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악뮤가 제시하는 초월자유 EP.1 [음악]

딥하고 찐해진 악뮤의 새로운 이야기 [NEXT EPISODE]
글 입력 2021.08.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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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6일 악뮤가 컬래버레이션 앨범으로 돌아왔다. '항해' 이후 2년 만의 피지컬 앨범이다. 그들의 컴백 앨범을 들으니 '항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이 떠올랐다. 19세, 16세의 나이로 데뷔한 악동뮤지션은 성인이 되고 풋풋했던 이미지를 탈피하며 '항해'에서 성숙해지고 깊어진 감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 'NEXT EPISODE'에서는 깊어진 사유의 시선과 새로운 시도들을 볼 수 있었다.

 

'NEXT EPISODE'엔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신선함이 가득이었다. 독립적인 음반 활동을 하던 악뮤가 타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제작한 컬래버레이션 앨범이라는 것부터 새로움이 느껴졌다. 이 협업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레트로 사운드가 어우러져 실험적인 장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앨범 전곡의 오피셜 비디오가 제작되며 그들의 세계관을 단단히 구축했다. 피지컬 앨범 디자인 또한 가수보다 곡의 메시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모든 시도의 중심에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인 '초월자유'가 있었다.

 

 

 

초월자유


 

 

 

이번 앨범 [NEXT EPISODE]를 엮어낸 주제는 ‘Beyond Freedom(초월자유)’이다. ‘초월자유’란 단순히 육체적인 안락과 편안함을 넘어 어떠한 환경이나 상태에도 영향받지 않는 내면의 자유를 의미하며, AKMU는 이 주제를 트랙리스트 7곡에서 각기 다른 이야기로 풀어내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나, 남들의 기준과 시선, 개인의 아픔 등으로부터 굴복하지 않고 내면의 단단함을 잃지 않고자 하는 의지의 이야기이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희망을 찾고 결국 우리가 꿈꾸는 목적지로 도달할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이다.

 

공식 앨범 해설

 

 

Beyond Freedom(초월자유)는 악뮤가 새로 정의한 단어지만 익숙한 개념을 말하고 있었다. 초월자유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내면의 자유로 이해할 수 있겠다. 내면의 자유를 얻는다는 것은 온전한 자유이자 내면의 평화를 지니고 있는 상태이다.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고 그것의 근본적인 방법은 영혼이 자유로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앨범은 이찬혁이 삶 속에서 내면의 자유를 얻기 위해 겪고, 부딪히고, 치열히 고민한 흔적이다. 악뮤가 추구하는 초월자유는 자신에게 말하는 다짐이자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자유가 필요한 모든 이들을 위한 메시지다.


 

 

Track List with 초월자유



1 전쟁터 (with 이선희)

 

전쟁터1.jpg

 

 

피와 총탄이 등장해야 전쟁일까.
비극적이게도 우리는 전쟁터의 뼈 더미 위에 조성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총칼을 휘두르며
승리하는 법을 배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잃고 나서야 아는 것처럼,

이명 뒤에 기다리는 비명을 우리는 모르고 전진하는 것처럼,

무엇에 쫓기며 급히 가는가. 또는 어디로 가는가.
아, 생각보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이 전쟁과 같은 삶은 끝이 나지 않는다.


전쟁터 소개문

        

 

뮤비에서 아이들이 전쟁을 하고 있다. 서로에게 총을 겨눈 채 서로를 쓰러트린다. 모든 아이들을 쓰러트린 마지막 한 아이가 미래의 자신에게서 교복을 받는다. 그 아이는 화약 연기가 가득한 전쟁터를 바라본다.


"Hey kid, Close your eyes 답답해도 조금만 참아" 전쟁터의 가사는 어른이 아이에게 말하는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사의 맥락을 보니 새로운 사회에 들어가는 치열히 살아야 할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말 같았다. "여기 전쟁터에선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들릴 테니까" 비관적으로 보이는 문장이지만 원래부터 전쟁터였던 현실을 말해주므로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해 준비 단단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우리는 아주 어릴 적부터 경쟁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자란 우리는 아이든, 어른이든 각자의 삶 속에서 매일 고군분투하고 전투한다. 무엇을 위해 싸우고 전투하는가? 무엇이 그렇게 소중하여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하는가? 우리는 이 전쟁터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 전투가 끝나면 다음 전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싸울 힘을 얻길 바란다.'라고 이수현은 말한다. 삶은 전쟁과도 같다. 그 이치를 인정하고 자신이 싸워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가치를 소중히 하는 것이 전쟁터에 대한 고통과 고뇌에서 벗어날 방법일 것이다. 치열한 삶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악뮤만의 비법이다.

 

의미를 가져라. 그리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2 낙하 (with 아이유)

 

  

 

 

모든 것을 가졌을 때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내가 가진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 

 

낙하 소개문

 

 

뮤비에서 이찬혁은 꼭대기에서 끊임없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수현은 떨어지는 이찬혁을 쳐다보고 있기도 하고 그를 잡아주기도 한다.

 

이 세계관은 특별하다. 관념의 반전을, 개념의 파괴를 요구한다. '꼭대기에서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지는데 만약에 땅이 없다면, 지구를 통과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을까?' 지구의 가운데를 지나,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뒤집어 본다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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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앨범 디자인 또한 '낙하' 세계관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수현이 이찬혁을 떨어뜨리는 장소인 잔디가 앨범의 겉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 가운데엔 이찬혁이 떨어졌던 동그만 구멍이 있고 구멍 안쪽에는 하늘과 구름으로 장식되어 있는 cd가 보인다. 이 잔디에서 낙하한다면 결국 하늘로 날아오르게 된다는 뮤비의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낙하는 불행하고 무서운 것이 아니다. '낙하'는 오히려 신나는 곡이다. 춤추면서 방방 뛰면서 불러야 한다고 이찬혁은 말한다.

 

"내 손을 잡으면 하늘을 나는 정도 그 이상도 느낄 수 있을 거야" 낙하는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이며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하늘을 나는 짜릿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낙하했을 때 곁에 있는 사람은 내가 가진 것이 몇 없어도 나를 사랑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만약 자신이 추락하고 낙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낙하'를 들어보라. '낙하'는 떨어지고 있을 때 손을 잡아주는 위로의 노래이다. 또한 떨어지는 동안 함께 있어주겠다는 믿음의 노래이다. 그리고 낙하하는 것은 하늘로 떠올라 별이 되는 것임을 알려주는 희망의 노래이다.

 

 

 

 

쌓아 올라온 그곳에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라. 악뮤는 낙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추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떨어질 때 누군가가 함께 있다면,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두려운 낙하가 아니다.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3 BENCH (with Zion.T)

 

 

 

벤치에서 자고 일어나는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어젯밤 신발에 묻은 낯선 이의 가래침이 생각나지 않는 사람.

어젯밤 내 모든 걸 훔친 강도의 뒤를 쫓지 않는 사람.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날 수도 있는 사람.

평소엔 신경도 안 쓰이다가 그렇게 사라져버리면

뉴스에라도 나올 것 같은 그런 사람.

 

BENCH 소개문

 

 

BENCH를 듣다 보면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가 떠오른다. 90년대 팝적인 요소가 강했다. 일렉기타의 강한 선율이 주요 사운드를 이루며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한국적인 멜로디는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뮤비 속 자이언티는 선임 홈리스로서 벤치에서 생활한다. 그리고 이찬혁이 맞은편 벤치에 앉아 책도 읽고 팝콘도 먹으며 벤치에서 지내게 된다. 자이언티는 떠나며 이찬혁에게 신문지를 덮어준다.


이 앨범의 주제가 '초월자유'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항해'의 'FREEDOM'이 생각났다. 악뮤가 꿈꾼 그들의 자유를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항해' 앨범 중 가장 매력적이고 신선한 가사를 갖고 있어 특히 좋아했던 곡이었다.

 

 

옷 없이 걷고 싶어 아무 상관없이 시선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어릴 때로 돌아가서
집 없이 살고 싶어 온 세계를 누비며

. . .

돈 없이 살고 싶어 온 세상을 가지며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두 손을 비우고 싶어

 

- FREEDOM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을 꿈꾼다. 또한 사회에서 누군가 정해놓은 나에게 맞지 않는 규칙들은 내려놓는다. 좋은 옷을 벗어던지고, 집에서 나와서, 돈을 버리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비우며 내 존재만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 내면의 자유임을 노래하고 있다. 그저 존재하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악뮤의 정의이다.

 

 

 

 

'FREEDOM'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BENCH'이다. "옷 없이 걷고 싶어 / 집 없이 살고 싶어"에서 벤치로 나아간다. 벤치 따위에 누워 다음날 모든 것이 사라진 채로, 모든 것을 잊은 채로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물질적인 것을 버리고 마음의 상처까지도 놓아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간다. 벤치에서 자고 있어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다.

 

모든 것을 놓고 자유로이 살고 싶어. 자유에 대한 순수한 열망은 오직 악뮤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악뮤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4 째깍 째깍 째깍 (with Beenzino)

 

시간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자유로운 이찬혁

 

 

버튼을 누르시오, 누르지 마시오.

수많은 말들이 들려올 때는 숨을 죽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 보라.

어떠한 선택지에서도 이득을 찾아볼 수 있다. 

째깍 째깍 째깍,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째깍 째깍 째깍 소개문

 

 

뮤비 속 무언갈 얘기하는 여자 앞에서 이찬혁은 헤드셋을 끼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주위 사람들은 시간 속에 갇혀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이찬혁은 시간을 다스리는 사람처럼 멈춘 시간 안에서 이곳저곳을 누빈다. 그가 헤드셋을 벗었을 때에야 비로소 시간은 흘러가고 주위 인물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버튼을 누르지 마세요'라는 문구 앞에서 어떤 이는 누르지 말라하고 어떤 이는 눌러보라고 한다. 모두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 선택 앞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 마음속 상처와 관념에 의한 목소리까지도.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서 더 좋은 선택을 하려 고민한다. 사실 어떤 선택을 해도 득이 있고 실이 있다. 그러니 그 결정 앞에선 누구의 영향을 받기보단 온전히 나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세계를 둘러볼 시간.

 

흔히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 시간을 가져라"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리고 시간은 실제로 그러한 힘을 갖고 있다. 사회의 기준이나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기 보다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면, 시간은 우리 편이 되어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시간을 갖는 것은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게 만들고 나를 자유롭게 한다.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째깍째깍째깍.

 

 

 

 

- 5~7번 트랙 및 나머지 이야기는 EP.2에서 이어집니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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