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이토록 순수한 뱀파이어라니! - 뮤지컬 V 에버 애프터

뱀파이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수다
글 입력 2021.09.30 13:04
댓글 1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 인간과 뱀파이어의 플라토닉러브

|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부시는 순수한 뱀파이어의 모습

| ‘V 에버 애프터’의 의미

 

 

[포스터] 뮤지컬 V 에버 애프터.jpg

 

 

**

본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jpg

사랑에 빠진 프란체스와 레미 ⓒ MJ Starfish Youtube

 

 

인간인 프란체스는 공국의 후계자 1순위로 매일 암살 위협을 받는 삶에 회환을 느껴 스스로 수도원의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수도원을 찾아간다. 그 길에서 숲속에 살던 뱀파이어 레미를 만나게 된다. 프란체스와 레미는 피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프란체스는 피를 보고 혐오를 느끼고, 레미는 피가 달콤하다고 말한다.


 

프란체스 : 피의 늪에서 탈출하고 싶은 내가 피를 마셔야 살 수 있는 너를 만났어.

 

레미 : 자꾸만 생각이 났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피 흘리게 만드는 걸까. 마시지도 않을 거면서. SO SWEET. OH, SO SWEET.

 

- 생각이 났어 中

 


레미의 사고관이 프란체스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프란체스와 레미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에 성직자가 되기로 맹세한 프란체스는 자신의 결정을 물리고자 수도원에 의견을 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도원장은 오히려 레미를 잡아 지하 감옥에 가두려고 한다. 결국 프란체스는 레미를 지키기 위해 수도사가 된다.


이를 모르는 레미는 도대체 신이라는 자가 누구이며, 왜 약속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지 의문을 품으며 절망에 빠진다. 이런 레미의 모습은 기존의 뱀파이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의 뱀파이어는 신에게 저주받은 존재이자, 악한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레미는 정말로 신의 존재를 모른다. 그에게 신은 미지의 것이며, 이 넘버를 부르는 레미의 모습은 어린아이의 모습과 같이 순수 그 자체이다.


 

신. 뭐지, 누구지? 네가 신이니? 저기요. 혹시 신이세요? / 신. 뭘까. 옷자락에 입을 맞추고 목소리에 심장이 뛰고 뒷모습을 따라다니고 화를 내면 슬퍼하다니! / 옷자락이 부드러운가. 목소리가 반짝거리나. 뒷모습이 아름다운가. 화가 나면 눈물 흘리나. / 나도 옷자락은 있는데. 나도 노래할 수 있는데. 나는 앞모습도 예쁜데. 나도 분노할 수 있는데 / 영원의 지배자. 뱀파이어 / 나도 영원할 수 있는데. 태양을 가리고 피를 마시면 나도 영원할 수 있는데.

 

- 저기요, 혹시 신이세요? 中

 


신은 항상 선천적으로 내재해 있는 최고 관념으로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신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제시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동시에 신을 상징하는 수도원의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장르의 음악을 사용하고 있었다. 보통 수도원을 표현하는 음악은 그레고리우스 성가와 같이 신성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수도사가 랩을 하고, 그 가사들은 세속적이며 매우 직접적이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그런 레미 앞에 300년 후에서 온 과학자 조이가 나타난다. 레미는 조이로부터 300년 후 세상에는 ‘신은 죽었다’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신이 죽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책을 구해 프란체스를 신으로부터 데려오기 위해 300년 후로 간다.


 

프란체스, 기다려줘. 아냐 기다리지 마. 나 사라질 수도 있데. 못 돌아올 수도 있데 / 죽은 신의 무덤을 보고 올게. 죽은 신의 유언을 듣고 올게 / 나에게는 기쁜 소식인데 너에게는 슬픈 소식일까 /나한테 기대. 나한테 화내. 나한테 울어. 그리고 웃어

 

- 기다려줘 中

 


그곳에서 ‘문 샤이너’라는 뱀파이어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신은 죽었다’라는 책을 찾는다. 하지만, 신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교회의 모습과 신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여러 책들을 보고 절망한다.


 

레미 : 교회는 신의 무덤이다. 십자가는 신의 묘비

문 샤이너 : 어.. 그런데 신은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신다. 무릎 꿇고 두려워하라.

레미 : 신은 죽었다며. 책도 나왔는데. 책도 못 믿겠어.

문 샤이너 :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 신은 죽었다 그 책

 

 

3.jpg

고뇌하는 프란체스의 모습 ⓒ MJ Starfish Youtube

 

 

우연히 프란체스가 자살한다는 기록을 보고 레미는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300년 전으로 간다.

 

정쟁에 환멸을 느껴 수도원에 온 프란체스는 수도원에서 신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종교 전쟁에 다시금 충격을 먹고 죽기 위해 종탑으로 올라간다. 그 순간 레미가 프란체스를 붙잡지만 태양의 빛을 견디지 못한 레미의 심장은 서서히 멈춰 간다.

 

프란체스는 레미에게 “키스해 줘”라고 말하고, 레미는 그런 그를 물어 뱀파이어로 만든다. 뱀파이어가 된 프란체스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레미를 기다리며 극은 막을 내린다.


 

다시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레미를 생각하지 않을 거야. 얼마나 다정했는지. 얼마나 키스하고 싶었는지 / 어쩌면 이렇게 해피 에버 애프터 / 차라리 이렇게 해피 에버 애프터. 에버 에버 애프터. 해피 에버 애프터.

 

- 해피 에버 애프터 中

 

 

이 점에서 이 극의 제목은 ‘V 에버 애프터’에서는 ‘V’는 ‘Vampire(뱀파이어)’의 약자이며, 뱀파이어가 된 프란체스가 레미를 계속해서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Happy ever after’는 해피엔딩을 의미하지만, ever after는 ‘그 뒤 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은 육체적 사랑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사랑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 극에 ‘퀴어’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고 무조건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본 날의 캐스팅은 프란체스와 레미 모두 남자 배우였는데 전혀 거리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2.jpg

거짓말을 하자 코피 흘리는 뱀파이어 ⓒ MJ Starfish Youtube

 

 

뱀파이어는 악한 존재도 퇴치해야 할 존재도 아니다. 단순히 인간과는 다른 피조물인 동시에 속세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존재이다. ‘속세로부터 벗어난 자연적인 존재’가 바로 프란체스카가 뱀파이어인 레미를 사랑하게 된 점이 아니었을까. 프란체스카가 원했던 가치관 대로 사는 삶은 수도원의 수도사가 아닌 뱀파이어였던 레미에게 있었다.

 

이와 같은 뱀파이어의 재해석은 무척이나 동양의 관점이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뱀파이어는 서양의 개념이다. 뱀파이어의 가장 큰 특징인 “영원한 생명”은 서양에서는 악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동양에서 “영원한 생명”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긍정적이다. 레미, 레미로 인해 뱀파이어가 된 조이, 문 샤이너 모두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저주로 보지 않는다. 또한, 여기서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마늘과 십자가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기존의 관념과 다르다. 즉, 신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거짓말을 하면 코피가 난다. 이 점이 뱀파이어가 누구보다 순수하다는 점을 강조해 준다. 결국, 뱀파이어는 세속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존재하는 존재자이다.

 

 

 

아트인사이트 프레스 명함.jpg

 

 

[김소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1
  •  
  • ㅇㅇ
    • 글이 전체적으로 호모포빅이 묻어나오는 글이네요. 육체적 사랑은 뭐고 정신적 사랑은 뭐죠? 퀴어가 뭔지나 알고 이 단어를 쓰시는 건가요? 극 제대로 보셨으면 퀴어가 아니라는 말씀 못 하실텐데요. 거리감이 없으니까 퀴어가 아니다? 이 문장 자체에서 이미 글 쓴 분이 호모포비아라는 것을 잘 알겠습니다. 성소수자를 특정 이미지로 만들어 왜곡하는 것도 호모포빅 중 하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극 이름을 검색하면 이런 기사가 제일 첫번째로 뜨다니 너무 불쾌합니다.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