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공공미술 - 예술인가, 흉물인가? [미술]

공공미술의 가치
글 입력 2021.08.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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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로 인해 2020년 예정되었던 도쿄 올림픽이 한 차례 연기되고 난 후, 과연 열릴 수 있을 지 의문을 가지던 중, 1년 만인 2021년 올해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에 논란이 된 일본의 공공미술 작품이 있다.

 

 

[크기변환]도쿄.jpg

<못코> / <마사유메>

 

 

왼쪽 사진은 일본 도쿄 신주쿠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인 <못코>이다. 이는 일본어로 '익살꾼'을 의미하는 미야기현의 방언이라고 한다. 높이 10m, 50개의 로프 크레인으로 연결된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는 거대한 마리오네트 인형과 비슷하다.

 

사실 이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와 도호쿠지역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모티브로 부흥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여겨지다 올림픽 시즌에 맞춰 도쿄에 온 것이다. 하지만 <못코>는 의미와는 다르게, 다소 징그럽다는 의견이 많아 흉물 논란에 휘말리게 되어 '거대한 처키'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오른쪽 사진 또한 올림픽 시즌에 일본 시부야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 <마사유메>이다. 이 작품은 '꿈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가진다. <마사유메>를 설치한 3인조 아트팀 '메'는 인간의 얼굴이 달처럼 떠오르는 꿈을 꾼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얼굴의 주인공은 인터넷을 통해 선정했고, 얼굴 선정 기준은 '불특정 다수의 시선을 거부하는 얼굴'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하루동안만 시부야 인근 공원 상공에 띄워 전시했다. 일본 대중과 사진을 본 여러 나라의 사람들은 작품이 공포감을 주고,기괴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렇게 공공미술로서 설치된 작품이 흉물 논란에 휩싸인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크기변환]말춤조각.jpg

<말 춤 조각>

 

 

2016년 4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광장에 <말 춤 조각>이라는 조형물이 세워졌다. 높이 5.3m, 길이 8.3m에 달하는 이 설치조형물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춤 동작을 본 뜬 것으로, 지역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랜드마크 조성을 목적으로 설치됐다.

 

작품이 설치되자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 그 이유는 노래 제목에 강남이 들어간 것과 지역의 정체성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작품 제작 의도가 전근대적이며 손목 부위만을 잘라 거대하게 세운 조형물에 어떠한 아름다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 약 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에 세금 낭비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


이러한 공공미술 작품은 제작 의도와 설치 후 반응이 엇갈리는 경우가 이외에도 많이 존재한다. 공공미술은 공공을 위한 미술이기 때문에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공공미술이 가진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흉물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제작하여, 설치해야 할까?

 

먼저, 공공미술이 가지는 가치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랜드마크: 공공미술은 단순화하고 명료화해 기호적 측면을 구체화한다. 또한 대중들에게 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건축물이나 회사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2) 공공예술: 도시공간에서 예술과 문화에 대한 공공의 접촉이 활발해진다. 대중의 접근이 용이한 위치에서 관심을 유도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시도해야 한다.

3) 미: 지역주민들의 인식 변화와 도시환경에 활력을 주는 역할을 한다. 내재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주변 환경과의 조화와 상호작용을 이루는 미술작품은 높은 가치의 예술이 현존하는 도시의 기능을 가지며, 시각 외에도 촉각, 청각까지 고려되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4) 실용적: 장식성과 더불어 실용성이 바탕이 된 공공미술은 공공 디자인, 환경 디자인, 인체 공학의 개념이 개입되어 있다.

 

이러한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공공미술을 제대로 설치하기 위해선 밑의 4가지 기준을 지켜야 한다.

1) 주제에 대해 깊게 사유한 흔적이 보일 것

2)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정확할 것

3) 환경을 고려할 것

4) 설치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할 것

 


위의 기준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공미술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요셉보이스의 [7000 Eichen(oaks)]이다.

 

 

[크기변환]요셉보이스.jpg

 

[크기변환]나무.jpg

 

 

이 공공미술은 1982년 독일 카셀의 Documenta 7에서 계획된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심는 프로젝트이다. 상단 사진은 요셉보이스가 떡갈나무를 심는 것이고, 하단은 7000그루의 떡갈나무가 심어진 독일 카셀의 풍경이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공공미술이 반드시 인공의 조형물을 제작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과 주변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모두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그 과정 전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단순히 공공적인 장소에 놓여 보여지는 피상적 조형물이 아닌 사회적 참여와 실천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의 열린공간을 사회적으로 점유하고 활용하는 중요한 기회로 이어졌다.

 

공공미술은 공공의 주체인 시민들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미적 언어이다. 미적 의도와 미의식이 동일화될 때 비로소 공공미술의 참다움 역시 생성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공공미술이 아닌 도시 흉물이 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공미술을 제작하는 정부 및 지자체와 시민들의 소통이 필수적이며, 시민들에게 미술의 대중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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