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를 업(業)으로, 예술은 취미로 (6)

행정 너는 대체 누구니?
글 입력 2021.09.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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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업(業)으로, 예술은 취미로 (6) 

행정 너는 대체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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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컴퓨터 PC가 발명된 이후, 인류는 모든 일을 컴퓨터로 처리하기 시작한다. 컴퓨터가 인류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아마 관료제와 문서 행정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컴퓨터로 작성하는 문서와 전자파일은 엄청난 처리 속도를 가져다주었을 테니, 관료제는 21세기에 재부흥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비단 일반 행정에만 그치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화행정 영역에서도 컴퓨터는 중요한 역할을, 그리고 특히 행정에서 차지한다. 오늘은 이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 중 행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문화예술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일 : 예술, 기획, 행정


 

행정 이야기를 다루기에 앞서 먼저 문화예술 공공기관에서 나타나는 예술, 기획, 행정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문화예술 공공기관은 문화와 예술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과 행정의 영역이 교차하는 거대한 문화예술계 플랫폼이(라고 나는 정의한)다. 이곳에 모이는 크게는 세 부류의 사람들에는 예술가, 기획자, 행정가가 있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적 생각을 표현하고 공공기관의 다양한 공적인 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실행자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축구로 따지면 자신의 스타일대로 골을 넣는 공격수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기획자들은 플랫폼에 모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엮어내어 일정의 결과물을 계획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기장의 중앙에서 골을 넣기 위해 공을 배급하고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읽는 미드필더 포지션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행정가들은 연간의 사업이 잘 수행될 수 있도록 예산을 사용하고, 지금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의 계획을 세우고 이 과정에 필요한 문서 작업을 맡는다. 발생 가능한 위기를 관리하고, 공격 방향이 시원치 않을 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공을 받아주는 수비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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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간단하게 세 가지 정도의 역할을 분류하고 정리하였지만 이곳에서의 인간상도 다른 여느 조직이나 사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정해져 있는 일은 따로 없고 행정가가 기획자가 되기도 하고, 예술가가 기획자가 되는 일도 있다. 각자의 포지션은 어떤 시기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위 그림처럼 각각의 교차 영역에서는 다양한 사업과 작업, 활동들이 나타난다. 예컨대 예술가와 행정가의 교차영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사업들이 나타날 것이다. 지역에 있는 문화재단에서는 각 지역의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같은 곳에서는 예술인 자녀 돌봄 지원과 같은 예술인들을 위한 다층적인 복지제도가 나타날 것이다. 앞서 말했듯, 공공기관에서 행정가들의 역할은 각각의 교차지점에서 관계를 통해 맺는 다양한 사업과 제도를 수행하기 위한 행정, 문서 작업들을 맡는다.

 

 

 

행정(行政), 너는 대체 누구니?


 

이렇게 보면 행정가들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대표적인 행정가들이 그들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모두가 행정가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예술가나 기획자도 정산과 같은 행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면 그 사람은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행정가이냐보다는, 행정(行政)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사전적 정의로 행정은 입법과 사법을 제외한 국가작용을 말하지만, 행정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먼저 행정안전부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활동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굴러가기 위해 행해지는 모든 일들이 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의 영역에서는 공정하게 국가의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계획이 세워졌는지, 그 과정에 혹시라도 부적절한 절차가 없는지, 그리고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한 절차로 사업이 실행되었는지에 대한 모든 일들을 다룬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금 여행하고 있는 문화예술 공공기관에 처음 들어온 사람도 행정 시스템을 가장 먼저 익히게 될 것이다. 이곳에 있는 모든 물건(한 잔의 커피나 각 자리에 한 대씩 놓여 있는 컴퓨터마저도) 적합한 계획에 따라 공정하게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수증이나 견적서와 같은 문서들로 증명을 했는지, 그리고 일어난 일에 대한 결과는 보고했는지의 과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발행되는 수많은 영수증들이 사실은 이 행정이란 녀석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영수증도 어떠한 의미에서는 행정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행정은 신뢰도를 쌓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나아가서는, 문화 행사나 축제를 위해 누군가를 선발하거나 선정해야 하는 문제에도 행정의 깃발이 꽂혀있다. 심사나 심의처럼 평가해야 하는, 공정한 행정을 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행정의 중요성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행정 과정에서 효율성은 차선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몇몇의 일들은 그 과정에서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에도 아무리 나와 같이 여러 번 일해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명해도 임의로 그 업체를 선택할 수는 없다. 행정을 거치지 않은 결과는 기관의 신뢰도를 점점 하락시킬 것이다.

 

*

 

행정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행정 과정에 몸담으며 세상에 일어나는 어떠한 작은 일에는 그 과정에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았다. 의미 없고 재미없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그 일들이 모여 하나의 행사가, 하나의 사업이 운영되는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거대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문화예술 공공기관은, 공공 문화예술 플랫폼은 다른 국가 기관과 조직과 마찬가지로 행정이라는 시스템에 의해 굴러간다.


 

이후에 계속..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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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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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갸거겨고교
    • 항상 글 잘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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