품 제작 및 셋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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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일주일 전, 본격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모인 우리는 학교의 허가를 받아 동아리방을 개방했다. 방역수칙의 맞게 제한된 인원으로 팀을 짜 전시장에 들어갈 작품을 제작하고, 포토존을 꾸밀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했다. 기획팀 인원도 잠시 모여 그간의 활동들을 정리하고, 교내외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전시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제작된 작품들은 모두  다 사용한 플라스틱, 버려진 박스, 버려진 테이블, 나뭇가지들로, 사용가치를 잃은 물품들에 예술작품으로 재활용될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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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9월 30일, 전시 셋업을 진행했다. 공간 연출에 필요한 물품들을 제작 및 전시하기 위해 아침 9시부터 집합해 무의 상태였던 공터를 생기넘치는 야외 전시장으로 변화했다. 야외 목재를 렌탈해서 푸릇푸릇한 느낌을 자아냄으로써 대학생들의 프로젝트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전시장을 꾸몄다.

 

 

3. 전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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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10월 1일, 드디어 우리의 모든 항해를 총망라하는 전시의 막이 올랐다. 대학가 안서동의 환경 실태를 고발하는 섹션 1,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집대성하는 섹션 2,  관람객의 환경 운동 동참을 권유하는 섹션 3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스태프 인원이 모자라 사전에 선발했던 SNS 서포터즈 '블루 웨이버'와 함께 전시장 스태프로 상주하며 프로그램 운영에 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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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발걸음에 깊이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단순히 예술 작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생활 쓰레기 분리 수거법을 알기 위한  체험프로그램, 비닐봉지를 대체할 밀랍 랩 만들기 체험, 관람객의 쓰레기를 직접 받아 천안의 업사이클링 센터로 기부하는 프로그램, 알맹상점 양래교 대표의 환경을 위한 목소리가 담긴 영상, 제로웨이스트샵 플리마켓 등을 준비해 풍성함을 더했다.

 

 

4. 전시 철수

 

이렇게 이틀 동안 123명의 관람객과 함께 'Wave in Blue island'는 막을 내렸다. 대학가의 환경오염 실태를 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관람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문득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대면 행사에 갈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대면 행사를 진행하기까지 많은 관문을 거쳐야 하는 요즘 같은 시기, 더욱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어려운 이 시기에 전시장에서 지인들과 웃고 떠드는 관람객들을 보며 이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더욱이 기부할 쓰레기를 손에 들고 온 사람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해 보며 환경에 관한 지식을 쌓아가는 사람들, 제로웨이스트샵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시기에 꼭 했어야 할 프로젝트를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이 프로젝트가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하진 어려울지라도, 전시장을 찾은 123명의 관객들과 19명의 스태프, 20명의 블루 웨이버에게는 환경오염에 관련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보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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