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악뮤가 제시하는 초월자유 EP.2 그리고 GD병에 관한 고찰 [음악]

이찬혁이 더욱 이찬혁스러워지기를
글 입력 2021.09.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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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MU는 첫 콜라보레이션 앨범 [NEXT EPISODE]에서 초월자유라는 주제를 제시했다. 지난번 EP.1에서는 초월자유의 개념과 초월자유를 다루고 있는 1,2,3,4번 트랙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이번 EP.2에서는 5,6,7번 트랙에는 어떤 이야기와 세계가 그려졌는지 살펴보겠다. 악뮤는 성인이 된 이후 확실히 변화되었다. 더욱 예술적인 방향으로. 달라진 음악적 색만큼 이찬혁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들린다. 그 변화에 대한 가벼운 고찰을 해보려 한다.

 

 

5 맞짱 (with 잔나비 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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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영원히 사랑할 소수와 만드는 세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맞짱 소개문

 


이 곡은 이찬혁의 어린시절 실화를 바탕에 두고 있는 곡이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장 친한 친구와 맞장을 뜨게 됐는데, 그 상황이 슬펐던 이찬혁의 어린 기억을 담았다.

 

 

엄마 난 엄마를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우릴 위협하고 슬프게 하는 것으로부터

 

나는 이제 모두에게 사랑받을 이유를

누군가의 칭찬과 관심을 구걸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날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만

행복하게 살래요

 

- 맞짱 中

 

 

세상 사람 모두에게서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은 욕심이었다.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 자신이 원하고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데 어떻게 그것을 모두 맞추면서 살 수 있을까. 이찬혁의 이상은 맞짱으로 인해 깨지고 현실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칭찬받고 관심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내 곁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었다.

 

맞짱은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깨달아 또 하나의 자유를 이룬 곡이다. 아티스트로서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을 인식해야 하고 자신와 맞지 않는 옷도 입어야 했을 것이다. 인생의 주체는 자신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삶은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고 하고싶은 노래를 하며 살 수 있었다. 시선으로부터 자유, 완벽한 존재로부터의 자유를 얻음으로 현실적인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6 Stupid love song (with C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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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노래는 더 이상 그 아픔을 노래하지 않습니다.

이별의 노래는 관객들의 입에서 불리며

나를 기쁨에 떨게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도 당신의 삶을 사세요.

 

Stupid love song 소개문

 

 

악뮤는 '항해'앨범에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라는 이별곡을 냈다. 이별에 대한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했던 곡이다. 이곡은 각종 음원차트 1위 및 차트에 몇 년간 오르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이별의 이야기는 무대 위 함성이 되었고 비밀같이 나만 겪었던 아픔은 누구에게나 불리고 거리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상처를 짓눌러가며 써내려간 멜로디는 모두가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For me, I sing stupid love song

이 노래에 지금 넌 없어

나와 내 앞에 이 Scene만 남아

영화가 되고 있으니까

So keep it up boy

You live your life

 

- stupid love song 

 

 

나는 가수들이 이별의 아픔이 있는 곡을 부를 때마다 그 기억이 떠올라 힘들지는 않은지 늘 궁금했었다. 악뮤는 아픔을 잊을 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무대 위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악뮤는 웃고 있는 자신을 보라며 전율을 느끼고 있다.

 

이별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과거의 사건과 떠난 인연은 흘러보내는 것이 순리이다. 이제 이별 곡에는 상대방은 떠나고 없다. 현재 이 곡으로 인해 전율을 느끼고, 영화같은 장면들이 이어질 뿐이다.

 

Stupid love song은 건강한 이별을 제시하고 있다. 마음의 상처에 굴복하는 대신 내면의 단단함을 제시한다. 과거에 얽매여 슬픔에 허우적거리기보다 현재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즐기고 새로운 삶을 살라고 한다. 이별의 노래는 아픔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이제 당신도 당신의 삶을 사세요.

 

 

7 EVEREST (with Sa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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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치열한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들려오는 소식.

"그이가 그것을 이뤄냈대!"

분명 무모했던 그녀의 시작이 무색하게 그 이름은 전설이 되어 돌아왔다.

마치 자신의 무용담인 양 그녀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래서 일확천금이 있었대?"

여전히 꿈을 비웃는 사람이 있지만

꾸준히 오르막길을 올라 마침내 꼭대기를 정복한 자들의 소식은 땅 위의 사람들의 마음을 동요한다.

 

Oh EVEREST, Who climbs the mountain

 

이 노래는 꿈에 목숨을 걸고 끝내 자신을 이겨낸 세상 모든 등반가들께 바치는 찬사.

 

EVEREST 소개문

 

 

정상에 오르는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의를 보낸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에베레스트에 관한 영상을 많이 보았다. 용감하게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등반가들이 시신으로 내려오거나, 그곳에 잠들었던 영상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을 보며 왜 저렇게 목숨을 걸고서라도 등반을 하는걸까 의아한 생각이 들곤했다.

 

하지만 악뮤는 이들에게 경의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도전이 모두 고귀하다는 것. 그들의 도전으로 인해 우리는 가능치 못한 것이 없다며 삶의 의지를 복돋는다는 것을.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고 온전히 하고자하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은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을 하는 용기이자 자유였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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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자유. 악뮤는 '초월자유'라는 주제 안에서 7가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타인의 시선,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 마음속 상처 등에 굴복하는 대신 내면의 단단함을 지키고자 하는 굳은 의지와 함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꿈꾸는 목적지로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소재를 특별한 시선으로 다듬어 악뮤세계관을 공유하는 에피소드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NEXT EPISODE는 어떤 이에게는 관념의 초월로, 공감으로, 위로가 되어 새로운 자유를 얻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GD병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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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에서 악뮤의 세계는 본격적으로 깊어졌다. 이별에 관한 짙은 감성과 함께, 책 <물 만난 물고기>에서는 항해의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앨범 제목 '항해'에서도 기존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자 하는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깊어진 감성과 성숙해진 그들의 음악 FREEDOM, 물 만난 물고기 등에서 조금씩 비춰지던 자유는 다음 앨범에서 베일을 벗고 제대로 등장한다.

 

'NEXT EPISODE'는 주제를 '초월자유'로 하여 본격적으로 자유를 추구한다. 악뮤의 프로듀서인 이찬혁의 음악스펙트럼은 넓어졌고 그의 생각 또한 깊어지고 짙어졌다. 이렇게 악뮤의 결이 바뀌고 성숙해진 것은 창작자 이찬혁의 경험 그리고 내면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이찬혁의 내면의 자유를 얻기 위해 고민했다. 오디션 합격 후 바로 데뷔를 했던 데뷔 초의 이찬혁은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주위에서 하는대로, 멋있어보이는 것들을 따라하려고 했었다. "이 모든 세계는 정해진 길로 가야하는 건가?" 생각하며 유명한 것들을 쫒기 바빴던 시절이다.

 

그러나 현재 이찬혁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만들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자유로이 표현한다. 이찬혁은 더이상 누군가의 길을 따라 가지 않는다. 잘보이려 노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데뷔초 풋풋한 찬혁의 이미지와 자유로이 표현하는 진정한 이찬혁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르다. 이찬혁 스스로도 '170도 달라졌다'라고 말할 정도로 변화의 폭이 크다. 과거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던 대중은 이 변화의 과정을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듯 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퇴폐미가 담긴 감정선으로 200%를 부르던 이찬혁은 "GD병" 타이틀을 얻게 된다. 선곡의 미스로 인해, 또 자유로이 감정을 표현하다가 과한 쇼맨십을 하게 된 것이다. 이 클립은 일파만파 퍼져 우스꽝스러운 반응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찬혁은 무대를 온전히 즐기고 감정을 표현하는 자신이 너무 행복해보이지 않냐며 당당하기만 하다.

 

GD병에 걸려버린 이찬혁을 웃음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팽배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찬혁의 행보가 멋있다. 변화와 그로 인한 반응을 두려워않고 자유롭게 즐길 줄 아는 것. 그것이 진정한 아티스트처럼 보였다.  남의 눈치를 유독 봐야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하고싶은대로 표현하고 즐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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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답지 못하게 자라나는 환경에 있는 우리들에겐 이찬혁같은 사람은 꼭 필요하다 생각된다. 우리 사회엔 중2병, 관종, 허세, 진지충 등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조롱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지 않은가. 특별하게 표현하는 것을 우습게 비추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 미디어에서도 다른 방향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다.

 

청소년시기를 거치고 성인이 되며 자아는 확립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화의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찬혁은 그 과정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 자유를 얻고 행복을 손에 쥐었다.

 

GD병에 걸린 200% 무대를 보고선 과한 쇼맨십에 웃음이 나왔었지만 그의 내면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의 몸짓이나 감성이 진정 무대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덩달아 행복해지고 멋있어 보였다. 더욱 이찬혁스러운 이찬혁이 되길, 더욱 자유하는 음악을 들려주길 기대한다.

 

요즘 같은 시대 참 자유롭게 살기 쉽지 않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모든 면이 조금씩 억압되어있는 요즘. 'NEXT EPISODE'를 통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고민하고 내면의 자유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자유로워지고 각자의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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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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