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앤디 워홀의 진의 [시각예술]

글 입력 2021.07.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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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은 대중에게 친근한 화가이다.

 

워홀 하면 생각나는 것은 “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다” “나는 단지 기계이기를 원한다”라는 식의 염세적인 태도이다. 그의 이러한 말은 TV나 SNS, 심지어는 전시장에서까지 인용되며 워홀이 자본주의를 긍정하는 화가였다는 오해를 낳곤 한다.


그러나 워홀이 자기 작품이 갖는 사회적 함의를 의도적으로 부인하고 은폐하기를 즐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일부러 화가의 영역을 벗어나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프로듀서를 자청하고, 잡지 “인터뷰”를 창간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의로 자신을 상품처럼 만들었다.


그는 자본주의를 긍정하지 않았으며, 위와 같은 고의적인 활동을 통해 대중이 자신을 하나의 상품처럼 여기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이 하나의 상품이 되는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이면을 폭로하려 했다.

 

 

 

팝아트 작가들이 원했던 것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팝아트의 도래를 살펴보자. 팝아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1950년대 이전의 미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을 신조로 삼았으며 예술이 삶과 유리되어 고급화되기를 추구했다.


그러나 팝아트 작가들은 이런 고급화된 예술을 벗어나 일상 속의 상품을 차용하길 원했다. 그러나 그들이 사용했던 “일상품의 차용”은 그것을 긍정하며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팝아트가 부흥하던 1950년대 미국 일상의 병폐를 지적하기 위해 일상품을 차용했다.


그들이 지적한 대표적인 병폐는 바로 물신화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세계의 권력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며 미국은 전례 없는 고도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공장에서 물건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물질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더 좋은 것, 더 멋진 물질을 신처럼 추앙하게 되는 물신화 현상이 사회에 팽배했다. 회사는 “이 물건만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 것입니다” “이 물건은 당신을 우아하게 만듭니다”와 같은 광고를 통해 허구적인 “이미지”를 흩뿌리는 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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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워홀의 대표작인 “캠밸 수프 캔”에서도 잘 드러난다. 워홀은 작품에서 슈퍼마켓에 진열된 것처럼 수프 캔을 늘어놓았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캠벨 수프 캔은 치킨 누들, 콩소메, 토마토 등 여러 가지 맛으로 이뤄져 있고, 마치 소비자들이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이 중 하나를 고르더라도 그것은 결국 개성 없는 공산품 중 하나를 소비하는 것뿐이다. 나아가, 그들이 주체적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은 광고에서 만들어낸 허구적 이미지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워홀의 진의


 

워홀은 이를 지적하며 소비자들이 마치 즐겁고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듯 만드는 소비사회의 광고를 비판했다.

 

즉, 그의 진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동의와 응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노출하며 역으로 이것의 부정적인 이면을 폭로하려 한 것이다.


워홀은 고급화된 예술과 상업화된 삶 그 어떤 것에도 발을 걸치지 않고 그사이의 틈새에서 자신의 철학을 전개했다. 그가 현재 대중과 미술사학자들 모두에게 놀라운 화가로 평가받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조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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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Erik
    • 앤디 워홀은 자본주의를 좋아한 사람입니다. 앤디 워홀이 남긴 말들을 잘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리라는 생각은 제가 볼때는 님의 망상입니다. 예술가면 무조건 자본주의를 비판해야된다 - 는 생각은 고정관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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