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전시 들여다보기

글 입력 2021.08.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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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진가를 알아보는 능력은 없지만 어떤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그렇게 화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에는 마네, 모네, 르누아르, 에드가드가, 알프레도시슬리, 세잔, 고흐, 고갱 와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있다. 인상파 화가들은 (Impressionist) 기존의 화법에서 벗어나,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빛에 의해 보이는 순간적 인상들을 잡아 그림으로 그려냈었다. 그리고 그 천재들은 동시대에 살았다.

 

지금 여기 인상파 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을 그려내는 나이 여든의 엄청난 화가를 처음 만났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다.

 

 

가로형 02_Poster-01.jpg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입장 전부터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와 바람에 흩날리는 커튼이다.

 

이 그림만으로도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숨 막히는 우리의 일상에 숨통을 트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시원한 풍경에 매료된다. 그런데 이 풍경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앨리스 달튼의 전시를 보는 내내 감탄한다. 이게 정말 그림이라고? 두 눈을 비비고 얼굴을 작품 가까이에 들이대고 다시 제대로 본다. 아주 섬세한 붓 터치가 보인다.

 

그림이다.

 

 

10) 정적인 순간, In the Quiet Moment.jpg

정적인 순간

In the Quiet Moment

2021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82.9 x 127 cm

개인 소장 Private Collection

Location: Artist's cottage, Cayuga Lake, NY

©Alice Dalton Brown

 

 

7) 황혼에 물든 날, Long Golden Day.jpg

황혼에 물든 날

Long Golden Day

200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243.9 x 147.4 cm

현자 리 에이브론스 소장 Collection of Hyonja Lee Abrons

Location: Cayuga Lake, NY

©Alice Dalton Brown

 

 

11) 느지막이 부는 바람, Late Breeze.jpg

느지막이 부는 바람

Late Breeze

2012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71.1 x 91.4 cm

캠벨 오리코 소장 The Campbell-Orrico Collection

Location: Cayuga Lake, NY

©Alice Dalton Brown

 

 

이 세 작품은 그림인지 사진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혼란스럽다.

 

작품의 앞에 서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Full HD TV를 통해 풍경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눈에 가장 띄는 작품들은 여름 바람 시리즈이지만 그녀의 과거 작품들 역시 눈을 뗄 수가 없다.

 

 

3) 어룽거리는 분홍빛, My Dappled Pink.jpg

어룽거리는 분홍빛

My Dappled Pink

1992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98.1 x 154.9 cm

개인 소장 Private Collection

Location: Key West, FL

©Alice Dalton Brown

 

 

9) 창에 비친 산딸나무, Dogwood Reflected.jpg

창에 비친 산딸나무

Dogwood Reflected

2006

종이에 파스텔 Pastel on paper

59.7 x 45.1 cm

에릭 마틴 브라운과 사라 그레이스 윌슨 소장 Collection of Eric Martin Brown and Sarah Grace Wilson

Location: Peekskill, NY

©Alice Dalton Brown

 

 

그녀의 이전 작품들은 주로 "집"이 많다. 예쁜 집 그리고 그 주변의 자연 풍경, 그리고 빛에 의해 만들어진 그림자, 그리고 빛에 의해 반사되고 비춰지는 것들.

 

최근 작품인 여름 바람 시리즈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그전 시리즈인 "집으로의 초대" 시리즈들이 참 좋았다. 그림이 그려지던 계절을 알 수 있는 꽃과 나무, 잔디의 색감이 나를 미국 어느 시골 동네에 데려다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생생하게 느껴졌다. 목가적인 어느 미국 마을의 예쁜 집 앞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그림을 가까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작품은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림이었다.

 

사진으로 찍어도 이렇게 예쁘게 생생하게 찍기 힘들지 모른다. 그런데 앨리스 달튼은 그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 엄청난 작품력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천천히 그녀의 작품을 음미하면서 느꼈던 것을 통해 그녀의 그림들을 들여다볼 때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꿀팁을 전하고 싶다.

  

1. 그림 속의 그림자를 찾아보자 - 그녀의 그림은 빛을 기반으로 한 엄청난 리얼리즘 형태로 그려져 있다. 모든 그림에는 빛이 내리쬐는 방향에 의한 그림자가 들어있다. 그리고 그 빛에 의한 색감이 모두 다르게 그려져 있다. 각 물체의 그림자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큼 그려져 있는가는 우리에게 이 작품이 그림인지 사진인지 알 수 없는 혼란을 준다. 심지어 나뭇잎 안에도 그림자가 모두 표현되어 있다. 나뭇잎에 그려진 그림자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2. 창문/물/벽에 비치는 것들을 보자 - 앨리스 달튼 그림에는 많은 창문/물/벽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 비친 다양한 것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공간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직접 보이지 않아도 비쳐진 것들을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3. 나뭇잎, 꽃잎, 바다에 부서지는 빛을 들여다보자 - 그림으로 이런 나무, 풀, 꽃잎, 바다, 멀리 동산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굉장한 리얼리즘을 보여주는 작가인 만큼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되지 않는 듯한 자연을 보게 된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놀라워진다.

 

4. 휴대폰 카메라로 작품 보기 -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딱 지정된 3작품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사진을 찍지는 말고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작품을 앵글에 담아보길 바란다. Full HD TV 화면으로 생생한 실제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정말 마음에 담고 싶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작품들이 많은데,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어 전시를 보러 오는 들 사람들의 아쉬운 마음이 들겠다. 그나마 나는 PRESS로 방문했던 터라 사진을 남길 수 있게 해 주어 한 컷만 올려본다.

 

 

전시.jpg

©Alice Dalton Brown

 

 

Full HD TV 화면이라고 감탄했던 작품이다. <황혼에 물든 날>.

 

아주 베젤이 얇은 고가의 TV를 통해, 집 안에서 어느 잔잔한 호수 바깥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시장은 약 15분 텀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으며, 대기번호를 사전 제공한다. 한 번에 25팀만 입장하므로 크게 붐비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전시를 구경할 수 있다. 단 대기자가 많으면 약 1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있으므로 아침 일찍 혹은 오후 늦게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하다.

 

현재 코로나로 도슨트는 하고 있지 않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따로 신청해서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하길.



 

김요정-아트인사이트배너.jpg

 

 

[김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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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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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 뒤늦게 좋른 전시회가 있였다는 걸 뒤늦게 알고나서 검색해보니 자세한 설명과 키포인트를 잘 정리해 두셔서 다녀온 것보다 더 좋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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