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난 왜 이리도 세상이 이렇게 궁금한지 [드라마/예능]
-
일주일 중에 가장 소중한 날을 꼽으라면 금요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의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궁금한 이야기 Y’가 방영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궁금하지만 관심이 없는 분야에는 지독하게 관심이 없는 나에게 ‘네가 모르는 세상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라고 알려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SBS에서 매주 금요일 9시에 방영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김석훈 배우님과 정미선 아나운서님의 스토리텔링으로 한 회당 약 3개의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는 없는 따뜻함
내가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하면 항상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그거 그것이 알고 싶다랑 비슷한 프로그램 아니야?"
나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동일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 하나의 사건에 대해 밀도 있게 다룬다면 ‘궁금한 이야기 Y’는 사회적 문제나 이슈를 폭넓게 다룬다. 때로는 감동적인 휴먼 다큐 내용이 등장하기도 하고 제작진과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도 한다.
‘궁금한 이야기 Y’는 인터뷰를 하는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 아파트 주차장 차에서 20년째 사시는 망부석 할머니 에피소드(544회)에서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하는 인터뷰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따뜻한 밥 한 끼를 권하거나 빵을 듣고 찾아가 친근하게 다가가는 제작진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약 2년 동안 꾸준히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택시 내에 노트를 두어 승객들에게 방명록 작성을 부탁하는 택시 기사분의 이야기(497회)이다.
나는 일 년에 택시를 다섯 손가락 꼽을 정도로 적게 타지만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택시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택시의 방명록을 통해 점점 사람과 단절되는 세상 속에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길 위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점에서 방송을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한 줄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짧은 문장을 던져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내가 이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며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발전하는 사건들을 법이 못 따라가 처벌을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법이 문제다.’라는 생각이 들 때, 궁금한 이야기 Y는 법보다는 우선 상식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그렇다. 사실은 우리가 매 순간 법에 얽매이며 사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때론 언어유희로, 사자성어로, 격언으로 우리에게 이 궁금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제안하는 궁금한 이야기 Y,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았고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
[황수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