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 소중한 고래에 대한 것들 - 고래가 가는 곳 [도서]

글 입력 2021.10.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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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고래는 환상의 동물이다. 존재하는데 존재하는 것 같지 않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지만 바다를 무서워한다. 잔잔할 땐 한없이 아름답지만 성난 파도에는 굉장한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바다를 조금 더 두렵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고래다.

  

고래는 참 묘한 동물이다. 고래는 바다에 살고 있지만 새끼를 낳는 포유류이기에 어류가 아닌 동물인데, 고래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나에게 실로 다양하다. 한편으로는 친숙하고 아름답고 멋진 동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거대하고 두려운 미지의 동물이기도 하다.

 

올해 고래에 대한 소설 "모비딕"을 읽었다. 그리고 모디빅을 영화화한 "허트 오브 더 씨"라는 작품까지 보았다. 그로 인해 고래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더 커져 유튜브로 찾아보곤 했는데, 이 책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나는 그저 내가 잘 모르는 엄청난 크기의 생물체인 고래가 궁금했다.

 

정말 그게 다였다. 어떤 식으로 궁금했냐면 "그 엄청난 크기의 고래를 사람들은 어떻게 잡았지?"와 같은 포경 방식에 대해 궁금했다. 또한 그 거대한 고래는 어떻게 생겼지? 어떻게 숨을 쉬지? 그 생물체는 어떻게 바다에서 살지? 고래는 똑똑하다고 하던데? 무리 지어 산다고 하던데? 정도였다. 정말 나는 고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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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레베카 긱스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고래에 대한 실상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고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이것은 과학 책일까 문학책일까? 고래가 가는 곳을 읽으면 작가 레베카 긱스의 고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에 대해서 놀라움을 갖게 된다. 그 사랑을 통해 고래에 대해 얼마나 깊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고래 이야기는 생각보다 얼마나 더 처절하고 아프고 복잡하고 불편한지에 대해서 깨달았다.

  

첫 고래 이야기에는 옛날 사람들이 바위에 새겨둔 고래 암각화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울산의 고래 암각화 이야기가 호주 암각화와 함께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나는 울산의 고래 암각화를 실물로 본 적이 있으며, 고래 박물관도 갔었다. 우리나라 울산에서는 과거 고래잡이가 굉장히 유명했던 지역이다. 그 이유는 고래가 살던 지역이란 이야기다.

  

우리 역사에서는 마구잡이로 고래를 잡았던 기간이 있었다. 고래는 이 지구를, 이 환경을, 우리의 세상을 유지시키는 엄청난 힘을 가진 생명체였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몰랐던 과거의 우리 인간들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마구잡이로 고래를 잡아 죽였고, 그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그 혜택을 통해 지금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는 훨씬 크다. 뒤늦은 후회로 그들을 보호하려 애써보아도 이제는 돌아갈 수가 없다. 또 다른 오염과 문제들로 인해 지구가 더욱 아파졌기 때문에.

 

이전과 같지 않은 생태계는 늘어난 고래를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들었고, 굶어 죽거나, 독을 먹고 죽거나, 버텨내지 못하고 죽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게 되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알린다. 현재 다시 고래가 보호되어 개체 수가 늘어났음에도 결코 과거와 같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얼마나 더 이기적일 것인가. 나는 요즘 들어 인간의 과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 또한 그 인간들 중 하나의 인간이며, 특별히 자연을 위해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 하나 없는 아주 모자란 인간이면서도 뭐든지 넘치도록 과하게 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싫다.

 

과유불급이다. 필요에 의해 조금씩 하는 것이었다면 이 정도가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래잡이가 성행하던 그 시절에 인간은 더 많이, 더 많이를 외쳤고, 그렇게 수많은 고래를 잡아죽였다. 어떤 종이 거의 멸종할 때까지 말이다.

 

이런 욕심, 이기적인 행동은 그저 인간만 할 수 있는 짓이다.

  

그 어떤 생명체가 이 지구상에서 중요하지 않고, 역할을 하지 않겠냐마는 고래라는 이 생물체는 그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우리 지구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궁금했던 고래.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고래는 더욱 대단했고 더욱 엄청났으며 더욱 소중한 존재였다.

 

그리고 가볍게 궁금했던 내가 부끄러웠고 미안해졌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통한 깊은 고찰을 통해 쓰인 이 책을 통해 고래에 대해 더욱 알게 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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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떠올리면 다양한 형태의 고래가 생각이 난다. 영화 허트 오브 더 씨에서 봤던 커다란 혹등고래, 해외여행을 떠나 바다에서 만났던 돌고래 떼, 동물원에서 지내는 벨루가, 영화에서 봤던 범고래 등 고래는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하고 많다.

 

떠올리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고 친근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던 고래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찾아본 유튜브에서의 고래는 그저 귀엽기만 하지 않았다. 나의 상상 속의 고래는 실제 고래와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내가 생각하는 고래는 그냥 나의 상상 속 이미지의 고래일 뿐, 진짜 고래가 아니었다.

 

이제는 안다. 고래의 다양함에 대해, 고래의 대단함에 대해, 고래의 소중함에 대해.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을 통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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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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